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마세라티 기블리, 안 밟아 본 사람도 밟게 만드는 魔力
[시승기] 마세라티 기블리, 안 밟아 본 사람도 밟게 만드는 魔力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4.30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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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430마력·제로백 4.7초 '명마 중의 명마'…男心 울리는 배기음의 향연
유려한 외관으로 럭셔리카 존재감 과시…자율주행 레벨2 수준 ADAS 탑재 '눈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새로운 외관 컬러인 블루 노빌레가 적용된 기블리 S Q4 그란스포트 모델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새로운 외관 컬러인 블루 노빌레가 적용된 기블리 S Q4 그란스포트 모델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수입 럭셔리카가 익숙치 않은 기자에게 마세라티 기블리 시승 기회가 주어졌다. 기쁨도 잠시 두려움이 앞서기 시작한다. 고출력의 스포츠카가 뿜어내는 우렁찬 배기음만으로도 위압감이 드는 데, 흡사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와 같은 이 녀석을 내가 조련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하지만 사나이의 자존심을 건드린 기블리를 용서(?)하고 싶지는 않았다. 무작정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기블리 S Q4(샤륜구동) 그란스포트 모델에 몸을 실었다. 지난 26일 이뤄진 시승은 서울 강남에서부터 강원도 속초를 왕복하는 구간에서 이뤄졌으며, 기블리의 고성능 주행질감을 확인하기에 최적화된 코스로 짜여졌다.

우선 기자는 시승 초반 다소 긴장한 탓에 도심을 빠져나오기까지 안전 주행을 이어갔다. 차량에 익숙해지는 것을 당장의 목표로 일상에서 운전하듯 정속을 지키며 차분하게 도로를 빠져나간 것. 이 때는 스포츠 세단이지만 시티카로서의 가치를 확연히 보여줬다. 고급 세단과 견줘도 부족함 없는 정숙성과 우수한 승차감을 전달하며 마세라티의 이름값에 걸맞는 기본기를 선보였다.

교통량이 적은 구간에서 속도를 내기 시작하자 강렬한 배기음이 귀를 울리며 스포츠카의 면모를 드러낸다.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자마자 '빨리 달려달라'며 재촉하는 듯한 기블리의 요구에 부응하듯 액셀을 깊게 밟아보니 PRM은 즉각적으로 치솟는다. 계기판 역시 금새 12시 방향을 가리킨다. 기어 레버 좌측에 위치한 스포츠모드를 활성화시키면 RPM 수치는 6500부터 시작되는 레드존까지 한층 수월하게 올라가며 차량을 쏜살같이 밀어붙인다.

종전보다 거칠면서도 울림이 깊어지는 배기음은 매우 인상적이다. 밖에서 들을 때는 소음처럼 느껴지던 것이 막상 스티어링휠을 쥐고 있으니 경쾌한 음율처럼 다가온다. 그렇다고 해서 고속에서의 풍절음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차량으로 전해지는 강렬한 배기음이 귀를 사로잡으며, 운전자를 마치 오케스트라 향연을 감상하고 있는 관객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 소리에 한번 빠지게 되니 발이 자연스레 액셀로만 옮겨진다.

기블리의 측면부는 프레임리스 도어와 리어램프로 이어지는 근육질의 후미 라인 등이 강조돼 날렵한 인상을 전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기블리의 측면부는 프레임리스 도어와 리어램프로 이어지는 근육질의 후미 라인 등이 강조돼 날렵한 인상을 전한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주행 중 패들시프트를 통해 기어 단수를 하나 낮추면 울부짖는 듯한 배기음을 더욱 선명히 들을 수 있다. 여기에 그란스포트 트림에 기본 탑재되는 스포츠 스티어링 휠, 스포츠 페달 등은 마세라티의 레이싱 DNA를 직관적으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주행 감성을 더욱 북돋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블리 S Q4가 이처럼 강력한 주행성능을 뽐낼 수 있는 데는 그만큼 강력한 심장을 달았기 때문이다. 파워트레인에 3.0 V6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30마력과 59.2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것. 마세라티 내 윗급 모델인 콰트로포르테와도 공유하는 이 엔진은 최고 속도 286km/h, 제로백 4.7초라는 숫자만으로도 사족이 필요치 않다. 8단 ZF 자동변속기 또한 정확하면서도 신속한 변속을 도와 그 성능을 돋보이게 해준다.

