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선조의 존재마저 의심한 明과 문재인 대북외교
[역사로 보는 정치] 선조의 존재마저 의심한 明과 문재인 대북외교
  • 윤명철
  • 승인 2019.05.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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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임진왜란 전후에 발생한 명 조정의 의심은 명군 참전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북을 감싸는 듯한 자세를 보이는 모습에 깊은 우려감이 생긴다. 사진제공=뉴시스
임진왜란 전후에 발생한 명 조정의 의심은 명군 참전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북을 감싸는 듯한 자세를 보이는 모습에 깊은 우려감이 생긴다. 사진제공=뉴시스

임진왜란 초기 선조와 조선 조정의 최대 관심사는 명나라 군대의 참전이었다. 하지만 명은 임진왜란을 전후해 조선과 일본이 공모해 자신들을 침략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의심했다. 명 조정은 심지어 사신을 보내 조선 국왕 선조가 실제 임금인지를 확인할 정도로 조선을 신뢰하지 않았다.

<선조실록> 선조 25년 6월 18일 기사는 “대가가 선천에서 유숙했는데 중국이 조선을 의심한 일을 풀어 주다”라고 전한다.

<실록>은 당시 상황에 대해서 요동 순안 어사(遼東巡按御使) 이시자가 지휘(指揮) 송국신을 보내어 자문(咨文)을 가지고 왔는데 그 자문에 ‘그대 나라가 불궤(不軌)를 도모한다’고 압박했다고 기록했다.
 
이들은 “팔도(八道)의 관찰사가 어찌 한마디도 왜적에 대해 언급한 것이 없고, 팔도의 군현에서 어찌 한 사람도 대의(大義)를 부르짖는 자가 없는가”라며 “어느날 아무 도(道)가 함락당했었고, 어느날 아무 주(州)가 함락당했으며, 어떤 사람이 왜적에게 죽고, 어떤 사람이 왜적에게 붙었으며, 왜적이 장수는 몇 명이고, 군사는 몇만 명인가?”라고 거듭 우리 조정을 압박했다.
 
선조는 “이것은 대개 우리가 왜적과 동모한 것으로 의심해 이렇게 공갈하는 말을 해 우리의 대답을 시험해 보려는 것”이라고 두려워했다.
 
<실록>에 따르면, 사실 앞서 명나라 복건성의 행상(行商) 허의후 등이 명나라에 은밀히 “조선이 일본에 나귀를 바치고 일본과 모의해 명나라를 침범하려 하면서 조선이 그의 선봉이 되기로 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명은 조선을 의심했고, 조선의 패전 소식이 알려지자 명 조정도 혼란에 빠졌다. 이때 각로(閣老) 허국(許國)은 “내가 일찍이 조선에 사신으로 간 적이 있어 그 실정을 익히 아는데, 조선은 예의(禮義)의 나라이니 결코 이와 같은 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선을 옹호했다.
 
반면 요동(遼東) 사람이 전언(傳言)하기를, “조선이 실지로는 왜노(倭奴)와 함께 배반하고는 거짓으로 가짜 왕(王)을 정해 길을 인도해 쳐들어온다”고 고했다.
 
명 조정이 조선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혼란에 빠질 무렵, 이전에 명사(明使) 왕경민(王敬民)을 수행해 선조의 얼굴을 봤던 송국신이라는 이가 “내가 일찍이 사신의 두목(頭目)으로서 조선에 이르러 그 국왕을 보았으니, 내가 지금 가서 보면 반드시 기억해 알아볼 수 있겠다”고 자청했다.
 
명 조정은 그의 말에 의해 자문을 전달한다는 핑계로 와서 살펴보도록 했다. 송국신은 선조를 보고 나와 역관(譯官)에게 “순안(巡按)이 내가 일찍이 사신을 따라 와서 국왕의 얼굴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나로 하여금 와서 진위를 살피도록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정은 정권이 최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며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지 않는 이상 조미 대화는 재개될 수 없으며 핵 문제 해결 전망도 그만큼 요원해질 것”이라며 대결 구도를 조장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얼마 전 <문재인 정부 2년 특별대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일단 유엔안보리 결의는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겨냥한 것이었다”며 ”그 이전에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문제 삼은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번이나 이번 북한의 훈련 발사는 일단 그 구역 밖에 있고, 군사합의 이후에도 남북이 함께 기존의 무기체계를 더 발달시키기 위한 그런 시험발사나 훈련 등은 계속해 오고 있기 때문에 남북 간의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정부 당시 정보부 수장이었던 이종찬 전 국정원장은 최근 <주간동아>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미사일은 신형이다. 그렇다 보니 판단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을 거다. 그 대신 정부가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했다”며 “정부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국민으로 하여금 문재인 정부가 북한 미사일 도발을 감추려 한다는 의심을 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임진왜란 전후에 발생한 명 조정의 의심은 명군 참전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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