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미래] “중간은 없다”…소멸, ‘째깍째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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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미래] “중간은 없다”…소멸, ‘째깍째깍’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4.12 19: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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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에 직면한 열 가지 이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바른미래당은 지난해 2월 창당했다. 국민의당 통합파와 한국당으로 복귀하지 않은 바른정당이 합당해 좌우 영호남을 아우르는 미래지향적 중도개혁을 추구했다. 처음엔 희망적, 순조로운 듯 보였다. 그러나 1년이 갓 지나왔을 뿐인데 사분오열 위기에 직면했다.©시사오늘
바른미래당은 지난해 2월 창당했다. 국민의당 통합파와 한국당으로 복귀하지 않은 바른정당이 합당해 좌우 영호남을 아우르는 미래지향적 중도개혁을 추구했다. 처음엔 희망적, 순조로운 듯 보였다. 그러나 1년이 갓 지나왔을 뿐인데 사분오열 위기에 직면했다.©시사오늘

이것은 제3의 정치를 바랐던 한 인물의 문제 인식에서부터 출발했다. 그는 시민이고, 누군가의 자녀이다. N포세대의 일원이며 남녀 중 어느 한 성(性)이다. 편의상 A라고 하겠다. A는 좌우에 경도되지 않는 중도 정당, 거대 양당을 이기는 제3의 출현을 바랐다. 그게 바른미래당인 줄 알았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제3의 길은 없다’는 인식에 도달했다.

바른미래당이 사는 길은 한 알의 밀알처럼 소멸되는 게 맞다. 대의를 위해 논개처럼 적군을 안고 강물로 뛰어드는 것이 맞다. 성향대로 가는 게 맞다. 진보 성향은 진보로 돌아가 진보를 개혁하면 된다. 보수 성향은 보수로 돌아가 보수를 개혁하면 된다. 제3의 길은 찾아봐야 나오지도 않는다. 길로 치면 미로다. 수권 정당이 되기는커녕 남의 집 담벼락에 다다를 뿐이다. 막다른 길에 당도해봤자 되돌아가기에도 시간은 허락하지 않는다.

혹자의 말대로 바른미래당은 이쯤 해서 진심을 다해 자문해야 한다.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는가.’

소멸해야 사는 길. 역설적으로 현재의 바른미래당이 처한 위치다. 굳이 나눠 설명하면 열 가지 이유를 대겠다. 극단적 주장이 될 수도 있다.

1. 딱 두 가지로 나뉜다

중간은 없다. 우주의 섭리로 따져도 하늘과 땅으로 나눠진다. 딱 두 가지란 뜻이다. 길로 따지면 큰 길과 작은 길이 있다. 이를 무시하고 다른 길로 가고자 하면 길은 끝난다. 그렇다고 남의 집 담장을 걸어서 갈 수도 없다. 논이나 밭으로도 갈 수 없는 노릇이다. 거듭하자면 모든 것은 두 가지다. 학교로 따지면 운동회 날 청군과 백군밖에 없다. 백군 편에 서든지, 청군 편에 서든지 둘 중 하나다. 회색군은 없다. 중간에 서면, 이길 방법이 없다.

세상 모든 것이 두 가지로 구분되는 까닭이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고 낮이 있으면 밤, 해가 있으면 달이 있다. 큰 것과 작은 것. 긴 것 짧은 것. 많은 것과 적은 것으로 구분될 뿐 중간치를 쓰지 않는다. 시험을 봐도 틀리면 틀리고 맞으면 맞는 것 두 가지뿐이다. 회의를 할 때 찬성이 있으면 반대가 있지, 중간은 없다. 무효는 폐기다.
이치가 다 그렇다.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 곧 길이 된다. 그러나 수권 정당이 되려면 대도무문(大道無門), 문이 없을 만치 큰 길이어야 한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길을 여는 게 정치다.  길에 비춰 바른미래당은 대세가 아니다. 없는 길을 만들어 가려니 힘만 들고 성과는 없다.

2. 세계사적 성공 사례도 희박하다

세계사적으로 봐도 중도정당의 성공사례를 찾기가 어렵다. 성공 정당을 보면 대체로 좌 아니면 우다. 중도 좌파, 중도 우파 혹은 중도화는 있어도 중도는 없다. 미국은 민주당 아니면 공화당이 집권한다. 일본은 보수 우파 정당이 장기집권하고 있다. 영국은 중도우파 보수당이다. 독일의 현 집권당은 중도우파지만, 요즘 들어 이변을 일으키는 정당은 극우 성향인 AfD(독일을 위한 대안)다. 오스트리아는 보수주의 우익 정당이, 스웨덴은 중도좌파 사회민주노동당이 정권을 획득했다. 스페인은 지난 2015년 양당 체제를 붕괴한 극좌 성향의 포데모스 정당이 집권 중이다. 그리스는 급진좌파연합이 여당이 됐다. 지난 3월 첫 여성 대통령이 배출된 슬로바키아도 정당을 보면 진보좌파 정당이다. 그나마 예외는 프랑스다. 좌도 우도 싫다는 중도 정당 표방의 마크롱 당선이 파란을 일으켰다.

