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미래①] ‘바미스럽지 않을’ 개혁보수, 동력얻을까?
[바른미래당 미래①] ‘바미스럽지 않을’ 개혁보수, 동력얻을까?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5.10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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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계 개혁보수, 치열한 투쟁 속
당 지키고 총선서 유의미한 의석 만들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바른미래당의 개혁보수의 갈 길이 궁금하다. 한국당을 떠나온 바른정당계 출신 인사들의 갈길은 당에서 치열하게 싸워 주도권을 잡는 것 아닐까.ⓒ시사오늘(그래픽=김유정)
바른미래당의 개혁보수의 갈 길이 궁금하다. 한국당을 떠나온 바른정당계 출신 인사들의 갈길은 당에서 치열하게 싸워 주도권을 잡는 것 아닐까.ⓒ시사오늘(그래픽=김유정)

주승용 문병호 최고위 참여로 위기 돌파. 김관영 원내대표 사퇴로 일차 봉합. 권은희 김수민 의원 복귀로 이차 봉합. 그러나 휴전일 뿐 내홍의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의총을 통해 탈당 않겠다는 합의도 모아졌지만,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하태경 이준석 최고위원 등의 당무 거부 또한 계속되고 있다. 안철수 유승민 등판론부터 민주평화당 호남계 입당설 등 쉽게 결론나지 않는 어정쩡한 상황을 빗댄 ‘바미스러운 평판’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바미스럽지 않을 바른미래당의 진로를 고민하며, ‘탈당이냐, 투쟁이냐’ 바른정당계 개혁보수의 갈 길부터 모색해본다. 

바른정당계 개혁보수
처절한 투쟁 ‘주목’

바른정당계 개혁보수 정치인들의 갈 길을 생각하면, 그 시작점부터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신보수, 이름 하여 개혁보수의 시작은 김영삼(YS) 문민정부 때부터다. 삼당 합당 후 군정을 종식하며 호랑이를 잡은 YS는 개혁보수의 시대를 열었다. 독재와 싸운 민주화 운동 출신들을 대거 영입한 것이다. 김덕룡 최형우 김무성 김문수 이인제 손학규 이재오 홍준표 정의화 안상수 서청원 김영춘 이성헌 등이 개혁보수 시대의 주역들이었다. 박정희 전두환을 잇는 구보수와는 다른 개혁세력의 등판이었다.

하지만 당을 개혁적으로 이끌고 주도권을 잡아 진취적으로 나아갔는가라는 물음에 그렇지가 못하다는 게 현재의 평가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이들은 비겁했다. 개혁 시스템을 안고 청사진을 밝히려면 당의 헤게모니를 쥔 주도권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하지만 사수하기는커녕 도망 다니기 바빴다는 지적이다. 그 예로 1997년 한나라당 시절 이회창 대선 후보의 수구보수화에 밀려난 경우를 들 수 있다. 당시 개혁보수는 사분오열 됐고, 무기력해졌다. 이에 대해 정세운 시사평론가는 얼마 전 <시사오늘> 칼럼을 통해 그 시기 개혁보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일갈한 바 있다.

“1997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의 대선후보였던 이회창은 ‘YS의 DJ 비자금 수사 유보’를 핑계 삼아 당을 수구적 구보수로 돌려놨다. 개혁 신보수에 밀려나 있던 구 민정당계 세력들과 손을 잡고 당의 헤게모니 장악에 나섰다. 이때부터 신보수의 비겁함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YS가 만들었던 신보수는 구보수와의 싸움에서 밀려나자 당을 떠나거나 스스로 수구화 되는 무기력함을 보였다. 1997년 DJ 승리로 대선이 끝나자 이인제는 DJ 진영에 합류했고, 김영춘 김부겸 등은 2002년 당을 떠나 노무현과 함께했다. 손학규도 당이 수구적 보수의 길을 걷게 되자 탈당을 감행,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당에 남아있던 서청원 김무성은 권토중래(捲土重來)하는 대신 ‘보수정권 창출’이라는 미명 아래 스스로 구보수에 투항했다. 김문수 등은 자신 스스로를 수구 보수화시켰다.” - 정세운 시사평론가 <시사오늘> 칼럼 중 -

개혁보수의 후예들은 이후에도 밀려나기 일쑤였다. 밀물과 밀물로 이어져 안까지 파고들지 못하고 썰물과 썰물로 연결되며 당으로부터 멀어졌다. 그 같은 모습은 박근혜 정부의 집권여당(새누리당) 당시 친박과의 갈등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치열한 투쟁 대신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당내 주류 패권에 날선 비판을 가했지만, 끝까지 안에서 목소리를 내는 대신 탈출하듯 밖으로 나왔다.

“새누리당은 박근혜의 등장으로 박정희 향수까지 불러내고 반개혁적 수구적 집단으로 전락하면서 마침내 탄핵까지 당했다. 신보수는 탄핵정국에서도 여전히 비겁했다. 이들과 싸워 당의 면모를 일신하지 못하고, 스스로 당을 떠나는 비겁함을 보였다.” -정세운 시사평론가 <시사오늘> 칼럼 중-

물론 어쩔 수 없었음을, 내몰린 것임을 바른정당으로 분화된 새누리당 출신 정치인들은 지난해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술회하기도 했다.

