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의 ‘내로남불’식 이언주 비판
이상돈의 ‘내로남불’식 이언주 비판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4.24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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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李 향한 비판의 잣대
어쩌면 누워서 침 뱉기 아닐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이언주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했다. 그의 탈당은 예고된 거였다. 지난 1월 국회에서 진행된 자유진영시국의 한 토론회에서였다. 당시 이 의원은 십여 분 남짓 요즘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 얘기했다. 정확히는 과거 민주당에서부터 정치를 시작했으나 왜 실망하게 된 건지, 지금은 또 왜 신보수의 길로 나아가게 됐는지에 대한 솔직한 심경과 고민을 전하는 자리였다.

“나는 자유주의자다.”

운을 뗀 그는 자유와 창의가 넘쳐나는 번영의 대한민국을 기대했다고 했다. 하지만 19대 국회 입성 전 그가 바라본 정국은 열심히 반칙을 하는 세상이었다. 17대 대선에서 MB(이명박 전 대통령)를 뽑았지만 실망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이 의원이 볼 때 그 시기 정부는 보수로서의 애국심도, 언행일치도 보이지 않았다. 과거 산업화 수준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오히려 관치를 주도했다. 민간인 사찰 문제까지 터졌다. 자유주의 국가란 말조차 무색했다. 개인의 생활마저 침해당하는 위협을 느꼈다고 했다. 그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는 부당한 기득권의 고질병만 보일 뿐이었다.

“왜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보수를 싫어하는가.” 바로 이런 점들 때문임을 이 의원은 알 수 있었다고 했다.

특히 그는 보수정당의 모습에 실망했다고 핏대를 높였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자유를 주장하는 정당이라면 민간인 사찰 논란의 MB 정부와 싸워야 하는 것이 맞았다. 그러나 보수정당은 반대로 민간인 사찰을 비판하는 민주당을 향해서만 날을 세우고 있었다.

“헷갈렸다.”

‘우리나라의 자유를 지키려는 세력은 민주당이구나.’  많은 젊은이들이 그때 그런 생각을 했고, 본인도 그랬다고 했다. 또 그게 민주당에 입당한 이유라고 했다. 

하지만 막상 들어와 보니 더욱더 헷갈렸다고 이 의원은 말했다. “그들의 민낯은 본인들만 훌륭하고, 정의를 위해서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해도 상관없다는 거였다. 더 심각한 전체주의자들이구나. 우리나라 체제를 위협할 세력이구나. 내가 거기에 동조할 수는 없지.” 이것이 이 의원의 판단이자 장미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결별한 이유였다고 강변했다. 

이 의원은 그럼에도 토론회 자리에서 여전히 고뇌하는 듯했다.

“솔직히 가고 싶은 정당이 없다. 도대체 이 나라에 자유를 지키려고 하는 헌법가치의 정당이 있는가. 자유한국당도 성에 안 찬다.”

어쨌든 그는 현재 또 한 차례의 모험을 감행했다. 그간의 일관된 자유주의 노선을 따라 바른미래당까지 왔지만, 지금은 충족되지 못한 “헌법 가치 수호”에 대한 갈망을 안고 또 다시 광야로 나왔기 때문이다. 비록 오늘날의 자유한국당 모습이 성에 안 찬다지만, 스스로 신당을 꾸리지 않는 이상 그나마 맞는 둥지를 찾아 최선의 선택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자유주의를 향했으나 잘못된 이정표에 의해 돌아, 돌아 온 것일 수도 있다. 또 어쩌면 그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이  “자유주의 건국이념을 최우선”으로 두는 자신의 정치철학과 잘 융합하는 길이 될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런 그의 행보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철새 정치 논란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최근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이 이언주 의원을 향해 던진 조소는 어딘지 불편한 느낌이다.

지난 22일 이 의원은 MBC라디오 <김호성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이 의원을 맹렬히 꼬집었다. 그는 이 의원을 향해 “ 참 우습다. 민주당에 있을 때는 경제민주화의 기수였고, 최근에는 박정희 예찬론을 퍼뜨리고 있다”고 했다. 또 “국민의당,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제일 먼저 주장했다가, 지금은 제일 먼저 탈출해서 한국당으로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웃프다고 해야 하나. 우습다고 해야 하나”며 비난의 화살을 던졌다.

그러나 이 의원 스스로 누워서 침 뱉는 격일 수도 있겠다. 이(상돈) 의원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비상대책위원으로 2012년 4·11 총선을 도왔다. 18대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활약했다.

무엇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민주화’ 카드를 대선 공약 승부수로 내걸며 기수를 자청했을 때 필히 성공해야 한다며 여러 기회를 통해 거듭 피력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대 정책에 힘을 보태며 환영한 이도 그였다.

이랬던 그가 2014년에는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으로 갈 뻔도 했다. 박영선 원내대표의 영입 제안을 받고 고심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새누리당 이력을 문제 제기하며 당내 일각에서 적극 반발한 탓에 가지는 않았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덕분에 비례대표 국회의원도 됐다. 하지만 그는 이후 안철수 전 대표가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정상적이고, 헛소리를 한다”며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나아가 바른미래당에 있으면서도 민주평화당으로 가고 싶다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떠나고 싶으면 과거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처럼 비례대표 직을 던지고 가면 될 일이다. 그러나 의원직을 유지하고 싶은 바람 때문일까 차라리 ‘제명해 달라’(그러면 의원직을 안 던져도 된다)면서도 정작 본인의 기득권은 놓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당에서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에 이어 민주평화당 행을 바라보기까지 이(상돈) 의원 또한 일관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정치 입문 후 걸어온 길, 진로에 있어 무엇을 선택했든 나름의 타당한 명분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씁쓸하다. 이(언주) 의원의 행보에 아이러니를 느낀다면, 때문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이라면 이(상돈) 의원 역시 자신을 향해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지 않을까. 안 그러면 자칫 ‘내로남불’이 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그래서인지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런 말도 들렸다. 박찬욱 감독, 이영애 주연의 <친절한 금자씨>에 나온 대사다.  “너나 잘하세요.”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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