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검은 대륙 아프리카, 그 색다른 음악의 감성을 듣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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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검은 대륙 아프리카, 그 색다른 음악의 감성을 듣다4
  •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4.26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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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의 지구촌 음악산책(42) 아프리카 남부지역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 아프리카 남부지역

아프리카의 남부지역은 짐바브웨, 모잠비크, 나미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이 지역의 음악적 중심과 추동력, 그리고 상권은 거의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가수들이 대부분의 음악 장르를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488년 희망봉이 발견된 이후 네덜란드인이 대거 이주해왔고(보어인), 그 지역을 지배했던 줄루족, 그리고 19세기 초 케이프타운을 점령한 영국 등의 세력이 충돌했다. 1948년부터는 백인들의 정권인 국민당에 의해 인종차별정책( Apartheid)이 시행됐으나 1989년 이후 폐지됐다. 

< 남아프리카의 전설 - Miriam Makeba >

마케바는 남아프리카의 음악에 있어서는 전설이자 어머니이다. 때문에 그녀를 마마 아프리카(Mama Africa)로 부르는 것이다. 마케바는 1932년 생으로 가장 치열하게 인종차별에 저항해온 인권운동가이자 가수였다. 국적도 잃고 타국을 전전하다가 1990년에서야 고국으로 귀향할 수 있었다.

그녀는 1954년 남아프리카의 인기 재즈그룹인 맨해튼 브라더스(Manhattan Brothers)의 여성 보컬로 처음 데뷔했다. 이후 반 인종차별 다큐멘터리 영화 <컴백 아프리카>에 출연하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었고, 아프로비트(Afrobeat : 일종의 아프리카 재즈음악)을 추구함과 아울러 아프리카 민속음악과 대중음악을 결합시킨 자신의 음악을 독창적인 창법으로 발전시켰다. 마케바의 대표곡은 'Umhome'이다. 묵직한 콘트라베이스와 퍼쿠션 그리고 피아노 음을 따라 절규하듯이 부르는 그녀의 노래는 가슴을 시리게 하는 아프리카 재즈이다.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 라이온 킹의 부활 - Mahotella Queens >

마호텔라 퀸스는 음반제작자인 루퍼트 보파페(Rupert Bopape)에 의해 1964년 결성된 6명의 여성 보컬 그룹이다. 이들의 음악은 주로 여섯 명의 보컬이 서로 화음을 이루는 사운드와 속도감 있는 무대 춤곡 그리고 기타가 리드하는 아프리카의 토속음악 음바쾅가(mbaqanga)류라고 하겠다. 당시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여자 아이돌쯤 되는 그런 팀인데 지금은 모두 할머니가 됐다.

1972년 이 그룹은 여러 가지 이유로 해체됐으나 1980년대 들어 남아프리카공화국 음악이 각광을 받자 세 명의 예전 멤버에다가 젊은 멤버 두어 명을 수혈받아 다시 새로운 라인업을 구성했다. 고령임에도 지금까지 성공적인 음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의 대표곡은 'Mbube'이다. Mbube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줄루(Zulu) 족 거주지역의 사자(Lion)를 의미한다. 이 곡은 본래 줄루족인 솔로몬 린다(Solomon Linda)가 작곡하고 불렀던 곡으로서, 사실 남아프리카 노래 중에 국제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노래이다. 특히 이 곡은 영화 '라이온 킹'에서 주제곡처럼 사용됐기 때문에 이 곡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어쩌면 간첩일지도 모른다.

< 아프리카 레게음악의 전설  - Lucky Dube >

두우베흐(Dube)는 1964년에 태어나 2007년에 요하네스버그에서 차량 절도범의 총격에 의해 사망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표적인 레게음악 뮤지션이자 래스터퍼리언(에티오피아의 옛 황제 하일레 세라세[Haile Selassie]를 숭상하는 자메이카 종교 신자. 이들은 흑인들이 언젠가는 아프리카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고 독특한 복장과 행동 양식을 따름)이다.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그는 25년 동안 22장의 앨범을 줄루족 언어, 영어, 래스터퍼리언어로 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가장 많이 팔린 레게음악 음반이다.

<아프리카 재즈의 아버지 Hugh Masekela>

휴 마세켈라는 아프리카 재즈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전설적인 가수이다. 마세켈라는 그의 음악활동을 통해 정치를 변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여 왔기에 그의 음악에는 투쟁과 슬픔과 즐거움, 그리고 국가에 대한 열정이 담겨 있다. 음악적 표현은 반 인종주의, 반 노예제도를 중심으로 한 반정부적인 요소와 민생의 고달픔이 주를 이뤘다. 남아프리카의 가수들 음악에서 대부분의 경우 사회참여적인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오랫동안 인종차별이 세계에서 가장 심했던 나라였기 때문이다 (법적으로는 인종차별이 없어졌지만 지금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인종차별이 세계 5위안에 드는 나라다). 이와 같은 뿌리깊은 사회 부조리를 보고도 그저 감상적 음악만 하고 있다면 그것 역시 영혼없는 음악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곡 'Chileshe'는 도입부부터 아름다운 트럼펫 소리가 리드한다. 노래를 들어보면 마치 누구를 타이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다분히 계몽적이 아닌가 싶다. 가사는 앞서 말한 대로 인종 차별을 반대하는 내용과 자유에 대한 열망이다. 끝으로 아프리카 속담 하나 덧붙이고자 한다.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나무가 기억하는 것을 도끼는 잊는다'(The axe forgets what the tree remembers).
흑인들에게 막말과 학대를 일삼는 백인들이 말을 함부로 하고 때리거나 고문하거나 한 것을 쉽사리 잊는 반면, 그 말과 행동에 깊은 상처입은 흑인들은 평생을 잊지 못할 것이다.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지구촌 음악과 놀다 - 2016 세종우수도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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