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비주류의 반란’ 이인영… “문재인 정권 심판론 무력화시켜야”
[현장에서] ‘비주류의 반란’ 이인영… “문재인 정권 심판론 무력화시켜야”
  • 한설희 기자
  • 승인 2019.05.08 2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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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거 개표 현장
노웅래 "중도진보층을 사로잡을 사람은 나"
김태년 "내가 당정청 이끌 적임자… "
이인영 "문정권 심판론 선제적으로 무력화해야"
親文 김태년 부진에 "뭐?" 소리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대대표 선거가 8일 오후 친문(親文) 김태년 의원의 패배와 비주류 이인영 의원의 승리로 끝났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대대표 선거가 8일 오후 친문(親文) 김태년 의원의 패배와 비주류 이인영 의원의 승리로 끝났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예상외의 결과가 있을 것 같아.”
“(노웅래 의원은) 절박함이 있어.”
“누구 뽑았냐고? 이 사람아, 그건 비밀이지.”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대대표 선거가 8일 오후 친문(親文) 김태년 의원의 패배와 비주류 이인영 의원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 국회 본청 246호에서 약 두 시간 동안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는 시종일관 ‘비장함’보단 ‘화목함’이 감돌았다. 전임자들의 고별인사, 후보자들의 연설 및 개표결과 발표가 이뤄지는 내내 참석한 의원들은 저마다 세차게 박수를 치거나 감탄사를 뱉으며 긍정적으로 호응했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투표장 분위기는 일견 ‘어느 누가 되든지 당엔 문제없다'는 모습처럼 보였다. 일각에서는 “예상외의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들렸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투표장 분위기는 일견 ‘어느 누가 되든지 당엔 문제없다'는 모습처럼 보였다. 일각에서는 “예상외의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들렸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원내대표 후보였던 노웅래 의원은 회의실에 입장하자마자 당직자와 의원들에게 “충성”하며 장난스레 인사했다. 이인영 의원 역시 허리를 굽히며 인사했고, 김태년 의원도 투표 직전까지 의원들과 악수를 하며 “고생 많으십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거듭 말했다.

후보자 연설의 포문을 연 노웅래 의원은 “대중이 민주당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중도진보층을 사로잡을 민주당의 새 얼굴로 자신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4·3 보궐선거 민심은 민주당의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우리는 응답해야 합니다. 이번에도 뻔한 원내대표 선거가 되면, 민주당은 민심을 외면하는 오만한 집단으로 낙인찍힙니다. 내년 총선도 제대로 치를 수가 없습니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민주당의 새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셔야 합니다. 

민주당의 변화, 총선 승리가 답입니다. 만에 하나, 내년 총선을 그르친다면 개혁과 적폐청산 시대정신은 전면 부정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셨던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한반도 평화, 우리의 존재 이유까지도 완전히 부정당하는 것입니다. (중략) 원내대표는 당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에서 당의 얼굴이요, 간판입니다. 어떤 얼굴과 이미지로 내년 총선을 치르시겠습니까. 상대방 간판과 비교해서 폐쇄적, 배타적, 경직된 모습으로는 우리가 이길 수 없습니다. 내년 총선은 외연 확대가 관건입니다. 촛불의 마음을 합쳤던 ‘중도진보층’을 잡을 수 있는 얼굴이어야 합니다.”

