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조선 독립을 염원한 영국 언론인, 베델을 추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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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조선 독립을 염원한 영국 언론인, 베델을 추모하다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5.01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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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델 선생 순국 110주기 경모대회
신채호, 안창호 등 독립운동가와
대한매일신보 창간, 항일언론 매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항일언론인으로 대한매일신문을 창간한 베델 선생의 순국 110주기를 추모하는 경모대회가 마포 양화진 공원에서 진행됐다. ⓒ시사오늘
항일언론인으로 대한매일신문을 창간한 베델 선생의 순국 110주기를 추모하는 경모대회가 마포 양화진 공원에서 진행됐다. ⓒ시사오늘

조선의 독립을 염원한 영국 언론인 베델 선생의 순국 110주기 경모대회가 1일 서울 양화진 성지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장에서 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의 설명을 통해 울려 퍼진 베델의 삶에 대한 소개 관련, 잠시 개략하면 이렇다.

어니스트 토마스 베델은 일제강점기의 부당함을 전 세계에 알린 언론인이자,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외국인이다. 구한말인 1904년 3월 러일 전쟁에 대한 취재차 영국의 특별통신원으로 왔던 베델은 독립운동가인 신채호 선생 등과 인연을 맺으며 조선의 독립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베델 선생은 일찍이 학창시절에 영국작가 에드워드 리턴의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교훈의 영향을 체득했다. 그리하여 한국에 도착한 즉시 일본 총독부의 폭압정치에 신음하는 한국인의 참상을 연일 대서특필 보도하기 시작했다.”(배영기 베델기념사업회 회장 권한대행 경모대회 개회사 중)

베델 선생의 순국 110주기 경모대회는 베델기념사업회가 주관하고 보훈처 등이 후원했다. 사진은 경모대회 이모저모 모습이다. ⓒ시사오늘
베델 선생의 순국 110주기 경모대회는 베델기념사업회가 주관하고 보훈처 등이 후원했다. 사진은 경모대회 이모저모 모습이다. ⓒ시사오늘

베델은 1904년 대한매일신문을 창간했고, 고종 황제의 지원에 힘입어 대한의 독립 및 항일 언론 투쟁에 매진했다. 당시 신문 발행에 참여한 편집인인은 독립운동가 선각자로 알려진 우강 양기탁, 백암 박은식, 단재 신채호, 도산 안창호 등이다.

“당시 대한매일신보의 편집방향은 정의의 편에 서서 불의와 싸워 여론을 형성하고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일제의 침략행위에 대항해 항일 언론투쟁과 구국운동을 전개하는 것이며, 일제의 침략행위를 규탄하고 한국의 독립에 필요한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대한매일신보는 창간호 사설에서 일제의 황무지 개간권 요구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이 요구가 명백한 침략행위임을 지적하는 항일 논설과 함께 온 백성들의 격렬한 반대를 연일 보도했다. 이후 민중들은 항일감정은 더욱 팽배해졌고 반일운동이 조직적으로 전개됐다.”(문호권 베델기념사업회 원장, 경모대회 중)

이렇듯 항일 언론 투쟁을 가열하게 했던 베델이 일제로서는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당대는 영일 동맹 시대여서 일제의 위협과 박해, 영국 정부의 압력 등이 나날이 심화돼 그를 비롯해 언론인 동지들에 대한 핍박은 컸다.

한국에 머문 5년 동안  신문사 간부들의 구속수사, 두 차례의 재판, 신문 발행의 방해 및 자금난 등에 시달리던 베델의 건강은 스트레스가 겹쳐 크게 악화돼갔다. 결국 심장확장증이란 병을 얻게 된 그는 1909년 5월 1일 37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나는 죽을지라도 대한매일신보는 영생케 하여 대한의 동포를 구하라”라는 유언이 말해주듯 죽음에 이르는 동안에도 그의 대한독립 염원은 멈추지 않았다. 

고종은 베델의 죽음에 슬퍼하며 “하늘은 무심하게도 왜 그를 이다지도 급히 데려갔단 말인가”라고 탄식했다고 전해진다. 또 태극기를 하사했고, 이 태극기는 영국국기와 함께 베델의 관을 감싸 그와 영원히 함께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또 그와 함께 항일언론에 전념했던 황성신문사 사장 장지연은 비문을 통해 다음과 같은 글귀를 남겼다. “이제 명하여 가로되 드높도다. 그 기개여, 귀하도다. 그 마음씨여. 아! 이 조각돌은 후세를 비추어 꺼지지 않을지 로다.”

비록 베델은 직접 그의 눈으로 조선의 독립을 보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 광복을 거치고 한참 후 대한민국 정부는 그에게 1968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이 같은 베델 선생의 순국을 추모한 이번 경모대회는 배영기 문호권 기념사업회 주최측 외에도 많은 이들이 뜻을 보태며 그의 숭고한 정신을 기렸다. 장영달 대회장(우석대 총장)이 대회사를, 이병구 국가보훈처 차장은 피우진 보훈처장을 대신해 경모사와 함께 헌화 및 분향을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 박원순 서울시장, 박유철 광복회 회장, 시몬 스미스 주한 영국대사,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신경민 의원, 유동균 마포구청장, 이필례 마포구의회 의장,  백강규 일산여자상업고 교장 등은 서면을 통해 경모사를 대신했다.

장기숙 시인이 헌시를, 순국선열유족회선양회합창단이 대한독립군가와 베델송가를 불렀다. 국민의례와 송가 등은 수도방위사령부 군악대와 이유경 서울예가연주이사의 연주로 진행됐다. 그밖에 일신여상 2학년의 신재화, 조은서 양도 학생들을 대표해 참석, 베델의 항일언론정신을 추모했다.

행사는 베델기념사업회가 주관했고, 보훈처 등이 후원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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