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잘싸’ 노웅래의 34표와 노무현의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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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잘싸’ 노웅래의 34표와 노무현의 35%
  • 한설희 기자
  • 승인 2019.05.10 19: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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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계파주의에 대한 도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노웅래 의원의 원내대표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였다. 노 의원은 지난 2016년엔 고작 9표, 2018년엔 대폭 늘어난 38표를 얻었지만 모두 떨어졌다. 계파주의의 벽을 깨기 위한 노웅래의 도전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만 하다. ⓒ시사오늘
노웅래 의원의 원내대표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였다. 노 의원은 지난 2016년엔 고작 9표, 2018년엔 대폭 늘어난 38표를 얻었지만 모두 떨어졌다. 계파주의의 벽을 깨기 위한 노웅래의 도전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만 하다. ⓒ시사오늘

신조어 ‘졌잘싸’. ‘졌지만 잘 싸웠다’의 줄임말이다. 강력한 우승 후보에 맞서 도전했지만 결국 아깝게 지고 만 패자(敗者)에게 건네는, 조롱과 위로가 반반씩 섞인 농담일지도 모른다.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1차 선거에서 노웅래 의원은 125표 중 34표를 얻어 고배의 잔을 마셔야 했다. 신임 원내대표가 된 이인영 의원은 54표, 김태년 의원은 37표를 기록했다. 겨우 3표 차이로 노 의원이 낙선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노웅래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진정한 반(反)계파주의적 인물이다.

서울 태생이기에 지역 기반도 없다. 친문도 아니다. 386세대 및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으로 대변되는 진보운동권 출신도 아니다. 애매하게 ‘범친문’으로 통하는 초·재선 모임인 ‘부엉이 모임’ 소속도 아니다. 말 그대로 ‘비빌 구석’ 하나 없이 도전한 셈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떻게 ‘스타 정치인’으로 사람들 가슴 속에 남았나. 

그는 정치인생 내내 온몸으로 지역주의 타파를 외쳤다. 지역주의가 팽배하던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민주당 간판을 달고 부산 동구 지역에 도전해 낙선했다. 3년 후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으로 도전해 다시 낙선했다. 

그러다 1998년 서울 종로 보궐선거에 출마해 결국 당선됐다. 현실을 깨닫고 방향을 틀었나 싶었다. 그랬더니 16대 총선에서 또 부산으로 달려갔다. 비교적 높은 35.69%의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지역주의가 그의 발목을 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17개 부산 지역구 모두 당시 한나라당이 휩쓴 선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세 번의 ‘지역주의 극복기’는 사람들을 울렸다. 사람들은 그를 ‘바보 노무현’이라고 부르며 애정을 표했다. 덕분에 기세를 몰아 대권까지 잡게 됐다. 

노웅래 의원의 원내대표 도전은 마찬가지로 이번이 세 번째였다. 노 의원은 지난 2016년엔 고작 9표, 2018년엔 대폭 늘어난 38표를 얻었지만 모두 떨어졌다. 

지역주의의 벽을 깨기 위한 노무현의 도전과 실패는 긍정적인 평가로 돌아와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계파주의의 벽을 깨기 위한 노웅래의 도전도 마땅히 대접받을 만 하다.

이날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노 의원의 최측근에게 짓궂게도 낙선 소감을 물었다. 그랬더니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총선이 중요해요. 지금 ‘친문 프레임’ 가지고 총선을 치르면 민주당 큰코다쳐요. 우리도 그걸 생각하고 나간 거고요. 중요한 건 친문이 정신을 차리는 거였으니까요. 그나마 이인영 의원이 당선돼서 천만다행이에요. 이번엔 주류 계파가 깨졌다는 거니까요. 아, 물론 3표가 아쉽지 않다고 말하면 그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이거면 됐죠, 뭐.”

물론 계파라는 것은 당권을 잡은 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바뀐다. 과거 ‘구(舊)친노’ 계파에 잠시 속했던 그다. 본인도 스스로를 ‘모태 친노’라고 인정한다. 언젠간 그가 민주당 내에서 주류 계파에 속한 정치인이 될 수도, 계파를 통해 승리할 수도 있다.

아무튼 그는 지금 계파가 없어서 꼴찌로 졌다. 게다가 2등인 김태년 의원의 패배만큼 주목받지도 못하고 있다. 원래 애매한 패자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졌잘싸’라고 말하고 싶다. ‘잘’ 싸웠다. 여기에 진심어린 위로는 섞였지만, 조롱은 없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졌잘싸’의 유사어로 ‘승놀모보’가 있다고 한다. ‘승부를 떠나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는 뜻이다. 고된 일정 끝에 며칠 휴식기를 갖겠다는 노웅래 의원에게 이 말 그대로 돌려주려 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지금의 반계파주의 정신, 절대 놓지 마시라.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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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 2019-05-11 17:36:05
기자분이 따님 아니면 친척이신가? 아님 비웃음 사려고 고의적으로쓴 기사인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