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유시민, 노동현안 놓고 반대행보…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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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유시민, 노동현안 놓고 반대행보…왜?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7.18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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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중도층 포섭을 통한 대선 본선 염두…유시민, 좌클릭 통한 지지층 결집 염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최신형 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노동 현안과 관련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손 대표가 유연한 이미지를 통한 중도층 포섭에 나섰다면, 유 대표가 좌 클릭을 통한 진보의 외연확대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들의 반대행보가 주목받게 된 것은 손 대표가 오는 30일로 예정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요구를 위한 ‘3차 희망버스’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부터다.

손 대표는 앞서 지난 14일 부산 한진중공업을 찾아 사측과 중재를 시도하는 등 노동계 끌어안기에 나섰으나 3차 희망버스 참가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실제 손 대표 측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진 현장 방문을 하는 것만으로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제1야당 대표가 해야 할 일은 (투쟁 말고)다른 데 있다”며 손 대표의 불참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지난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뭐죠? 희망버스가 곧 노사 대화하라는 시민의 목소리인데…”라며 손 대표를 쏘아붙였다.

논란이 일자 손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 “많은 분들이 제1야당 대표도 (희망버스에)타기를 원하고 있지만, 희망버스는 시민들의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면서 “민주당은 책임정당 수권정당이라는 민주당의 위상을 염두하고, 선명하지만 균형감 있는 투쟁과 함께 대화와 화합 상생을 도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손 대표의 유연한 행보는 공권력과의 극한 대치가 불가피할 3차 희망버스를 선택하는 대신 사측과의 대화 창구를 활용하는 등 대화가 가능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심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왼쪽)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뉴시스

하지만 손 대표의 이 같은 전략이 성공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민노당, 진보신당 등 진보진영 내부에 민주당에 대한 비토정서가 극에 달해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야권연대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심도 엿보이고 있다.

진보진영의 관계자는 18일 손 대표가 지난 13일 동고동락 민생실천단 발족한 것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200일 이상 지속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고공농성을 외면한 민생이 있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제1야당 대표가 비정규직의 대안을 소수정당에 전가한 채 민생을 외치는 것에 대한 반발심이 팽배한 셈이다. 

눈여겨 볼 대목은 이 대표가 지난 14일 ‘이정희-유시민’ <미래의 진보> 대담집 직후 트위터를 통해 손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는 점이다. ‘민노-참여-진보신당’ 이 연대 연합하는, 비민주 연대 내지 통합의 출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손 대표와는 달리,  유 대표는 오는 30일로 예정돼 있는 3차 희망버스에 참여하기로 확정했다. 참여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에 대한 성찰의지를 내비쳤던 유 대표가 노동계 끌어안기를 통해 진보대통합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유 대표는 지난 6월 유성기업 사태와 관련해 “유성기업 사태를 지켜보면 법과 질서가 유린당하는 무법천지라고 느낀다. 내년 총선 직후 참여당 차원에서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고, 2차 희망버스에 이어 지난 14일엔 SC노조파업 현장을 방문하는 등 연일 노동계와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 대표는 18일 오후 7시 안양시청 대강당에서 강기갑 민노당 전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고문, 이학영 시민회의 상임대표,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과 함께 <진보적 정권교체, 한판 정치토크>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가지며 좌 클릭 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의 무제한의 자유라는 것은 결국 경제적 강자의 약자에 대한 수탈로 이어진다. 경제적 강자가 약자를 수탈하면 결국 약자의 자유가 유린된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볼 때 자유주의적 정치 제도를 채택한 모든 나라는 정치적 자유주의가 성숙함에 따라서 경제적 자유를 제약하는 쪽으로 움직여왔다.(미래의 진보 중 재벌문제와 관련한 유 대표의 발언)”

결국 손 대표는 유연한 이미지를, 유 대표는 좌 클릭을 대선 승부수로 던진 셈이다. 다만 손 대표의 중도층 포섭은 전통적인 야당의 지지층의 결집에, 유 대표의 진보대통합 행보는 표 확장성에 각각 약점을 지니고 있다. 야권잠룡 중 1,2위를 달리고 있는 손학규 vs 유시민의 대결은 이제부터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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