3. 우리 정당史에서도 드물다

우리나라 정당 역사를 봐도 성공 사례는 극히 드물다. 반짝 성공은 있었지만 반짝거리다 말뿐이었다. 수권 정당이 된 제3당은 없었다. 1992년 정주영의 통일국민당, 1995년 김종필(JP)의 자민련, 2007년 문국현의 창조한국당 등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이중 JP의 자민련은 충청을 기반으로 일정 지분을 차지했지만 명맥을 유지하지 못했다.
성공 사례로 보면 제1야당을 꿰찬 신민당을 들 수 있다. 1985년 YS(김영삼 전 대통령)는 전두환 정권 아래 구금됐다 풀려난 민주화 인사들과 힘을 규합했다. 그리고 제3의 정당을 창당,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승리할 수 있던 배경에 대해 나온 기사를 일부 옮기면 이렇다.

“YS의 정치 프레임은 ‘군정 종식’이다. 군정 종식을 위해 끊임없이 싸웠다.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 대부분의 정치 지도자들은 숨을 죽이고 있었다. 심지어는 반성문 하나 써놓고 외국으로 떠나버리는 사례도 있었다. YS는 23일간 단식투쟁을 통해 가택연금을 풀었다. 가택연금이 풀리자 사람들을 모아 산으로 올라갔다. 이들은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를 만들었다. 세력이 만들어지자 1985년 12대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민정당과 관제 야당인 민한당의 구조를 깨기 위해 YS는 신민당을 창당했다.

전두환 정권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YS는 민한당 의원들을 만나 설득했다. 정책위의장 김현규, 정책연구실장 홍사덕, 당무위원 서석재, 수석부총무 박관용 등 8명의 민한당 의원들이 집단 탈당해 신민당에 입당했다. 신민당이 만들어지기까지 전두환 정권의 괴롭힘만 있었던 게 아니다. 미국에 있던 DJ(김대중 전 대통령)도 동교동 인사에게 ‘신민당에 참여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YS는 창당을 주도했지만 욕심을 버렸다. 지분을 (DJ계인)동교동과 5대 5로 나누자며 설득하고 양보했다. 오랜 설득 끝에 김상현 조연하 김녹영 박종률 등과 함께 신민당을 만들어 12대 총선에서 돌풍을 몰고 왔다. 선거 후 신민당은 민한당을 흡수 통합 시켰다. 그리고 12대 국회에서 신민당은 대여투쟁에 앞장서며 ‘대통령직선제’를 이끌어냈다. 한국정치사의 ‘쾌거’로 기록되는 신민당 돌풍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시사오늘> 정세운의 2014년 2월 8일자 기사 中-


지난 2016년 2월 만들어진 안철수의 국민의당 역시 비교적 성공 사례로 꼽히긴 한다. 호남을 기반으로 수도권 및 영남에서마저 선전했다. 정당득표율 2위라는 기염을 토했다. 의석수 38석을 얻으며 제3의 정당으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그러나 신민당도, 국민의당도 독자적으로는 수권 정당이 되지 못했다. 여기에 평민당의 예를 포함해도 연합하지 않고는 승리할 수 없었다. 신민당 경우도 그랬다. 대통령 직선제 쟁취의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대권을 잡는 데는 실패했다. 13대 대선을 앞두고 YS와 DJ는 갈라서며 노태우 군사정권에 패하는 뼈아픈 애석함을 남겼다. 1992년 YS는 민정-공화당과 합당한 끝에서야 이듬해 집권에 성공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아 군정을 종식하겠다는 기치였다. 평민당의 DJ 역시 1997년 당명을 새정치국민회의로 바꾸고, JP 자민련과 연합한 끝에서야 대권에 올랐다.

국민의당은 반면에 연합하지 않아 패한 경우였다. 19대 장미 대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독자적으로 부딪쳤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 탄핵당의 홍준표 후보도 이기지 못했다. 3위에 그치며 철저하게 패했다. 

4. 정체성 불일치로 선거마다 참패

바른미래당의 출발은 분명 이례적 특별함이 있었다. 좌우 진보와 보수 간의 화학적 결합, 영호남의 지역적 통합을 추구한 점에선 가히 실험적이었다. 그럼에도 비유하자면 물과 기름을 섞어 놓은 것과 같았다. 좌우라는 반대 개념의 뿌리를 가진 이들은 화합하지 못했다. 이질감을 좁히지 못한 결과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기가 어려웠다. 그 결과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하며 전멸을 당했다. 4·3 재보선에서도  바른미래당의 참극을 여실히 보여줬다. 경남 창원성산 국회의원 선거에서 3.57%로 3위도 아닌 4위에 그쳤다. 심지어 이보다 더 못한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는 암울한 분석도 나왔다. 

