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1세대들…식품업계 세대교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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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는 1세대들…식품업계 세대교체 바람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9.04.17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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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교촌·스타벅스 등 창업주·CEO 잇단 퇴장
경영 혁신 위해 젊은 세대에 바통 넘겨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왼쪽부터)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권원강 전 교촌에프앤비 회장, 이석구 전 스타벅스 대표. ⓒ각 사
(왼쪽부터)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권원강 전 교촌에프앤비 회장, 이석구 전 스타벅스 대표. ⓒ각 사

국내 주요 식품기업을 정상에 올려놓은 1세대 경영인들이 잇따라 퇴진하고 있다. 대부분 고령인 이들이 물러나면서 뒤이어 자리를 물려받은 젊은 수장들 중심으로 업계 전반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김재철(85) 동원그룹 회장이 지난 16일 열린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퇴진 선언을 했다. 지난 1969년 회사를 창업하고 이끌어온 지 50년 만이다. 김 회장은 국내 경제발전을 이끌어 온 1세대 창업주로 평가받는다.

김 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여러분의 역량을 믿고 회장에서 물러서서 활약상을 지켜보며 응원할 것”이라며 “역량을 십분 발휘해 더욱 찬란한 동원의 새 역사를 써달라”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오랫동안 고민하다 퇴진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 세대로서 소임을 다했고 후배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물러서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평소 “기업은 환경적응업”이라는 소신을 밝히며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온 김 회장은 동원의 변화와 혁신을 새로운 세대가 이끌어야 한다고 봤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 퇴진 이후 동원그룹은 김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 중심 체제로 경영을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1973년생으로 김재철 회장의 2남2녀 중 차남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04년 동원산업과 동원금융을 계열분리했고 금융 부문은 큰 아들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에, 제조 부문은 김남정 부회장에 맡겼다.

김 부회장은 동원산업 밑바닥부터 일을 시작했다. 1996년 부산의 참치 통조림 공장 생산직 근로자로 일을 시작했고 영업부 사원으로 일했다. 이후 김 부회장은 동원 F&B 마케팅전략팀장,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 등 동원그룹 내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동원그룹 부회장직에는 지난 2013년 선임됐다.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도 지난달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에프앤비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오너 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변환할 전망이다.

권 회장은 지난달 13일 경기도 오산시 본사에서 열린 창립 28주년 기념 행사에서 경영 퇴임을 공식 선언했다. 권 회장은 회장직과 대표이사직을 모두 내려놓으며 경영 일선에서 전면 물러났다.

권 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경영 혁신 없이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교촌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는 본사 직원 및 가맹점 모두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한 사람의 회장이 아닌 보다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나이 마흔에 창업한 교촌치킨을 업계 1위 브랜드로 일궈내며 ‘프랜차이즈 업계의 신화’로 불리는 인물이다. 젊은 시절 가족의 생계를 위해 노점상과 해외 건설 노동자, 택시기사 일을 하며 돈을 벌어 지난 1991년 경북 구미에서 10평 남짓한 가게로 교촌치킨을 시작했다. 그 뒤 전국에 ‘간장치킨’ 열풍을 일으키며 교촌을 매출 3188억원의 업계 1위로 키워냈다.

권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신임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에는 황학수 현 총괄사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지난 2012년 교촌 그룹경영전략본부장으로 영입된 황 대표는 2015년 교촌에프앤비에서 인적 분할된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사장을 맡은 뒤 2017년 9월 교촌에프앤비 총괄사장에 취임했다.

스타벅스도 커피업계의 신화로 불리는 이석구(70) 대표가 임기 만료에 따라 물러났다. 이 대표는 신세계그룹 최장수 CEO 기록을 갖게 됐다.

1949년생(70세)인 이 대표는 삼성맨 출신이다. 지난 1999년 신세계 백화점부문 지원본부장 상무로 입사했고, 2001년 신세계 이마트부문 지원본부장 부사장, 2002년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후 2007년 12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지난 11년간 자리를 지켰다.

이 대표는 취임 기간 동안 한국 스타벅스를 명실상부 국내 커피업계 1위 자리에 올려놨다. 커피업계에서는 전무후무한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면서 그야말로 눈부신 실적을 썼다. 특히 사이렌 오더, 디지털 혁신, 드라이브 스루 매장 등을 선보이면서 스타벅스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 대표의 퇴임에 따라 스타벅스 지휘봉은 전략운영담당 송호섭(49) 상무가 잡는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달 29일 주주총회 이사회를 열고 송호섭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현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전략운영 담당인 송호섭 대표는 지난해 10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영입됐다.

송 대표는 1993년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나이키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이사, 2001년 나이키코리아 마케팅 이사를 맡았다. 이후 더블에이코리아, 스페셜라이즈드코리아, 언더아머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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