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텔링] 장자연 친필 편지 논란…진행중
[시사텔링] 장자연 친필 편지 논란…진행중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4.16 2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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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 아닌 친필 가능성이 높다' 시민 제보
“장자연 친필 편지 확인되면 처벌 가능”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장자연 친필 편지 논란은 국과수에 의해 조작된 거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내용상 친필 편지가 맞다며 시사오늘에 그 이유를 전한 제보자가 있다. 왜 그 제보자는 친필 편지가 맞다는 것일까. ⓒ시사오늘(그래픽=김유종)
장자연 친필 편지 논란은 국과수에 의해 조작된 거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내용상 친필 편지가 맞다며 시사오늘에 그 이유를 전한 제보자가 있다. 왜 그 제보자는 친필 편지가 맞다는 것일까. ⓒ시사오늘(그래픽=김유종)

나는 제보자 A다. ‘장자연 친필 편지’는 오래전 조작된 것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내용상 친필 편지가 맞다는 게 내 생각이다. 편지에는 성상납, 성폭력, 협박, 마약을 음료수에 타서 먹이기 등 범죄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있다. 필적 감정을 다시 해 증거로만 채택된다면 공소시효와 상관없이 특수강간 등 범죄 행위들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 재수사할 수도, 처벌할 수도 있다. 동료 연예인 윤지오 씨가 목격했다며 발 벗고 나서고 있고, 진상 조사단이 움직이는 이 때가 절호의 기회다. 부디 친필 여부에 주목해 달라.

이상은 제보자 A가 최근 <시사오늘>에 전한 강조점이다. 그는 평범한 한 시민으로서 십년 전부터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성접대를 받았다는 누구도 왜 처벌받지 않았을까. 의아하던 차, ‘장자연 친필 편지’가 증거 능력을 상실하게 되면서 재수사 움직임 또한 진일보하지 못함을 알게 됐다. A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제대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후 친필 편지 여부 검증을 다시 해야 한다며 장문의 여러 통의 메일을 언론사에 보냈다. 그중 한 매체가 <시사오늘>이다. A는 왜 이 같은 입장을 피력하는 것일까. 또 어떤 점 때문에 친필 편지가 맞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나름의 문제제기에 대해 생각해볼 지점은 분명히 있다고 보여 진다. 독자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브레인스토밍 해보자는 관점에서, 어떤 의혹 제기인지 A의 제보를 토대로 재구성해봤다.

1.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

2009년 3월 7일 배우 장자연이 숨을 거뒀다. 자살이었다. 그가 죽기 전 남긴 것은 ‘장자연 리스트’였다. 장 씨는 문서를 통해 서른 한명의 성접대 리스트를 알렸다. 언론사 대표, 드라마 PD, 대기업, 금융업 관계자 등의 이름이 대거 포함됐다. 문건에는 매니지먼트업계 소속사 대표의 부당 계약에 의해 성상납 강요와 폭력, 온갖 협박과 욕설, 원치 않는 잠자리와 술 접대 등에 시달려왔다고 진술됐다.

하지만 성접대 리스트 명단의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2009년 8월 경찰은 접대 혐의를 받은 피의자들을 증거 불충분으로 모두 무혐의 처리했다. 수사는 그것으로 마무리됐다. 그저 장 씨의 소속사 대표는 폭행 혐의로, 전 매니저는 명예훼손 등으로 기소됐을 뿐이다.

2. ‘장자연 사건 수사’는 종결되는 듯했다

그러다 다시 이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 건 사망 후 2년 뒤 수십 통의 ‘장자연 편지’가 발견되면서부터다. 지난 2011년 3월 6일 SBS는 장 씨가 2005년~2009년 3월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지인에게 보낸 편지 67통을 공개했다. 해당 편지에는 악마라고 지목한 31명에게 100여 차례 성 접대를 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필적 감정 전문가로부터 장 씨의 친필이 맞고 위조가 불가능하다는 소견도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친필인 것이 사실로 밝혀지면 재수사 방침에 돌입할 거라는 경찰의 발표도 있었다.

편지의 수취인은 ‘왕진진’이란 사람이었다. 원래는 271장 가량이었던 그 편지는 왕진진이 교도소에 10년째 수감돼 있으면서 2010년 2월, 10월 각각 두 차례에 걸쳐 탄원서에 첨부해 법원에 제출한 것을 SBS가 입수·보도한 것이다. 왕진진은 앞서 장 씨가 숨진 해인 2009년에도 한 언론사를 통해 장 씨로부터 편지를 받았다며 제보한 바 있다. 모두 장 씨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들을 처벌해달라는 취지였다.