“창원 성산구는 PK 지역에서 유승민-안철수 두 대선 후보의 지지율 합산이 가장 높았던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의 3.57% 득표는 PK 지역 전반으로 봤을 때 바른미래당의 현실적인 득표력이 3.57%에 미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준석 최고위원, 지난 9일 바른미래연구원 토론회 중-

5. 시대감각 부재 정당 

매일 흘러나오는 레퍼토리와도 같은 외침이 있다.

‘낡은 수구 거대 양당의 기득권, 카르텔을 깨자.’

이것이 그러나 시대정신이 되기에는 너무나 식상하다. 양당 기득권 타파라는 수식어는 네거티브적 측면만 부각시킬 뿐이다. 희망의 메시지, 포지티브의 역할이 되지 못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행보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적당히 타협해 급조된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혁안에 올인 하는 모습이 그렇다. 시대의 행간을 읽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YS가 과거 신민당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를 이끌 수 있었던 것은 국민적 열망과 부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론의 시야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 1987 체제의 소선거구제 개혁, 다당제의 안착 등 원론적 담론에는 많이들 공감하고는 있다. 다만 국회의원 증원 등에는 외려 불신하는 목소리들이 더 많다. 거대 양당의 타파를 명분으로 선거제 개혁을 주장하기에는 어딘지 감이 멀다.

6. 강력한 리더가 없다

“바른미래당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한데 강력한 리더가 없다. 그것은 정확한 어젠다를 제시하는 능력과 깊은 연관이 있다.”
-이수봉 제3의 힘 대표, 지난 9일 바른미래연구원 토론회 중-


어젠다 하면 YS와 DJ였다. 반독재, 군정 종식의 YS, 민주화와 햇볕정책의 DJ는 오랜 세월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YS와 DJ는 함께 독재에 맞서며 좌우 진영을 초월하는 어젠다를 제시해 선의의 존재감을 높여 종국에 대통령까지 올랐다”고 진단했다. 그런 점에서 “오늘날의 리더들이 통일, 안보, 복지, 갈등의 분야에서 국민의 지지를 끌어당길 화두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특히 YS와 DJ는 목숨을 걸고 민주화를 지켜낸 지도자들로서 깊은 울림의 리더십을 갖고 있었다는 평가다. 강 교수는 이에 대해“지도자가 되려면 깊은 인간애를 바탕으로 울림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어떤 시련에도 끝까지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거목에 비춰보면 바른미래당의 공동 창업자인 ‘안철수 유승민’ 전 대표는 그들의 그림자에도 못 미친다. 대권주자로서 최근의 미미한 지지율을 떠나 대중의 인식에 희미하게 각인돼있다. 평소 통합을 강조했던 경륜의 손학규 대표마저 바른미래당에서는 특히 약한 모습이다.

7. 지지기반 없는 허공에 뜬 정당

붕 떠 있다. 뜬 구름과도 같다. 지지기반으로 치면 진보 성향의 젊은 층의 지지를 받는 정의당, 그리고 호남 중심의 민주평화당보다도 못한 듯 보인다. 앞으로 지지기반을 확장해나간다 해도 막상 선거 때는 무기력해질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지난 10일 이준석 최고위원의 경우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각 당의 지지기반을 세대별로 나누며 바른미래당은 2030세대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이 60대 이상의 산업화 세대라면, 더불어민주당이 40~50대의 민주화 세대, 바른미래당은 2030 청년세대를 지지기반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세대별 지지기반을 만든다 해도 이를 아우를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 더욱이 실업률, 젠더 갈등 등 점차 불만이 고조되는 세대가 2030이다. 그런 이들이 바른미래당을 어떻게 믿고 따를지가 과제다.

8. 생색도 못내는 들러리 역할

바른미래당은 어디를 가도 배신자 소리를 듣는 처지다. 좌우 표를 갉아먹기 때문이다. 존재 자체가 그렇다. 양쪽에서 욕만 얻어먹고 생색도 못내는 들러리 역할에 불과하다. 국민의당은 민주당의 표를 가져옴으로써 한국당의 이중대라는 수모를 당했다. 탄핵을 함께 했던 바른정당은 보수 표를 분산시킴으로써 친박 진영으로부터 배신자라는 프레임 공격을 받았다. 게다가 현 바른미래당은 민평당과 갈라져 있는 상태다. 지방선거, 재보선에서 보듯 영호남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정당이 됐다.

