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아시아나 매각發 득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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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아시아나 매각發 득실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04.16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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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리스크 줄고 수주잔고 많아 우량 건설사 위상 되찾을 호기
항공게열 3사 일감 감소에다 오너가 신탁 지분 행방 불투명은 부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금호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우량 건설사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라는 긍정적 시각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산 넘어 산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는 부정적 전망이 공존하는 눈치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2018년 별도기준 매출 1조3762억 원, 영업이익 419억 원, 당기순이익 67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1%, 36.5%, 당기순이익은 무려 728.4% 증가했다. 하지만 연결회사 등 실적을 합친 성적표는 신통치 않았다. 지난해 금호산업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635억 원으로, 전년보다 33.4% 감소했다. 금호산업이 최대주주(지분 33.49%)로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조8506억 원, 영업이익 1783억5400만 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5.3%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익도 적자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83.2%P 감소한 504.9%를 보였으나, 글로벌 주요 항공사 평균(200~300%)에 비해 여전히 취약한 성적이었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지난달 삼일회계법인의 감사의견 한정 파문을 야기하며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줬고, 결국 박삼구 전 회장의 퇴진과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으로까지 이어졌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금호산업이라는 단일회사만 놓고 보면 득(得)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그룹과는 달리 금호산업의 재무건전성은 안정세에 들어간 모양새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49.0%P 줄었고, 올해에는 차입금 잔액이 감소해 재무구조가 더욱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수주잔고(2018년 기준 5조9021억 원)는 4년 연속 증가 중으로, 향후 5년 가량의 먹거리를 확보한 상태다. 시장도 비슷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금호산업의 주가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금호산업우 역시 한국거래소가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할 정도로 연일 강세다.

금호산업(금호건설, 대표이사 서재환) CI ⓒ 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산업(금호건설, 대표이사 서재환) CI ⓒ 금호아시아나그룹

하지만 부정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다. 우선, 안정적 일감의 상실이다. 공시를 살펴보면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과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에어부산 등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2016년 413억9200만 원, 2017년 439억800만 원, 2018년 299억100만 원 등 수익을 창출한 바 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대로 미미하지만, 최근 국내외 건설경기가 악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금호산업으로서는 적잖은 아쉬움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호산업의 강점인 공항 건설부문에 대한 경쟁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기점으로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특히 금호산업에 실(失)로 작용할 공산이 큰 대목은 오너 리스크라는 평가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이뤄질 경우 박삼구 전 회장,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가들은 금호고속, 금호산업, 금호리조트 등 남은 회사에 둥지를 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사장은 경영권 승계 준비와 그룹 재건을 위해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으로 몸을 옮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경우 오너일가가 담보로 내건 금호고속 지분(박삼구·박세창 42.7%, 박 전 회장 부인·딸 4.8%) 소지가 불투명해진다는 것이다. 금호산업 지분 45.3%를 보유한 금호고속의 경영권이 흔들린다면 금호산업은 또다시 시계제로에 놓이게 된다.

이밖에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 논란에 휘말리면서 금호산업의 브랜드 이미지와 시장 신뢰도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급등한 금호산업 주가에 의문을 던지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산업을 비롯한 금호아시아나그룹 종목에 대해 "알 수 없는 영역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도 그만큼 크다는 것임을 감안해야 한다. 현재 상황은 투자라기보다는 기대감에 폭등한 투기에 가깝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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