그는 우리에게 ‘낸시랭’의 전 남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기와 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복역을 하던 중 어린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온 장 씨로부터 편지를 받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국과수에 필적 감정을 의뢰한 결과 편지의 진위여부는 위조로 결론 났다. 국과수는 2011년 3월 16일 ‘장자연 필적 감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왕진진이 정교하게 위조한 것으로 판정 났다고 밝혔다.

이에 당초 왕진진이 법원에 제출한 271장의 편지 역시 국과수의 판정을 근거로 조작된 것으로 판정, 증거능력이 상실됐다.

3. 디테일한 내용 여부에 대한 의혹 제기 

하지만 A가 볼 때는 몇 가지 납득이 안 가는 지점이 있었다.

“‘장자연’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디테일한 사실들이 편지 내용에 수두룩하다. 감옥에 갇혀있던 죄수가 장자연의 영혼과 접신하지 않은 이상 알 수 없다.”

그 예로 A가 제기한 의혹 일부와 가짜로 판명 났다는 편지의 내용 몇개만 대조해보면 이렇다. 편지에서는 장 씨가 ‘설화자연’이라고 지칭돼 있다. 맞춤법 및 띄어쓰기 등 편지에 나온 구어체 내용 그대로 옮긴다. 

-편지에 등장하는 장자연의 주민등록번호는 어떻게 알았나?
(어느 대목부터 고인의 주민등록번호가 문장 한줄 사이마다 삽입돼 있다. 편지에는 왕진진이 출소했다면 복수해줬을 텐데, 혹은 추후 복수해달라는 내용도 있다.)

-그녀의 부모가 전북 소성에 묻힌 걸 어떻게 알았나?

“출발 자연 설화야 ^^ 다 잘받았고…^^ 그래 그러케 하지모 ㅋㅎㅇ 오빠가 나오면 소성에 있는 울엄. 울아빠에게 꼭 함께 가자…”

-장자연이 대학원 휴학한 걸 어떻게 알았나?

“어쩔수 없이 대학두 휴학을 제때제때 나가지두 못하구…그래서? 내년쭘 아님 내 후년쯤 다시 재학해서…? 몇번 나가지두 않는 학교~(대학원 공부인데두) 암튼 그래서 휴학 한거야 오빠가 걱정하구 잇는 그런건 아냐…설화자연이말 믿지…^^”

-왕진진이 상상을 토대로 위조해서 쓴 편지라면 장자연이 계약금 300만 원에 계약한 걸 무슨 수로 알았나?

“오빠 정말 무서워… 오빠 어떻게 좀 방법좀 설화 자연이에게 말해줘…나로썬 어떤것도 어떤짖두 할 수가 없어 계약문제도 넘 심각하구~ 계약 위반땐…설화가…오빠에게 전속계약 300만원 그밖에 내용은 말해줄 수가 없어. 그런게~ 그럴 이유가 있어.”

-위약금은 1억 원인걸 무슨 수로 알았나?

“그래서 호가 하라는데루만 하면 위약금 1억 안물구 계약 끝낼 수 있도록 호가 다 알아서 해주겠다구 호만 믿구 있으라구 해서 그러면서두 일본에 있는 김사장이 한국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 통화 감청 당할 수도 있다면서 이상한 말들까지두…”

-장자연의 편지에 언급한 영화 '그들이 온다' 는 영화관계자들만 알던 개봉전의 가제목이다. 개봉 시에는 '정승필 실종사건' 으로 개봉됐다. 그 시점의 장자연은 그 가제목으로 알 수밖에 없었을 텐데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 모든 것이  편지에 녹아들어가 언급되고 있다.

“근데 오빠 펜트하우스 XXX 나오드라두 보지말어라 그영화 출연두 또 그들이 온다 출연두…생각하면 정말루… 엘리비젼 정00 감X - 아무래두 무자금 문제 때문에 영화개봉이나 할지 모루겠구…”

-작년에서야 발견 돼 화제가 된 장자연의 통장에 보관된 100만 원권 이상의 고액 수표들 수십 장이 왜 장자연의 통장에 보관돼 있었을까? 이 의문에 관련된 내용도 2010년에 왕진진이 법원에 제출한 장자연의 편지에 나온다. 수표를 건넨 자들은 유명기업인, 고위공무원을 포함한 20 여명으로 김밥 값으로 줬다고 변명한다. 편지에서 장자연은 술접대, 성상납한 자들에게 고액수표를 많이 받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정말 뭐가 뭔지 하나두 모루겠고? 오빠 여기 져기 빗만 자꾸만 늘어나 해결두 못해 술접 성납했던 PD.감독.대기업관계 미친새끼들에게두 무이자루 받은 수표액만두…김사장이 모루는 것두 마느닌깐 해결두 못하구..”