9. 명분 없는 정당의 ‘한계’

정치는 명분이 생명이다. 바른미래당은 뚜렷한 명분이 없다. 그저 정체성 일치도 안 되고, 리더를 위시해 단합할 구심점도 없는 빈약한 정당일 뿐이다 특히 좌우를 아우르는 중도 정당이라는 명분은 더 이상 맥을 못 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어차피 2020 총선은 이념 전쟁, 좌우로 갈라질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에서다.
양당의 구심점이 강해지는 상황 속에서 중도 좌파, 중도 우파면 몰라도, 두 개를 몽땅 아우르며 갈 수가 없다. 전략적 투표의 유권자들의 최종 선택을 받기에는 중도 정당이라는 명분은 매력이 없다. 유권자가 볼 때 결정적 신뢰를 얻기가 힘들다. 따라서 지금처럼 당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2020 총선이 오기도 전에 표류될 가능성이 크다.

10. 세 가지 방향, 그러나 유일한 결론

어차피 정치는 쟁취이고 투쟁이다. 열심히 싸워서 승리하는 자만이 자신의 정치 이상을 구현할 수 있다. 그래야 지지도 얻을 수 있다. 생존을 위한 탈출이 아니면, 도망 나와서는 죽도 밥도 안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가 있으면 안에서 치열한 투쟁을 통해 자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당을 예로 들면 개혁 보수가 치열한 당내 투쟁을 하는 대신 무기력해짐으로 인해 사분오열이 된 학습효과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바른미래당도 그 점에서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 좌우 양당 기득권 세력의 패권이 싫어서 한 배에 올라타며 출발한 정당이었다. 하지만 친구가 셋만 모여도 파당이 생긴다는 말이 있듯 어느 정당에도 패권은 있다. 잘못 꿴 첫 단추는 처음으로 돌아가 바로잡으면 된다. 패권 타파의 허상을 깨고, 하루라도 속히 정체성이 맞는 곳으로 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집은 집이고 객지는 객지다. 연어라면 물길을 거슬러 고향으로 돌아가고, 집 나가 고생이면 다시 돌아가 새로 시작하면 된다.

각자도생(各自圖生)해야 한다는 답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정체성을 기준으로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 호남을 기반으로 민주평화당과 함께 할 정치인들은 옛 국민의당 복원의 재창당을 추진하면 된다. 이는 손학규 대표나 김관영 원내대표 등 진보 성향의 당내 정치인들의 바람인 것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이들은 옛 국민의당의 영광이 재현된다면 종국에 수권 정당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눈치다.

지도부 측 관계자는 지난 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민주평화당과 정체성이 다르다고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4·3 재보선에서 평화당이 한 석이라도 승리한 것을 유의미하게 보고 있다”며 “우리는 국민의당 때 성공했던 기억이 있다. 당 내부 정리가 되는대로 평화당과 합당한다면 제3지대에서 다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작은 변화로도 커다란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며 “패스트 트랙 재논의 추진 등 다음주(4월 15일 이후)가 고비 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마침 민주평화당에서도 당대 당 통합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동영 대표는 지난 11일 BBS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이 급물살 탈 수 있도록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박지원 의원도 같은 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손 대표를 향해 합당 추진을 재촉했다. 박 의원은 “이 꼴 저 꼴 보지 말고 집을 새로 짓자”며 정계개편의 물꼬가 터지기를 촉구했다.

이별 통보를 받기 원했던 바른정당계 일각에서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한국당으로의 복귀를 바라는 한 의원 측은 관련 통화에서 “차일피일 눈치만 보다 가지도 못하고, 이대로 당을 유지하면 망하는 길”이라며 “가장 좋은 그림은 민평당과 합치려는 이들이 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물론 손 대표 체제가 물러나고, 당내 새판 짜기를 바라는 바른정당 계도 있다. 지도부 교체를 통해 당을 쇄신하고 총선까지 그대로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흩어지는 것이 답임에도 이렇게 보면 여전히 안갯속이다.

- 1번. 그대로 유지된다.
- 2번. 한국당행 vs 민평당 합당
- 3번. 아예 사라진다.


이길 저길 결정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결론은 하나라고 보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 김행 위키트리 부회장은 근래 통화에서 양당 회귀와 바른미래당 소멸을 전망했다. 정세운 시사평론가도 2번을 거쳐 3번이 될 것이라고 했다. 3번으로 치닫는 이유는 표의 셈법 때문이다. 옛 국민의당으로 돌아가면, 그 표는 선거에서 여당의 표를 잠식할 것이다.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일찌감치 경험한 바 있다. 이를 막으려면 2020 총선 전 경쟁력 있는 호남 정치인들을 영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도로 국민의당’ 와해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결국 제3의 길은 없다. 없지 않을까?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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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저널 2019-04-13 08:34:34
정답. 정치에서의 중도는 존재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