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 “文정부, 조선시대 외교 수준… 4차 산업혁명 시기 놓치면 안 돼”
김정기 “文정부, 조선시대 외교 수준… 4차 산업혁명 시기 놓치면 안 돼”
  • 한설희 기자
  • 승인 2019.05.0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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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49)> 김정기 한남대 경제학부 예우교수(前 제 8대 주 상하이 대한민국 총영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김 교수는 미국의 독주 체제와 일본의 빠른 성공은 전쟁과 외교를 통해 ‘줄을 잘 선 덕분’이라고 설명하며, 문재인 정부 외교의 무능함을 지적했다. ⓒ시사오늘
김 교수는 미국의 독주 체제와 일본의 빠른 성공은 전쟁과 외교를 통해 ‘줄을 잘 선 덕분’이라고 설명하며, 문재인 정부 외교의 무능을 지적했다. ⓒ시사오늘

“여러분, 다들 ‘거로VOCA(보카)’ 아시죠? 전 상하이 총영사라는 설명까지 가지 않아도 아마 이 ‘거로보카’ 하나로 김정기 교수에 대한 설명을 끝내도 될 것 같습니다.”

지난 7일 저녁, 사회를 맡은 민병웅 교수의 간단한 소개가 끝나자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강의실은 “저도 그 책으로 공부했어요”, “저도요” 라는 반가움으로 술렁였다. 

각종 편입시험·공무원시험·자격증시험의 ‘영어기본서’로 불리는 ‘거로보카’의 저자, 김정기 한남대 경제학부 예우교수(前 제8대 주 상하이 대한민국 총영사)는 이에 쑥스러운 듯 웃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 생존의 길’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오늘 제가 강연할 주제가 ‘4차 산업혁명’에 ‘생존의 길’까지, 무척 무거운 주제인 것 같네요. 저는 우리 대한민국 미래의 생존의 길을 이야기할 때, 국제 정치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우리 주변국, 특히 미국의 정세와 크게 연관돼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미국의 산업혁명 역사를 되짚어 보려고 합니다.”

“美·日, 전쟁 통해 외교 잘 타서 성공… 문재인 정부, 조선시대만큼이나 외교 무능”

김 교수는 미국의 독주 체제와 일본의 빠른 성공은 전쟁과 외교를 통해 ‘줄을 잘 선 덕분’이라고 설명하며, 문재인 정부 외교의 무능함을 지적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대로, 지금 세계는 미국 일방적 독주 체제입니다. 그런데 거슬러 올라가면 1945년부터 1991년까지는 미국과 소련의 양극화체제였고, 그 이전에는 영국·프랑스 중심에 미국·일본·독일이 참가한 다극화체제였죠. 지금처럼 어느 한 국가가 세계를 지배하는 구조가 거의 없었단 말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이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느냐. 사실 미국은 ‘전쟁의 역사’에요. 미국은 1차, 2차 세계대전 모두 중간에 들어가면서 줄을 잘 탔어요. 군수 산업과 금융 산업을 어마어마하게 발달시킵니다. 세계 질서를 장악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제조대국이 되는 것. 두 번째, 돈을 벌어서 과학기술 강국으로 발전하는 것. 마지막으로 금융 강국이 되는 것입니다. 대개 국가들이 마지막 단계까지 도약을 못해요. 그런데 미국은 너무나 쉽게, 세계대전으로 ‘힘의 진공상태’가 됐을 때 돈 장사, 무기 장사 하며 성공했어요. 그렇게 미국이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도 주도했죠. 

이제 우리나라로 돌아가서, 미국 산업화 과정을 통해 배울 점이 무엇이냐 하면, 마찬가지로 줄을 잘 서야 한다는 겁니다. 사람도 그렇고 국가도 그렇고, 줄을 잘 서야 해요. 정치도 줄 잘못 서면 계속 깨지기만 해요, 하하. 영악할 필요가 있어요. 좋게 말하면 현명해질 필요가 있죠. 지금 우리 국가가 누리는 풍요는 현명한 선택이었다기보다 운에 가깝죠. 중국 변방으로 수천 년 살아오면서 우리나라가 부자나라로 살아본 적 있나요? ‘파워엘리트’인 사대부 상위 10% 빼고 90%는 속칭 ‘개돼지’처럼 살았어요. 

