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과 실리 사이’…한국당, 국회 복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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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과 실리 사이’…한국당, 국회 복귀할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5.27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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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투어 끝, 타이밍 무르익어…전문가들 “명분 만들어줘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여야 대치는 날로 격화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자유한국당이 국회 복귀 타이밍을 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시스
여야 대치는 날로 격화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자유한국당이 국회 복귀 타이밍을 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시스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다. 선거법 개정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후 계속된 여야 대립이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에 국회법상 자동으로 소집되는 6월 국회마저 ‘개점휴업’ 상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진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파행에 대한 책임론이 한국당을 향하고 있는 데다, ‘총선 시즌’에 돌입하기 전 주요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압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경 대치 지속…깊어지는 ‘감정의 골’

여야는 휴일인 26일에도 강경 대치를 계속했다. 한국당이 요구한 ‘패스트트랙 지정 사과·철회’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다. 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과와 철회는)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국회 정상화를 위한 패스트트랙 철회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 한국당 강효상 의원의 ‘외교 기밀 누설 논란’에 대해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이 “한미동맹 균열의 실상을 알린 강 의원에 대해 문재인 정권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금 당장 강 의원에 대한 겁박과 권력의 횡포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이 “진정한 보수당이라면 외교기밀을 누설한 의원을 제명하고 국민께 사죄하라”고 받아치면서 감정의 골은 오히려 더 깊어진 상황이다.

한국당 향하는 책임론…조만간 복귀?

그러나 여야의 강경 대치 분위기와는 별개로,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복귀 타이밍’을 재고 있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국회 장기 파행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론’의 방향이 한국당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수행하고 2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회 장기 파행의 책임이 한국당에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51.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에 책임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7.1%에 불과했다. 동 조사에서 ‘패스트트랙 철회 주장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44.0%로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 42.2%보다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명분에는 동의하지만 일단 국회로 돌아오라’는 여론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 시즌 눈앞…“일 할 시간 없다”

‘총선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민생을 외면한다’는 꼬리표가 달라붙는 것도 부담이다. 과거 새누리당에 몸담았던 한 정치권 관계자는 27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가을부터는 사실상 선거 모드라 보좌진들이 대부분 지역구로 내려가기 때문에 국회 일에는 거의 신경을 못 쓴다고 보면 된다”며 “총선 직전에는 국감(국정감사)도 제대로 진행이 안 되는데 무슨 법안을 심의하고 처리하겠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당 입장에서도 추경은 처리해야 할 거고, 선거법도 이제는 국회에 들어가서 협상을 해야 할 상황이고, 유치원 3법처럼 사회적으로 관심이 많은 법안도 남아 있어서 시간을 더 끌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아마도 6월 안에는 (국회로) 돌아가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복귀 명분 없어…“명분 만들어줘야” 지적도

다만 한국당이 국회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정부여당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민주당이 “사과도 철회도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상태에서 한국당이 국회로 돌아갈 ‘명분’이 없다는 논리다. 실제로 한국당 내부에서는 ‘패스트트랙 철회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대통령이 나서서 설득하려고 하는 노력을 보여야 명분이 생긴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관계자 역시 “타이밍은 무르익었지만, 여당이 명분은 만들어줘야 한다. 여당이 양보를 하든 설득을 하든 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지도부도 강경파 의원들에게 할 말이 생긴다”며 “패스트트랙 철회가 어렵다면, 여야 영수회담을 하든 해서 틈을 만들어 줘야 한다. 국회 정상화는 여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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