4. 필적 문제에 대한 이의 제기 

A는 필적 문제에 대해서의 이의를 제기했다.

“SBS에서 의뢰한 20년 경력의 필적감정전문가 이희일 박사는 '장자연 친필 맞다' 라고 판정했다. 경찰 발표대로 감방에서 한발 짝도 나갈 수 없는 수감자 왕진진이 신문에 난 장자연 유서 사진 고작 몇 글자만 보고 전문가도 속아 넘어갈 정도로 정교하게 위조하는 게 가능한가? 한글은 자음 19 개 × 모음 21개 × 받침 30 개의 조합 같은 ㄱ 자도 초성 쓸때 종성 쓸때 모양이 달라진다.이렇듯 수감자였던 왕진진은 못 본 대부분의 글씨조합에 대한 장자연만의 고유한 글씨 습관들을 어떻게 죄다 알 수 있었나.” -A의 제보 내용 중- 

5. 왕진진과 편지의 동일시는 아니다?  

A는 왕진진의 전과로 인해 편지마저 불신된다는 점을 경계했다. 그는 “271장 편지를 위조해서 왕진진이 얻을 이익이 아무것도 없다"며 "오히려 장자연의 편지임을 끝까지 주장하여 6개월 더 옥살이 당했다. 당신이라면 당신이 지어낸 아무 이익도 없는 거짓주장을 진짜라고 우기기 위해 기꺼이 감옥 생활을 6개월 더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왕진진은 성범죄, 폭력 전과로 십수년을 감옥에서 보낸 전과자다. 그런 쓰레기에게 연예인 장자연이 수십통 편지로 고민을 토로했을 리 없다. 위 논리가 2013년 장자연 편지 67통을 모조리 '위조' 로 판결 내린 판사의 기본논리 중 하나였고 왕진진 기사에 비난 댓글을 다는 네티즌들도 대부분 동의하는 기본생각이다. 언뜻만 보면 위 논리는 당연해 보인다. 장자연 같은 여자연예인이 미쳤다고 성범죄 전과자 죄수와 편지를 주고받았겠는가?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자. 유명 여자 연예인 낸시랭도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 폭력으로 십수 년을 감옥에서 보낸 흉악범 왕진진과 모든 사람들의 비난을 기꺼이 감수하고 결혼까지 했다. 왕진진이 여자 마음을 사로잡는 재주가 탁월한 것이다.” - A의 제보 내용 중

편지 내용을 통한 A의 설명에 따르면 장 씨와 왕진진은 1995년 조선대 병원에서 알게 된 사이인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이렇게라두 오빠에게 말할수 있어서~정말이지 오빠가 잘 되는 모습을 꼭 보구 싶은뎅^^…내맘 알쥐 울 엄마랑 같이 찍은 사진잘 간직하구 있지 글구나 중학교때 사진두..오빠랑 처음 인연됐던 1995년 겨울?기억나?기억나지 광주 조선대 병원 설마!”

A는 편지를 기준으로 보면 둘이 친한 사이임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비록 죄수이긴 하나 장 씨가 왕진진에게 의지하는 모습이 읽혔고, 그러면서도 연예인이라 면회 가는 것을 꺼리는 내용도 있었다. 

“나두 오빠 정말루 마니 보구싶당~ 이해해죠 오빠가 그랬잖어 접견가두 않온다고 컴퓨터에 기록같은거 남겨 진다구 ?.?기록 같은거 남기게 하기 싫어 한다구 다알진 못하지만? 오빠가 날 걱정하는 맘 알겠고 근뎅 서울엔~ 언제까지 수도권 쪽에서 게속 이써씀 조켓는뎅 무슨 말인줄 알쥐~”

6. "친필만 재조사하면 새로운 증거로 할 수 있다”

A는 지난 15일에도 장자연의 친필 여부를 다시금 조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편지가 맞다는 걸 증명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목격자인 윤지오 씨한테 그 편지를 보여주는 거다. 내가 쓴 메일들을 보여주고 주변 인물이기 때문에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윤지오 씨는 얼마 전 JTBC <뉴스룸>에서 장 씨가 접대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 바 있다. A는 편지에 있는 “같은 회사 동녀…동생이 보구 있는 그런 자리에서 내 그걸 만지구 강제루(중략)” 등의 내용을 토대로 윤 씨가 이 동생일 수 있다고 하기도 했다.

한편, 장자연 재수사 진상조사단과 국과수 본원 모두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친필 재수사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수사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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