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통계로 본 노무현 이후②] ‘바보 노무현’에서 ‘새로운 노무현’으로
[주요 통계로 본 노무현 이후②] ‘바보 노무현’에서 ‘새로운 노무현’으로
  • 조서영 기자
  • 승인 2019.05.23 1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로 대신 부산을 택한 바보 노무현
아직도 이루지 못한 지역주의 탈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조서영 기자)

정치권 한 관계자는 2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바보 노무현’에서 ‘새로운 노무현’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첫째로 지역주의 타파”라고 전했다.ⓒ시사오늘 김승종
정치권 한 관계자는 2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바보 노무현’에서 ‘새로운 노무현’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첫째로 지역주의 타파”라고 전했다.ⓒ시사오늘 김유종

“김영삼 총재님, 부산에는 민주주의가 필요 없습니까?”
“야당 없는 민주주의가 어디 있습니까?”

선택지 1번, 역대 전적 1승 2패. 선택지 2번, 최근 전적 1승 무패.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1번보다는 2번을 택했을 것이다. 이 선택은 4년을 좌우하기 때문에 1승의 의미가 더욱 컸다. 하지만 1번을 택한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바보’라고 불렀다.

종로 대신 부산을 택한 ‘바보 노무현’

노무현 전 대통령은 1988년 제13대 총선을 통해 당시 부산직할시 동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첫 승리였다. 하지만 1992년 제14대 총선 때는 재선에 실패하고, 뒤이어 1995년 부산광역시장도 낙선했다. 그렇게 선택지 1번, 부산에서 역대 전적 3전 1승 2패가 만들어졌다.

이후 1996년 제15대 총선은 서울 종로구에 출마해 3위로 낙선했으나, 1998년 이명박 의원의 자진사임으로 종로구 보궐선거에 당선됐다. 그렇게 선택지 2번, 종로에서 최근 전적 1전 1승이 생겼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2000년 제16대 대선 때 다시 부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결과는 낙선.

◇지역갈등

“감히 말씀 드리면 저는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여 부산으로 갔습니다. 지난날 세계 여러 나라의 역사에서 정치인들이 이런 저런 이유를 내세워 집단 간의 불신과 적대감을 부추겨서 벌린 일 치고, 그 집단에게 불행을 가져오지 않은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훗날 역사가 오늘날 우리나라의 상황을 그런 역사의 하나로 쓰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정치인은 그런 역사 속에서 겪어야 할 우리 민족의 불행을 막아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중략) 위험하다고 도전하지도 않는 사람이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 2000년 4월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에 남긴  '낙선 소감문'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손호철 교수는 지역주의를 지역균열지수(RCI, Reginal Cleavage Index)를 통해 평가했다. RCI는 텃밭 지역의 득표율에서 적대 지역의 득표율을 뺀 값으로, 예를 들어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지역-영남지역을, 자유한국당은 영남지역-호남지역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지역균열지수(RCI). 영남지역(부산, 대구, 울산, 경상남북도), 호남지역(광주, 전라남북도) 득표율 평균 기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참고자료, 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지역균열지수(RCI). 영남지역(부산, 대구, 울산, 경상남북도), 호남지역(광주, 전라남북도) 득표율 평균 기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참고자료, 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2017년 제19대 대선은 촛불혁명 이후 치러진 장미대선을 예외로 하면, 지역균열지수 평균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수가 여전히 과반을 넘는다는 점에서 지역주의는 잔재한다.

◇세대갈등

“지역주의는 약화될 것”
“새로운 정치균열이 등장할 것, 대안은 세대, 이념, 이슈”
“더 강한 갈등이 등장하면 지역주의는 사라질 것”

노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일각에서는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치균열이 등장할 것이라 평가했다.

안철현(21세기정치학회)의 논문 〈지역주의 정치와 16대 대선〉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지역주의 정치는 상당히 약화되어 갈 조짐을 보인다”며 “선거의 갈등구도도 세대나 이념, 이슈 등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세대 균열(GCI)ⓒ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참고자료, 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세대 균열지수(GCI, Generational Cleavage Index), 2030과 5060의 득표율 격차 기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참고자료, 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실제로 2007년 제17대 대선을 제외하고, 대체적으로 2030 세대가 지지하는 후보와 5060 세대가 지지하는 후보가 엇갈렸다. 하지만 들쑥날쑥한 세대균열지수를 보면, 세대갈등이 지역갈등을 대신할 수준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이 그리던 정치·사회 분야에서 권위주의에서 벗어난 세상은 조금씩 현실화됐다. 하지만 그가 그토록 바랐던, 지역주의에서 탈피해 새로운 대안이 등장한 대한민국은 여전히 되지 못한 듯보인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2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바보 노무현’에서 ‘새로운 노무현’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첫째로 지역주의 타파”라며 “이젠 바보 노무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