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지키기 나선 조원태, KCGI 공세 막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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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지키기 나선 조원태, KCGI 공세 막을까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4.25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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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지난 24일 한진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 대한항공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지난 24일 한진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 대한항공

한진그룹 오너일가와 행동주의 펀드 KCGI 간의 힘겨루기가 지난 3월 주총에 이어 또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로 향후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그룹 경영권 향방이 갈릴 수 있어서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故 조양호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는 입장이라 유리한 위치기는 하지만 상속세 마련 등이 관건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KCGI가 지속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늘리며 공세를 펼치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는 지난 24일 산하 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지난 3월 15일 보고 기준 당시보다 한진칼 지분 128만8475주(2.18%)를 더 늘리며, 14.98%까지 지분율을 높였다고 공시했다. 이는 한진칼 최대주주인 조양호 회장의 지분율 17.84%를 뒤쫓는 수치로, 2대 주주인 KCGI가 한진칼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반면 KCGI의 위협으로부터 경영권을 지켜야 하는 조원태 사장의 입장은 다소 난처해지게 됐다. 한진칼 보유 지분율이 당장 2.34%에 그치는 것은 물론 조양호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기 위한 재원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조양호 회장의 지분을 제외할 경우에는 조원태 사장이 기댈 수 있는 특수관계인 지분율 역시 KCGI에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본인은 물론 남매지간인 조현아 전 부사장(2.31%), 조현민 전 전무(2.30%)가 보유한 지분 등을 모두 합쳐도 그 비율이 11.09%에 그친다.

이러한 위기감을 의식한 듯, 그룹 차원에서는 조원태 사장 밀어주기가 본격화됐다. 지난 24일 한진칼 이사회를 통해 조 사장을 한진그룹 회장으로 선임한 것. 표면적으로는 조양호 회장 별세에 따른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라지만, 사실상 오너 3세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경영권 방어를 위한 그룹 전체의 대책 마련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인 상속세 마련 방안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보유 지분에 대한 상속세가 1700억~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식담보 대출과 계열사 배당 확대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상속 과정에서 삼남매 간의 불협화음이 발생하거나 재원 마련에 차질을 빚을 경우 한진칼 지분 상속 주식 일부를 매각할 수도 있다는 의견마저 나온다.

다만 최대한 상속 지분을 많이 확보해야만 KCGI의 견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감안할 때, 조 신임 회장이 다양한 자금 마련 방안을 강구해 한진칼 지분을 최대한 지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KCGI가 지분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 속 내년 3월 한진칼 사내이사직 연임까지 내다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KCGI가 행동주의 펀드로 불리지만 결국 투자목적 회사라는 점에서 오너일가 견제를 통해 주가를 띄우려는 성격이 짙어보인다"며 "조원태 신임 회장도 경영권 방어에 주력하고 있기에 KCGI의 지분 확대가 차츰 한계에 부딪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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