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미래②] ‘국민의당 호남계+손학규’의 선택지는?
[바른미래당 미래②] ‘국민의당 호남계+손학규’의 선택지는?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5.21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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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유승민 계 합작의 오신환 원내대표 선출 後
꺼내든 혁신위 구성 카드 ‘어게인 2015 새정연’ 복기
정면돌파 택했지만 “그때와 다르다”…회의론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버티는 게 이기는 것이다’는 말이 있다. 또 미국의 유명 대학교수가 한 얘기 중 이런 명언도 있다. “절대 포기하지 마라. 장벽에 부딪히거든, 그것이 절실함을 나에게 물어보는 장치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 마라.” 어쩌면 같은 운명 공동체에 놓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국민의당 호남계는 이런 심중이지 않을까. 그들의 선택지가 궁금하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선출 이후 손학규 대표와 국민의당 호남계의 이후 행보가 궁금한 가운데 어게인 2015 새정치민주연합 때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다.ⓒ시사오늘(그래픽=김유종)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선출 이후 손학규 대표와 국민의당 호남계의 이후 행보가 궁금한 가운데 어게인 2015 새정치민주연합 때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다.ⓒ시사오늘(그래픽=김유종)

'오신환의 승’이 의미하는 것과
‘어게인 2015 새정연’ 때는…?

‘김성식 vs 오신환.’ 그리고 ‘오신환의 승.’ 이것이 말해주는 바른미래당 풍향계의 척도는 크다. 힘의 세기가 어느 쪽으로 기울었는지를 가늠 짓기 때문이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오신환 원내대표 선출’은 ‘안철수+유승민’계가 손을 맞잡은 결과다.

이는 ‘유승민 바른정당계 vs 손학규+국민의당 호남계’ 사이에서 갈등하던 국민의당 안철수계의 입장이 정리됐다는 것을 뜻한다. 당이 민주평화당과 합쳐져 궁극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의 범여권으로 흡수되는 것에 제동을 거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당의 제3의 길, 자강론에 있어 바른정당계도 의심을 받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추후 당의 주도권을 장악해 종국엔 21대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과 뭉치거나 연대를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김성식’이 아닌 ‘오신환’이 되면서 손 대표와 호남계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진 양상이다. 앞으로 이들의 선택지는 어떻게 될까. 그에 관해 당내 중진 의원 측에 의하면 ‘어게인(Again)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 현 더불어민주당)’ 때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귀띔이다. 당시와 지금과는 처한 상황이 매우 다르긴 하지만, 위기를 돌파해낼 수 있는 힌트는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 2015년 사퇴 압박을 받았던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김상곤 혁신위원장, 조국 혁신위원 등으로 구성된 혁신위 카드를 꺼내들었다.ⓒ뉴시스
지난 2015년 사퇴 압박을 받았던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김상곤 혁신위원장, 조국 혁신위원 등으로 구성된 혁신위 카드를 꺼내들었다.ⓒ뉴시스

사퇴 압박 받은 文 꺼내든 혁신위
사분오열 정리, 대권행보 강화 계기

그렇다면, ‘호남계와 손학규 버전’의 '어게인 2015' 새정연 때와 같은 성공은 가능할까.

잠시 그 시각으로 돌아가 보자.

20대 총선을 일 년 앞둔 때였다. 2015년 5월 새정연은 내부 사태 수습을 위해 혁신위원회 체제를 가동했다. 재보선에서 4:0 참패로 끝나자 문재인 대표에 대한 퇴진론은 불거졌다. '친문(문재인)vs 비문', 계파 간 내홍은 컸다. 이때 문 대표가 제시한 카드는 ‘초계파’ 혁신위였다. 당의 전권을 주고, 친문 패권주의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당 개혁안과 공천혁신안을 일임하겠다는 거였다.

문 대표가 바랐던 혁신위원장 후보는 조국 서울대 교수(현 청와대 민정수석)였다. 그러나 이종걸 의원 등 비문 진영의 반대가 커지면서 고사됐다. 하지만 완전 물 건너 간 것은 아니었다. 일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로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인선한 10여 명의 혁신위원 중 조 교수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밖에 혁신위에는 운동권 출신 아니면 범친노 인사들이 대부분이었다.

