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면 되게 하라’…건설업계, 검단·운정 분양전략
‘안 되면 되게 하라’…건설업계, 검단·운정 분양전략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05.27 16: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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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 3기 신도시 조성계획 등으로 인천 검단신도시,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등 2기 신도시 분양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해당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 중인 건설사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저마다 펼치고 있다.

'당장 안 되도 괜찮아'…길게 보는 검단

27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올해 들어 검단신도시에 신규 공급된 아파트들은 대부분 미분양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1월 '검단 한신 더휴', 지난 2월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는 각각 0.94 대 1, 0.8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3월 이후에는 상황이 더 나빠졌다. '검단불로 대광로제비앙', '인천 대방노블랜드 1차' 등의 청약마감률은 2순위까지 합산해 각각 3%, 6%에 그쳤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검단 파라곤'도 총 874가구 공급에 1·2순위를 합쳐 264명만 청약을 신청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우려했던 미분양 사태가 현실화되면서 이미 검단신도시에 터를 잡은 지역 주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검단신도시입주자총연합회는 지난 25일 인천지하철 2호선 완정역 앞 완정어린이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3기 신도시 지정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인천 계양, 경기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 사업을 백지화하라. 검단은 이제 첫 삽을 뜨는데 정부는 3기 신도시 정책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건설사들은 잠시 패닉에 빠지긴 했지만 이내 차분함을 되찾은 눈치다. 악재가 있긴 했지만 검단신도시가 가진 잠재력을 감안하면 미분양·미계약 물량은 어떻게든 소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지난 23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교통 확충 대책을 내놓은 것처럼 정부의 추가적인 당근 제시를 기대하는 업체들도 많은 모양새다.

A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인천 계양이 1만7000가구, 부천 대장이 2만 가구고, 검단은 7만5000가구다. 3기 신도시는 아직 실체도 없고,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다. 길게 보면 수요를 흡수하는 건 결국 검단"이라며 "신도시는 조성 초기에는 항상 미분양도 겪고, 집값 하락도 겪는다. 그런 경험들이 있기 때문에 애초에 사업계획 자체를 장기적으로 잡아 놨다. 3기 신도시 여파가 생각보다 크긴 했지만 강서 쪽에서 실거주 목적의 집을 찾는 수요자들이 분명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건설사 관계자도 "다들 잘 되는 지역에서 우리만 안 됐다면 문제지만, 다들 안 되는 지역에서 우리도 안 된 거여서 크게 걱정은 안 한다. 대세라는 게 있지 않느냐. 지금 당장의 흐름은 검단 쪽 사업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며 "오히려 잘 된 셈이라는 생각도 든다. 3기 신도시에 대한 수분양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지지부진했던 지하철 연장사업이 탄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지역에서는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단신도시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평당 1100만 원대 아파트도 필수적인 발코니 확장 비용을 합치면 1200만 원대를 넘는다"며 "인천 계양, 부천 대장 등으로 공급량은 늘었고, 투자자들의 이탈로 수요량은 줄었으니 수요공급의 법칙에 맞게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 아직 본격적인 입주 시기까지만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입주 직전 마이너스 피 물량을 노리는 실수요자들이 많은 상황이다. 차라리 건설사들이 스스로 가격을 내리는 게 더 옳은 방향"이라고 꼬집었다.

'맞들면 낫다'…대규모 미분양 막겠다는 운정

일산·운정·검단 지역 주민 연합회들이 문재인 정부의 3기 신도시 조성계획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뉴시스
일산·운정·검단 지역 주민 연합회들이 문재인 정부의 3기 신도시 조성계획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뉴시스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는 정부의 3기 신도시 조성 방침에 직격탄을 맞은 지역이다. 실제로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운정신도시연합회는 최근 연이어 열리고 있는 3기 신도시 반대집회를 주도하는 집단이다. 이들은 지난 25일 3차 집회를 개최하고 "입주 폭탄으로 악성 미분양에 시달리는 지역에 꼭 이랬어야 했느냐. 3기 신도시를 즉각 철회하라"고 비판했다. 운정에 특히 3기 신도시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은 건 운정 3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운정 3지구에 분양예정인 아파트는 대우건설의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 우미건설의 '파주 운정 우미린스테이', 중흥건설의 '운정 중흥S-클래스', 대방건설의 '운정1차 대방노블랜드',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파주운정' 등 약 5000가구 규모다. 하지만 운정은 현재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집값 하락, 공급과잉 현상 등으로 분양시장 불투명성이 심화됐다. 또한 신도시 조성 초기에 약속됐던 광역교통망 구축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3기 신도시 문제가 불거지면서 주민들의 불만도 극심하다. 3지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 않은 이유다.

실제로 운정신도시연합회 측은 1차 집회에서 "정부가 10년이 다 되도록 제대로 된 광역교통망을 구축하지 않아 운정신도시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며 "운정 3지구까지 감안하면 교통 대재앙이 예상된다. 지하철 3호선을 연결해 주민들의 만성적 교통지옥을 해소해 달라"고 지적했다. 당시 본지와 만난 한 주민은 "차라리 3지구 분양이 안 됐으면 좋겠다. 미분양·미계약 사태가 발생할 게 뻔하다. 또 3지구가 들어서면 가뜩이나 불편한 교통이 더욱 불편할 것"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건설사들은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예고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중흥건설, 대방건설 등은 오는 6월 2800여 가구의 동시분양을 논의 중이다. 동시분양을 통해 집객효과를 노리고, 미분양 물량을 최소화하겠다는 심산이다. 경기 파주 지역에서 동시분양이 이뤄지는 건 12년 만이다. 이와 함께 계약금 분납, 중도금 무이자, 이자 후불제 등 수요자들에게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C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미분양·미계약 물량이 꽤 나올 수밖에 없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GTX-A 효과가 예상보다 미미하다. 3기 신도시 논란에 다 휩쓸렸다"며 "개인적으로는 얼마나 합리적으로 분양가를 책정하는지가 성패를 가를 것 같은데, 분양가를 낮춰서 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D건설사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견본주택을 찾도록 하고, 직접 운정신도시를 둘러보게 해야 한다는 데에는 다들 공감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좋지 않은 소식들이 강조됐는데, 사실 와서 둘러보면 굉장히 주거환경이 뛰어난 지역"이라며 "최근 분위기를 고려한 적정 수준의 분양가를 책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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