1866년 상황을 보면, 아편전쟁과 중·일 전쟁에서 중국은 굴욕적인 난징조약을 체결했어요. 러시아에게 연해주 땅도 빼앗겼고요. 일본 다음으로 청나라가 강제로나마 열리기 시작했는데, 힘없는 조선이 이때 멍청하게 쇄국정책을 펼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국제 정세를 파악할만한 전문가가 없었다고 봐야죠.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 불과 40년 만에 유럽의 ‘늙은 호랑이’ 러시아를 잡았는데, 우리는 멍청하게 문을 닫고 약 30년을 허송세월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제 눈엔 지금 정부도 마찬가지에요. 대한민국 조선시대 외교 수준이에요. 북한은 같은 나라이니 외교상대라고 볼 수 없죠. 외교부에 있는 고급인력들은 전부 다 해외 나가서 놀고먹고요. 

요즘 중국이 대한민국 특사 하대하는 것 좀 보세요. 특사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대신하는 사람인데, 시진핑 주석이 맞이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일본 특사도 그렇게 대하나요? 일본 특사는 마주보고 얘기합디다. 지금은 1인당 GNP가 3만 불이 넘는 잘 사는 대한민국인데, 왜 북한·중국·미국에 치일까요? 외교가 실종돼서죠. 외교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설움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안타깝습니다.”

김 교수는 강연 중 문재인 정부의 대중(對中) 외교를 비판하고, 동시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계획을 칭찬했다. ⓒ시사오늘
김 교수는 강연 중 문재인 정부의 대중(對中) 외교를 비판하고, 동시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계획을 칭찬했다. ⓒ시사오늘

“文, 평양 정권의 대변인 역할… 박정희, 독재자지만 산업화 성공의 주역”

이어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대중(對中) 외교를 비판하고, 동시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계획을 칭찬했다. 

“현재 중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질서가 형성된 동아시아에서, 우리가 그나마 대접받으려면 아시아-태평양 질서를 주도하는 미국 쪽에 붙어야 해요.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평양 정권의 대변인 역할을 하면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중국이 하대를 하는 겁니다. 베이징에 와도 밥을 혼자 먹어요. 마치 한국을 과거 중국의 성주(城主) 대하듯 해요. 

1948년, 우리는 선택권이 없었지만 운 좋게 미국에 줄을 섰어요. 미국 영향권 하에서 자유민주주의 신봉자 이승만 대통령이 마찬가지로 운 좋게 이 땅에 자유를 이식시켰습니다. 우리가 투쟁해서, 피 흘려서 얻은 게 아니고 그냥 (미국이) 갖다 준 것이죠. 그게 경제에 전념할 수 있던 여건이 됐어요. 

1950년대 한국전쟁으로 초토화된 상태에서, 미국의 원조경제로 겨우 연명하던 대한민국에 군사 쿠데타로 박정희 정권이 들어섰습니다. 독재, 물론 나쁘죠. 그렇지만 ‘5개년 개발계획’으로 어쨌거나 우리나라 산업화 성공의 주역이 됐습니다. 이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미국의 그늘 속에서 우연한 성공을 이룬 거지만요. 덕분에 2000년대 와서 과학기술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거죠. 2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수행시켰기 때문에 3차, 지금의 4차 산업혁명이 온 겁니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발전시킬 중요한 시기를 놓치고 있다고 거듭 지적하면서 대한민국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냉정한 의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으로 국가가 발전할 5년을 놓쳤죠. 문재인 대통령은 뭐 다른가요? 마찬가지로 5년을 놓치고 있어요. 아주 100년 전으로 돌아가서 독립항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우리(민주당)는 ‘선(善)의 상징’이니, 십자군 전쟁을 할 거라는 식이에요. 지배 세력을 교체에만 힘 쏟다가 망조(亡兆)로 가는 거예요. 4차 산업혁명은 사이클 문제에요. 길어봐야 3년입니다. 시기 놓치면 끝이고, 대한민국 경제는 추락할 거예요. 정말 걱정입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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