주행 중에는 운전자가 의도한대로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고속 응답성과 함께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도 자세가 흔들리거나 뒤에서 전달되는 떨림이 없는 등 안정감이 눈에 띈다. 이는 전륜의 알루미늄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과 후륜의 5멀티 링크 시스템이 짝을 이뤄 스포츠 주행 성능에 최적됐기 때문이라는 게 마세라티 측의 설명이다. 곡선 구간에서의 정밀한 핸들링이 가능한 것도 이러한 서스펜션 능력에서 기인한다.

여기에 노면을 읽으며 네바퀴의 댐핑력을 알맞게 조절해주는 스카이훅 전자제어식 서스펜션과 차량 제어 능력 상실을 방지하는 통합 차체 컨트롤 안전장치 등을 도입한 점도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 물론 기블리는 빠르게 달릴 뿐만 아니라 정확한 제동 능력을 보여줘 든든함을 더했다.

기블리의 후면부는 크게 꾸밈이 없지만 전면부와 동일한 크롬바 위로 마세라티 레터링이 나있고, 듀얼 타입의 트윈 머플러 팁을 채택해 제법 다부진 느낌을 준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기블리의 후면부는 크게 꾸밈이 없지만 전면부와 동일한 크롬바 위로 마세라티 레터링이 나있고, 듀얼 타입의 트윈 머플러 팁을 채택해 제법 다부진 느낌을 준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기블리는 타는 즐거움 만큼이나 보는 즐거움도 확실하다. 속초 청초호에 이르러 바라본 기블리는 여타 세단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우아함과 역동적인 매력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새로운 외관 컬러인 블루 노빌레가 적용된 시승차량은 강렬한 멋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쿠페와 비슷한 유려한 실루엣, 스포티함을 강조한 포인트들이 자리를 잡아 세련된 인상을 전했다.

실제로 전면부는 낮게 떨어지는 롱후드 형태에 크롬바가 나있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카로운 눈매의 풀 LED 어댑티브 매트릭스 헤드라이트가 다소 공격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삼지창 엠블럼과 3개의 독립된 에어 인테이크 디자인의 범퍼가 우아함을 강조하며 이를 순화시킨다. 측면은 프레임리스 도어, 리어램프로 이어지는 근육질의 후미 라인 등이 강조돼 날렵하게 뻗어있다. 후면부는 크게 꾸밈이 없지만 전면부와 동일한 크롬바 위로 마세라티 레터링이 나있고, 듀얼 타입의 트윈 머플러 팁을 채택해 제법 다부진 느낌을 준다.

실내는 운전석과 조수석의 대시보드를 뒤덮은 브라운 계통의 가죽 마감 처리와 함께 동일한 컬러의 스포츠 시트가 어울려 고급스럽다. 알칸타라 가죽으로 뒤덮인 천장은 촉각적으로도 그 만족감을 높인다. 이 외 터치식 디스플레이와 조그다이얼, 드라이브 모드 버튼 등이 모여있는 기어노브 주변 조작부는 직관적이면서도 주행중 조작성 또한 높다.

기블리의 실내는 운전석과 조수석의 대시보드를 뒤덮은 가죽 마감과 함께 동일한 컬러의 스포츠 시트가 어울려 고급스럽다. 알칸타라 가죽으로 뒤덮인 천장도 인상적이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기블리의 실내는 운전석과 조수석의 대시보드를 뒤덮은 가죽 마감과 함께 동일한 컬러의 스포츠 시트가 어울려 고급스럽다. 알칸타라 가죽으로 뒤덮인 천장도 인상적이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는 럭셔리카 최초로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을 달성한 ADAS 시스템의 우수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에 차선 유지 어시스트, 액티브 사각지대 어시스트 시스템이 추가된 이 시스템은 스티어링 휠 버튼을 통해 쉽게 작동시킬 수 있으며, 이번처럼 장거리 주행에서의 피로감을 덜어줬다.

수많은 수입차 모델 중 남다른 것과 강력한 주행성능을 추구하는 오너드라이버라면, 마세라티 기블리는 그 욕구를 충족시켜주기에 부족함 없는 선택이 될 듯 싶다. 직접 몰아본다면 기블리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더욱 힘들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한편, 기자는 그간 수많은 차량들을 시승하면서 항상 연비 체크를 해왔지만, 마세라티 기블리 시승에서만큼은 연비를 확인하지 않았다.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달리는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차량의 성격을 고려한 결정이다. 기블리 S Q4 그란스포트의 공인 복합연비는 7.4km/ℓ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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