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티몬 ·위메프 ·11번가, 작년 실적도 ‘계획된 적자’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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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티몬 ·위메프 ·11번가, 작년 실적도 ‘계획된 적자’ 지속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9.04.15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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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손실 1조 넘어…티몬도 1천억원대 적자
출혈경쟁 속 "몸집 불려 주도권 쥔다"는 전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쿠팡맨 모습. ⓒ쿠팡
쿠팡맨 모습. ⓒ쿠팡

국내 주요 이커머스 기업이 지난해에도 대규모 적자 행렬을 이어갔다. 이들 기업이 내실보다는 우선 대규모 투자로 덩치를 키워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년째 계속된 ‘외형성장’ 기조로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계획된 적자’를 외쳐온 대표적인 기업은 쿠팡이다. 쿠팡은 지난해 최대 매출, 최대 적자를 냈다. 15일 쿠팡은 외부감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매출 4조4227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이커머스 사상 최대 매출 규모다. 매출 성장률도 지난 2017년 40%에서 지난해 65%로 뛰어오르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해 영업손실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017년 영업손실은 6389억원이었지만 지난해는 1조97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2%나 늘었다. 쿠팡 측은 영업손실이 1조원을 넘어섰지만 매출 성장률이 크게 증가한 데 의의를 둔다는 입장이다.

영업손실이 급증한 데는 지난해 물류 서비스 등에 단행한 대규모 투자 영향이 컸다. 쿠팡은 지난해 전국 12개 지역의 물류센터를 24개로 늘렸다. 37만 평, 축구장 167개 넓이의 물류 인프라는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되는 익일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핵심 시설이다. 지난해 쿠팡은 2만4000명을 직간접 고용했고 인건비로 9866억원을 지출했다.

쿠팡은 올해도 다양한 혁신 서비스에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약 2조 5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은 만큼 적자를 감내하고 물류, IT 기반 서비스, 로켓배송 사업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커머스 티몬도 지난해 40%의 매출 성장을 거뒀지만 여전히 1000억원대의 영업적자에서는 탈출하지 못했다. 

티몬의 지난해 매출은 4972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성장했다. 티몬은 40%라는 매출 성장률을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온라인 유통업체 평균 성장률 15.9%의 두 배 이상인 높은 성장세라는 설명이다. 

반면 영업 손실액은 전년 대비 7% 정도 늘어난 125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오픈마켓 사업 확대를 위한 기술 투자 및 사업 조직 확대 등 IT 개발 비용 등의 투자로 영업손실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식품, 생활, PB 매입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물류 인프라 구축 관련 투자도 있었다.

위메프의 경우 영업손실은 줄였지만 수백억원대의 적자는 여전히 지속됐다. 지난해 위메프의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4294억원과 39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6.4% 줄었다. 위메프는 쿠팡과 티몬과 달리 수익성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9월 SK플래닛에서 분사한 11번가도 계속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67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커머스 기업 중 흑자를 낸 곳은 G마켓·옥션·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유일하다. 하지만 그마저도 매출 성장세는 더뎌졌고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감소했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85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줄었다. 매출액도 9812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성장에 그치면서 1조 클럽 진입이 무산됐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16년 매출 8634억원, 2017년 9519억원으로 각각 8%, 10.3%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경쟁이 격화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수익을 내기도 어려워지는 구조가 됐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커머스업체들은 ‘치킨게임’을 끝낼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투자를 멈추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실제 지난해 쿠팡, 티몬, 위메프, 11번가는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적자 규모가 1조3000억원에 달했다. 지난 2017년 누적 적자 규모(약 9000억원)보다 4000억원 가량 뛴 것이다. 특히 쿠팡의 경우 최근 3년간 누적 적자가 2조3012억원이나 됐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몇 년 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중도 탈락하는 업체가 등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아직까지는 어떻게 해서든 버텨내는 분위기”라며 “그동안 방대한 고객 데이터, 각종 서비스 기술 등 자산을 쌓아온 상황에서 쉽게 물러나는 업체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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