노 의원이 얼굴을 붉히고 목이 쉴 정도로 소리를 지르자, 의원석에서는 “절박함이 있네”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두 번째 연설 주자로 친문(親文)의 김태년 의원이 연단에 올랐다. 김 의원은 정부와의 친밀감을 강조하며 “내가 당·정·청을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그는 ‘친문 패권’ 논란을 의식하면서 “누군가의 후광을 등에 업고 정치 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저는 실전 경험이 많은, ‘즉시 전력감’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저는 지금까지 수많은 협상을 경험했고, 협상할 때마다 우리당의 정책 목표를 달성해 온 실적이 있습니다. 저는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를 설정할 때 당을 대표에 참여했습니다. 그래서 문제를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현안과 의원님들의 크고 작은 고민거리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당 중심의 당·정·청(여당·정부·청와대)을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당정청 회의를 촘촘히 확대해왔고, 시작할 때보다 많이 개선됐지만 이제 한 단계 더 높은 당정청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중략) 저는 정치 시작 이래로 당의 일을 마다한 적 없습니다. 누군가의 후광을 등에 업고 정치를 한 것도 아닙니다. 그저 일을 맡을 때마다 최선을 다해 또박또박 성과 내는데 집중했습니다. 더 강한, 더 빠른, 더 유능한 정당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이인영 의원은 마지막으로 연단에 섰다. 그는 “말 잘 듣는 남자 이인영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선 자신이 선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내대표에 출마한다니까 ‘머리부터 발끝까지 너부터 바뀌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염색한 머리를 가리키며) 보십시오, 머리부터 바뀌었습니다. 벌써 말 잘 듣지 않습니까? 입증해보라는 의원님들에 대한 대답입니다. 

(중략)요즘 만나는 분마다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쉽지 않다고 걱정하십니다. 이 정도 정당지지율이면, 나 정도 인물이면 당선되겠지?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안일합니다. 우리는 변해야 합니다. 저부터 변화를 결단합니다. 제 안의 낡은 관념과 아집부터 고치겠습니다. 실용과 중도를 저들(야당)에게 내주지 않고 우리 것으로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선제적으로 무력화시키겠습니다.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습니다. (중략)지금이 바로 주류와 비주류가 없는 완전한 융합을 다시 이뤄야할 때입니다.”

이 의원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투표가 시작됐다. 우상호, 서영교 등 의원들과 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부겸 장관은 밝은 얼굴로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들과 인사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의원들은 귓속말로 “누굴 뽑았느냐”고 묻고 다니기도 했다. 

“개표 종료를 선언하겠습니다. 전체 125표 중 이인영 54표, 노웅래 34표, 김태년 37표, 무효표 0표로 과반 수 이상 차지하는 후보가 없어 2차 투표를 진행하겠습니다.”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백재현 의원이 개표 결과를 발표하자, 좌중에선 “어우”, “뭐?”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몇몇 의원들은 ‘주류’에 속한 김태년 의원의 부진에 놀란 표정을 짓기도 했다.

결과는 총 125표 중 이인영 76표, 김태년 49표로 이인영 후보의 ‘압승’에 가까웠다. 몇몇 의원들은 김태년 의원의 부진에 놀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결과는 총 125표 중 이인영 76표, 김태년 49표로 이인영 후보의 ‘압승’에 가까웠다. 몇몇 의원들은 김태년 의원의 부진에 놀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윽고 2차 결선 투표가 시작됐다. 결과는 총 125표 중 이인영 76표, 김태년 49표로 이인영 후보의 ‘압승’에 가까웠다.

이인영 의원은 담담한 표정으로 당선 소감에서 “부드러운 남자가 되겠다”며 이해찬 대표와 함께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우선 정말 말 잘 듣는 원내대표가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제가 ‘고집이 세다’는 평들을 완전히 불식시키겠습니다. ‘까칠하다’ 이런 평가가 저도 따끔따끔 하더라고요. 제가 다시 까칠해지거나 아니면 말을 안 듣고 고집부리거나, 차갑게 굴면 언제든지 지적해주십시오. 바로 고치겠습니다. 그때는 머리라도 탈색하겠습니다, 하하. 

우선 이해찬 대표님을 모시고 다시 일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87년 6월 항쟁 국민운동본부에서 이 대표님을 모시고 일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대표님을 잘 모시고 우리 당이 정말 넓은 당규를 통해 강력 통합을 이루고 총선에 승리할 수 있도록 헌신하겠습니다. 

(중략)다들 저한테 늘 ‘협상 잘 하겠느냐’고 걱정합니다. 제가 협상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의원님 128분 전체가 협상한다는 마음으로 움직이겠습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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