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핵심인사 출마 소식에 미소 짓는 한국당…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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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핵심인사 출마 소식에 미소 짓는 한국당…왜?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4.19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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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총선에 대거 출마할 것으로 관측되는 데 대해, 자유한국당은 은근히 반기는 눈치다. ⓒ시사오늘 김유종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총선에 대거 출마할 것으로 관측되는 데 대해, 자유한국당은 은근히 반기는 눈치다. ⓒ시사오늘 김유종

제21대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청와대 출신 인사(人士)들이 ‘출발선’ 앞에 정렬하고 있다. 지난 15일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한병도 전 정무수석·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도 총선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김영춘 전 해양수산부·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등 정부 핵심 인사들도 이미 ‘원대(原隊) 복귀’ 했거나 복귀를 준비 중이다. 청와대가 더불어민주당 총선 체제의 중심에 서는 모양새다.

이러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경제도 어렵고 민생도 어려운데 여당은 총선 선대위로 가고 있다”면서 “한마디로 여당이 ‘청와대 여의도 사무소’가 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작 한국당 내부에서는 청와대와 문재인 내각 1기 출신들이 총선 전면에 나서는 것을 은근히 반기는 눈치다.

정부여당 지지율 하락세…‘정권 심판론’ 강화 관측

<한국갤럽>이 16일부터 18일까지 수행해 19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48%로 나타났다. 최근 강원도 산불 대처에 대한 호평과 한미정상회담 소식으로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지난해 5월 제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83%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여당인 민주당 지지율도 함께 폭락했다. <한국갤럽>이 6·13 지방선거 직후인 2018년 6월 14일 실시해 1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56%)은 한국당(14%)의 네 배에 달했다. 그러나 19일 조사에서 민주당은 39%를 얻는 데 그쳤다. 불과 10개월 사이 1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런 추세를 감안했을 때, 한국당은 청와대와 내각 출신들의 출마를 오히려 ‘기회 요인’으로 보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의 상징적 인물들이 전면에 나선다면 내년 총선은 ‘정권 심판론’ 구도로 흘러갈 수밖에 없고, 문재인 정부 임기 중후반에 치러지는 선거가 정권 심판론으로 치러진다면 한국당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는 시나리오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난 7일 외부자들 채널A <외부자들>에서 “내년 총선은 문 대통령 지지율이 30% 초반인 상황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여당이 지금보다 훨씬 불리해질 것”이라면서 “(여당) 내부적으로 걱정이 참 많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정권 중후반기 선거는 ‘여당의 무덤’

실제로 정권 중후반에 열린 총선에서 정부여당의 성적표는 좋은 편이 아니다. 김대중 정부 3년차였던 2000년 실시된 제16대 총선에서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은 115석을 얻는 데 그치며 한나라당에게 제1당을 내줬다. 박근혜 정부 4년차에 실시된 제20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은 예상 밖의 패배를 당하며 제2당으로 내려앉았다.

김영삼 정부 4년차에 있었던 제15대 총선의 경우 여당이었던 신한국당이 139석을 얻으며 제1당 지위를 유지했다. 다만 이때는 지금까지도 회자(膾炙)될 정도의 파격적인 ‘개혁 공천’이 이뤄졌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치권에 복귀하면서 야권이 분열되는 변수가 존재했다.

정권 말기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 의석을 획득했던 사례는 2012년 제19대 총선이 유일하다. 당시 새누리당은 152석을 얻으며 ‘완벽한 승리’를 거뒀는데, 이명박 정부가 레임덕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박근혜’라는 대권주자의 존재 덕분이라는 것이 통설이다. 역설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수준의 상징성과 영향력을 가진 차기 대권주자 없이는 정권 중후반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19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 관계자는 “소득주도성장이니 뭐니 해서 시끄러웠지만 정작 서민들이 살기는 팍팍해지고, 정권에 대한 피로감도 쌓일 시기에 총선이 치러지기 때문에 드라마틱한 반전이 없는 이상 여당이 불리한 선거가 될 것”이라며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나서면 개개인의 당선 확률은 올라가겠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선거가 정권심판론으로 흘러가면서 문재인 정부에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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