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한 마음” 홍영표, 무거운 발걸음… 1년의 明과 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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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한 마음” 홍영표, 무거운 발걸음… 1년의 明과 暗
  • 한설희 기자
  • 승인 2019.05.0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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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홍영표”… 드루킹 협상·패스트트랙 성공시킨 ‘유연한 협상가’
“洪 개정안, 당초 취지와 정반대” 비판도… 임기중 ‘측근 자질 논란’ 까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7일을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한다.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안건 지정을 반대하며 부산을 시작으로 ‘장외투쟁’에 나선 가운데, 공전(空轉) 중인 국회의 원내사령탑을 떠나는 발걸음이 마냥 가볍지는 않은 모습이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7일을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한다.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안건 지정을 반대하며 부산을 시작으로 ‘장외투쟁’에 나선 가운데, 공전(空轉) 중인 국회의 원내사령탑을 떠나는 발걸음이 마냥 가볍지는 않은 모습이다. ⓒ뉴시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마지막 원내대책회의를 주최하면서 “임기 안에 노동 관계법, 빅데이터 3법을 비롯한 경제활성화법, 추경안을 처리하려 했는데 마무리 짓지 못하고 떠나게 돼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한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5월11일 더불어민주당의 세 번째 원내대표로 선출된 그는 지난 1년 동안 ‘유연한 협상가’로서 야당을 포용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동시에 ‘지나친 양보’로 개정안의 의미를 퇴색시켰으며 임기 초반 서영교·손혜원 등 ‘측근 자질 논란’으로 당 내부의 비판도 받는 상황이다.


“내 친구 홍영표”… 드루킹 협상·패스트 트랙 성공시킨 ‘유연한 협상가’

홍 원내대표는 지난해 ‘드루킹 협상’을 통해 극적으로 국회 공전을 해결했다. 

당시 한국당의 요구사항이었던 ‘드루킹 특검(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관련 특별검사 수사)’을 받아들이는 대신, 3조8천억 원 규모의 청년일자리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합의해 45일 만에 통과시킨 것이다.

지난해 5월 한국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펼치자, 홍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김 전 원내대표를 가장 먼저 방문,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자”고 설득했다. 그는 이후 ‘세브란스 비밀회동’ 끝에 드루킹 특검과 추경안 주고받기를 성사시켰다.

단식 농성 당시 건강 악화를 걱정하며 천막을 찾은 한국당 의원들에게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내 친구 홍영표가 와서 해결해줄 것”이라고 말한 일은 특히 유명하다. 

이는 민주당 우원식 전 원내대표가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고 “집권여당에 굴복하라는 것이냐”며 한국당의 요구를 전면 거절한 것과 상반되는 모습으로, 홍 원내대표 특유의 협상가적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또한 홍 원내대표는 지난달 한국당을 제외한 야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선거제도 개편안·공수처 설치법·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법 등이 담긴 ‘패스트트랙’ 합의를 이끌어낸 일등 공신이다. 

공수처 관련 법안을 두고, 당초 민주당은 공수처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키를 쥐고 있던 바른미래당은 공수처에 기소권은 줄 수 없다고 거부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홍 원내대표가 나서 ‘판사, 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 대상’으로 기소권을 한정하기로 야당과 타협하면서 당은 내홍을 겪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난달 22일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메시지를 통해 “참여정부 시절 국가보안법 실패 전례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2004년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론’을 추진하면서 ‘일부 개정론’을 펼친 한나라당과 대치하다 결국 개정과 폐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사건을 언급하며 ‘유연한 합의’를 강조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으로 정치개혁과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중대한 단초를 마련한 점은 정치사의 큰 획을 그은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홍 원내대표의 ‘지나친 유연성’으로 인해, 민주당 내 강경파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홍 원내대표는 측근으로 분류되던 서영교·손혜원 의원의 도덕성 논란으로 인해 임기 동안 난처함을 겪기도 했다. ⓒ뉴시스
홍 원내대표의 ‘지나친 유연성’으로 인해, 민주당 내 강경파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홍 원내대표는 측근으로 분류되던 서영교·손혜원 의원의 도덕성 논란으로 인해 임기 동안 난처함을 겪기도 했다. ⓒ뉴시스


“洪 개정안, 당초 취지와 정반대” 비판도… 임기 중 ‘측근 자질 논란’ 까지

그러나 홍 원내대표의 ‘지나친 유연성’으로 인해, 민주당 내 강경파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홍 원내대표가 여야 간 합의만 추구하다가 당 내 통합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공수처 기소권 합의와 관련, 검사 출신 조응천 의원과 금태섭 의원은 당의 결정에 반대 의견을 표한 바 있다.

특히 조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검경 수사권 조정의 당초 취지와는 정반대로 결론 지어진 개정안을 반대한다”며 합의안에 검찰의 1차 수사권이 그대로 보장된 데다가 경찰의 권력까지 비대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패스트트랙 심의 과정에서 (강제로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면) 사·보임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또한 홍 원내대표는 측근으로 분류되던 서영교·손혜원 의원의 도덕성 논란으로 인해 임기 동안 난처함을 겪기도 했다. 

지난 1월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던 서영교 의원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아들과 관련된 ‘재판 청탁’을 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서면조사 이후 원내수석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같은 달 손 의원도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탈당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손 의원이 홍 원내대표를 대동한 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과, 회견 직후 홍 원내대표의 어깨를 두드리는 장면이 화제가 돼 ‘친문(親文) 세력 과시’라는 역풍을 맞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문재인 정부가 취임하면서부터 5대 인사 원칙이니 7대 원칙이니 '도덕성'을 강조했는데, 당부터 일치되지 않은 것"이라며 "사실상 '홍영표 체제'가 '친문 체제' 아니었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홍 원내대표는 고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는 야당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면서 국회 정상화를 이뤄냈다”고 자평하며 “패스트트랙과 관련해 후임 원내대표가 여야 간의 충분한 합의를 통해 국민을 위한 정치개혁과 사법개혁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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