당초 문 대표는 육참골단(肉斬骨斷) 각오로 계파 분란 해결을 위해 혁신위를 만들어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는 거였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갔다. 오히려 좌클릭의 이동, 호남물갈이, 계파 살생부, 친문 일색 논란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100여일 기간의 혁신위 활동은 재보궐 참패 등으로 사퇴 압력을 받던 문재인 대표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데 활용됐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혁신위 체제는 문 대표 중심의 대권 행보를 굳건히 해주는 밑그림이 돼줬다. 당권파에 있어 사사건건 걸림돌이 된 이들이 알아서 당을 떠나주는 계기도 된 이유에서다. 친노 저격수로 불린 조경태 의원이 당내 주류로부터 내부총질 십자포화를 맞으며 탈당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으로 간 것도 이 기간이다. 안철수, 김한길 등 비주류 수장들의 탈당부터 물갈이 대상이던 호남 중진들까지 잇따라 밀려나듯 떠났다.

친문 입장에서는 앓던 이가 빠짐으로써 사분오열하던 모양새가 일사분란해지면서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됐다는 전갈이다. 또 그 응축력을 바탕으로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중도 확장에도 나설 수 있었다.

호남에서 참패한 것을 빼면 4‧11 총선의 수확물 역시 대 성공적이었다. 단 한 석 차이이긴 했지만,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꾼 새정연(123석)이 새누리당 의석수(122석)를 앞지른 것이다. 물론 이후 무소속으로 살아 돌아온 유승민 의원 등이 복당하면서 제1당은 다시 새누리당이 되긴 했지만, 선거 결과로 보면 엄연히 민주당의 승리였다. 이처럼 오늘날 문재인 정권을 만드는 동력이 된 것이 혁신위 체제였다는 견해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정면돌파를 택하며 마이웨이 행보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위기 돌파를 위해 꺼내든 카드는 혁신위 체제 구성이다.ⓒ뉴시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정면돌파를 택하며 마이웨이 행보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위기 돌파를 위해 꺼내든 카드는 혁신위 체제 구성이다.ⓒ뉴시스

孫 꺼내든 혁신위 카드
정면 돌파의 끝은…?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 선출 후 수세에 몰린 손 대표와 호남계 등이 꺼내든 카드도 혁신위 구성이다. 재보선 패배와 사보임의 비민주적 책임론에 휩싸인 손 대표는 지난주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 내홍을 봉합하고 조기 총선 전략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계파 패권주의에 굴복해 퇴진하는 일은 없다”며 정면 돌파를 택했다.

이번 주에는 우군 확보를 위한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등 당직인선을 강행했다.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에는 각각 채이배 임재훈 의원이 임명됐다. 패스트 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 때 오 원내대표 대신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사보임돼 내분 격화의 중심에 섰던 인물들이다. 또 수석대변인엔 같은 당권파인 최도자 의원에게 맡겨졌다.

지도부 안의 손 대표 측은 주승용 문병호 최고위원까지 4명이 됐다. 반면 '바른정당계+안철수계'의 반대파는 오 원내대표를 비롯해 하태경 이준석 권은희 최고위원, 김수민 청년최고위원 등 5명이다. 이들은 당직자 인선에 “날치기”라며 당직인선은 무효다, 재신임 투표를 할 거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끝까지 마이웨이’ 버티기 전략을 고수 중인 손 대표는 국민의당 호남계와 당권파 지원 속 당직 인선을 마무리하는 대로 혁신위 체제 가동에 본격 나설 태세다. 그러나 궁여책으로 제시된 혁신위 카드가 ‘어게인 2015년 새정연’ 때처럼 성공을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그때는 친문 주류가 강력한 힘으로 문 대표를 뒷받침하고 있었다면, 지금은 아니다. 호남계 등은 '안철수+유승민'계보다 열세의 위치다. 따라서 계속 버틸 수 있을지, 동력을 얻어 힘을 확장해나갈지를 놓고 회의적 시각 역시 적지 않다. 가면 갈수록 손 대표의 리더십만 상처를 입고 불명예 퇴진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점점 들려오는 상황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2015 새정연 문재인 대표 체제 때와 비교하긴 어렵다”며 “문 대표는 당내 친문이라는 확실한 세력이 있었지만, 손 대표는 세력이 약하다. 쉽지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유승민 안철수 두 세력이 연합하면 버티기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어떤 식으로 물러나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반대파에서) 너무 숨통을 죄는 것보다 명예로운 퇴진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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