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공단·당진시, 비적격업체 국가산단 입주허가 논란
산업단지공단·당진시, 비적격업체 국가산단 입주허가 논란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04.24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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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한국산업단지공단(이사장 황규연)과 당진시(시장 김홍장)가 비적격업체의 국가산단 입주를 허가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충남 당진에 위치한 석문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당진에코머티리얼㈜은 석탄재를 가공해 플라이애시를 정제하는 업체로 입주 당시 '비금속광물 분쇄물 생산업'으로 등록했다. 하지만,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르면 폐기물(석탄재)을 원재료로 최종제품(플라이애시)을 회수하는 업체는 '비금속류원료 재생업', 즉 '폐기물 처리업'으로 분류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에 따르면 석문국가산단 내 산업시설용지에 입주가능한 업종은 화학물질·화학 제품 제조업, 고무 제품·플라스틱 제조업, 비금속 광물 제품 제조업, 1차 금속 제조업, 금속가공 제품 제조업,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 제조업, 전기장비 제조업, 기타기계장비 제조업,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 기타운송장비 제조업 등으로 폐기물 처리업은 입주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당진에코머티리얼㈜이 석문산단에 입주할 수 있었던 건 한국산업단지공단 당진지사의 안이한 업무처리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사장 황규연), 당진시(시장 김홍장) ⓒ 시사오늘
한국산업단지공단(이사장 황규연), 당진시(시장 김홍장) ⓒ 시사오늘

24일 업계에 따르면 당진에코머티리얼㈜는 지난해 4월 석문산단 입주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통계청에 "당사는 플라이애시를 공급 받아 이를 분쇄하여 분말 또는 기타 분쇄물을 생산한다.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어떻게 분류되는가"라고 질의했다. 폐기물(석탄재)이 원료로 쓰인다는 점을 적시하지 않고, 최종제품인 플라이애시를 원료로 사용해 새로운 제품을 제조하는 것처럼 질문한 것이다.

이 같은 질의에 대해 통계청은 제조업의 일종인 '비금속광물 분쇄물 생산업'이라고 답변했고, 당진에코머티리얼㈜은 이를 토대로 한국산업단지공단 당진지사에 석문산단 입주를 신청, 입주계약 체결과 공장건축 허가를 취득할 수 있었다. 당진에코머티리얼㈜의 잘못된 질의를 통해 받은 통계청 답변만으로 비적격업체가 국가산단에 입주하게 된 것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당진지사가 당진에코머티리얼㈜의 사업계획서 등을 꼼꼼하게 살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당진에코머티리얼㈜을 둘러싼 관계당국의 이해할 수 없는 업무처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당진에코머티리얼㈜은 지난해 11월 석문산단에 공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당진시청으로부터 폐기물 종합재활용업 허가를 취득했다. 해당 허가를 취득함으로써 당진에코머티리얼㈜은 '석탄재를 영업대상 폐기물로 한 폐기물 종합 재활용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됐다. 제조업으로 위장해 국가산단에 입주한 폐기물 처리 회사에게 지방자치단체가 사실상 '면죄부'를 준 셈이다.

이는 현행법과도 저촉되는 처사다. 폐기물관리법 제25조, 폐기물처리업 허가업무 처리지침에 따르면 폐기물 종합재활용업 허가를 받으려는 자는 사업계획서 적합 통보를 받고 2년 이내에 시설과 장비, 기술능력 등 요건을 갖추고 허가신청을 해야 한다. 또한 허가권자는 이 같은 요건이 충족됐는지 직접 확인하고 허가를 통보해야 한다. 하지만 당진에코머티리얼㈜은 공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즉 설비를 완전히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허가를 취득했다.

시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당진에코머티리얼㈜의 경쟁사이자 동일 지역권에 소재한 플라이애시 생산 동종업체들은 환경부와 당진시청에 항의식으로 질문했으나, 환경부로부터는 "시설과 장비를 갖추지 않은 자는 허가신청을 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온 반면, 당진시청에서는 "시설과 장비를 갖춘 정도를 판단하는 데에는 행정청의 재량권이 폭넓게 인정될 수 있다"는 상반된 답변이 돌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석문산단에 입주한 당진에코머티리얼㈜은 건설 노동자들과 임금체불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 시사오늘
석문산단에 입주한 당진에코머티리얼㈜은 건설 노동자들과 임금체불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 시사오늘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비적격업체의 국가산단 입주는 자연스럽게 혈세 낭비로 이어지고, 국가산단 입주기업은 세금 등 각종 혜택을 누리게 되는 만큼, 보다 엄밀하게 심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관계당국의 주먹구구식 행정처리로 부적격업체가 국가산단에 입주한 것도 엄청난 실책인데, 석문산단 인근 주민들의 건강과 지역 환경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가산단은 조성부터 기업 입주, 운영 등까지 천문학적인 정부 예산이 지원되기 때문에 더 철저하게 입주 심사를 해야 한다"며 "더욱 촘촘한 관리망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당진에코머티리얼㈜은 현재 공장 준공을 마쳤으나 임금체불 문제로 건설 노동자들과 분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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