이준석 “친박, 정체성 맞지 않다고 온건 보수 내몰아”

 “바른정당이 왜 출범했었나. 과거 (박근혜 정권 때인 2016년) 새누리당 당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유승민 전 대표처럼 온건 보수적 경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며 자르겠다고 한 것 아닌가.” -10월 20일, 이준석 최고위원<시사오늘> 인터뷰 중-

정병국 “비박이라는 이유로 낙인찍히고 아웃돼 버려”

 “새누리당 때도 그랬다. 우리가 가만있었던 게 아니다. 반대 목소리를 내다가 ‘저들은 비박이니까 어쩔 수 없어.’ 낙인찍혔고 결국 아웃돼버렸다. 대통령이 공천 준 사람. 그들은 순응한 사람들이다. 유승민 전 대표처럼 친박이었는데도 반대 목소리 내면 아웃돼버리지 않나. 새누리당은 우리를 쳐내면서 망한 거다.” -12월 10일 정병국 의원 <시사오늘>인터뷰 중-

그럼에도 끝까지 남아 개혁보수의 가치를 위해 싸웠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지도부 사퇴 및 새지도부 구성으로
당 전면에 나서 총선 돌진할 수 있을까

때문에 바른미래당 안의 바른정당계. 그러니까 이들 개혁보수 정치인들이 이번만큼은 탈당이 아닌, 당의 전면에 나서 가열찬 투쟁을 벌이기를 바라는 눈들이 적지 않다. 물론 일각에서는 보수대통합이라는 정계개편 그림을 그리며 이들이 탈당해 자유한국당 행을 택할 거다, 또 그래야 한다는 관점을 피력하기도 한다. 여기에 ‘네가 가라 하와이’라는 영화 <친구> 대사처럼 알아서 탈당해주기를 바라는 반대 노선의 은근한 압박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바른정당계는 처절한 싸움을 벌여 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 지도부 전면에 서며 새판 짜기에 올인 해야 한다는 조언도 상당하다.

정치 관록이 풍부한 여의도 정가의 한 인사는 1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여전히 바른정당계 중심의 탈당설이 배제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손학규 대표가 점점 ‘구악’으로 변하고 있지 않나. 이런 와중에 탈당이 과연 옳은 것인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가 정도를 벗어난 행위들을 하고 있지 않나. 김관영 원내대표와 위법적 사보임을 추진했고, 미완 상태의 선거제를 주먹구구식으로 밀어붙이는 데만 급급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따지고 보면 지금의 바른정당계 개혁보수가 이런 잘못된 것들을 고치지 못해 여기까지 온 것 아니냐”며 “맨 날 도망 다니고 탈당하는 약한 모습을 보여 결국 한국당은 수구화됐다. 바른미래당도 그 같은 전철을 밟을 건가”라고 물었다.

또 다른 야권의 관계자 역시 “바른미래당이 소멸되지 않도록 하는 데까지 해봐야 한다”며 “단, 지금 체제 갖고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고 전제했다. 실제 당을 이루는 기초 지역단위 동향에 따르면 도미노로 탈당해 각자도생하는 움직임들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이에 관계자는 “이미 손 대표 리더십은 한계에 봉착했다”며 “4·3재보선 결과와 당 지지율 위기, 분열 초래에 대해 리더로서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그럼에도 손 대표가  바른정당계들을 내보내고 민주평화당과 합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호남 지역에 기생해 단 몇 석을 건지려는 꼼수 정치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신선한 개혁보수 인물로의 지도부 교체와 새 인물을 당 대표로 세워 변화와 쇄신을 주도하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래야 탈당도 막고, 사람도 모이고, 지지율도 오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의 자강론이 힘을 받고 원심력이 작용해 내년 총선까지 돌진해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치열한 투쟁 끝 쟁취하려면
탈당 아닌 당 안에서 해야

따라서 현재 손 대표 리더십으로는 어렵다며,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하태경 이준석 최고위원을 비롯해 바른정당계 개혁보수 인사들의 의지가 관건이라고 보여 진다. 특히 오신환 의원처럼 최고위 복귀 및 원내대표 선거 도전 등 당내에서의 전투적인 노선 투쟁에 적극 뛰어들려는 강한 행동적 정치인의 면모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견해다.

그런 점에서 하태경 의원의 다음 행보도 주시되고 있다. 하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바른미래당 위기 극복을 위해 계속 노력해오고 있다. 지도부 총사퇴와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당 정상화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즉, 안에서의 적극 투쟁을 예고하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지도부 총사퇴 및 새지도부 구성에 회의적 시각을 보내며 고개를 젓는 상황도 펼쳐지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한 인사는 통화에서 “새 지도부가 나온다 한들 지지율이 올라가는 건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며 “다른 내분이 생길지 모르지만, 손 대표 대신 김 원내대표가 물러남에 따라 당이 우선 봉합의 첫단추를 잘 꿴 셈”이라고 전했다. 뒤이어 “결속력이 높아지는 당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지지율도 오를 수 있다고 본다”며 “화해하는 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구심점을 높일 당내 통합 분위기의 타이밍은 머지않아 올 것으로 본다”고 가늠했다. 예컨대 북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흩어져있는 목소리들을 단일대오로 통일시켜나갈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설명이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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