효성重 건설부문, 캐시카우에서 '트러블메이커'로 전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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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重 건설부문, 캐시카우에서 '트러블메이커'로 전락하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04.1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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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개 사업부문중 유익하게 흑자 기록 '중공업의 효자'
모델하우스 불, 미분양...계약서와 다른 저가자재 사용 구설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효성중공업 건설부문이 올해 들어 잇단 악재가 터지면서 효성그룹의 트러블메이커로 전락하는 양상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6~12월) 효성중공업은 매출 2조2343억 원, 영업이익 499억9600만 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효성으로부터 분할해 새롭게 출범한 첫해를 흑자로 마무리했다.

실적을 견인한 건 건설부문이었다. 효성중공업의 각 사업부문별 영업손익을 살펴보면 중공업부문, 기타부문 등이 각각 영업손실 345억9200만 원, 15억6300만 원을 본 반면, 건설부문은 871억8900만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실상 외롭게 효성중공업을 이끈 셈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효성중공업 건설부문의 견고함이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효성중공업 건설부문은 분할 이전인 2016~2017년에도 2년 연속 9%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등 효성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다.

효성중공업 건설부문 주택 통합 브랜드 해링턴 플레이스 BI ⓒ 효성중공업
효성중공업 건설부문 주택 통합 브랜드 해링턴 플레이스 BI ⓒ 효성중공업

하지만 최근 이 같은 위상에 균열이 생기는 모양새다. 

우선,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다. 이 아파트는 정치권발(發) 구설수에 휘말렸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았다. 진 장관의 부인이 서울 용산 재개발 지역에 투자해 16억 원가량의 시세차익을 남겼기 때문이다. 용산은 진 장관의 지역구다.

2014년 진 장관의 부인이 산 땅은 2016년 재개발 사업이 이뤄져, 지난해 7월 효성중공업 건설부문이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를 분양한 곳이다. 진 장관의 부인은 해당 아파트와 상가 분양권을 확보해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는 지난 2월 외벽에 적용키로 한 고가 자재 테라코타(벽돌, 28mm)를 저가 자재 포슬린(19mm)으로 바꾸는 등 분양 이후 주요 내외장재를 변경해 수분양자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효성중공업 건설부문이 공사비를 낮추기 위한 의도로 자재를 바꿨다는 게 중론이다.

비슷한 시기 '홍제역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도 구설수에 올랐다. 해당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난달 13일 서울 은평지역 북한산에서도 산불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은평소방서 측은 모델하우스 화재가 산불을 일으켰을 것으로 보고 화재 원인 조사에 들어갔으나 명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해당 아파트는 효성중공업 건설부문의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서울 내 역세권 단지임에도 미분양(청약 후 미계약)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시세 대비 높게 책정된 분양가가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견해지만, 효성중공업 건설부문의 대표 주택브랜드 '해링턴'의 가치에 타격을 입혔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룹발(發) 오너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다. 경찰청은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조현준 회장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와 관련해 최근 노재봉 진흥기업 대표이사를 소환해 조사했다. 노 대표는 2008~2018년까지 효성 비서실장, 지원본부장 부사장 등을 역임했으3며, 효성중공업은 지분 48.19%를 확보한 최대주주로서 진흥기업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처럼 올해 들어 여러 사건·사고에 휘말리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음에도, 당분간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효성중공업 건설부문은 현재 약 4조 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기준 4년 치 가량의 먹거리를 갖춘 셈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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