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식의 正論직구] 국내 유수 가구업체의 실책과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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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正論직구] 국내 유수 가구업체의 실책과 시련
  • 김웅식 기자
  • 승인 2019.05.30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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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은폐 의혹으로 ‘불매 운동’ 지속돼 영업이익 급감
2017년말 18만원대 주가는 5월 현재 반토막 아래로 폭락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웅식 기자]

국내 유수의 가구업체가 사내 임직원의 성추행과 은폐 시도, 그리고 실적악화와 주가폭락  등 연이은 악재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승승장구하던 회사에 이상 징후가 생긴 것은 지난 2017년부터다. 그해 하반기 한 여직원이 사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회사 측이 이를 덮으려 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회적 공분을 샀다. 소비자들이 사내 성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이 업체를 ‘불매 기업 리스트’에 올려 공유하고 불매운동에 나섰다. 소비자들은 제품 불매뿐만 아니라 홈쇼핑 이커머스에도 압박을 가해 판매방송을 못하도록 했다. 

지난 2018년에도 한 임원이 여성 직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울분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주부들 사이에서 ‘불매 운동’이 확산됐고, 이 회사 제품의 판매액은 떨어졌다. 주요 매출처인 홈쇼핑에서 판매를 거의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출 급감과 함께 일부 홈쇼핑은 이 회사 제품 방송을 연기하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국내 가구업계 1위 업체가 사내 임직원의 성추행과 은폐 시도, 그리고 실적악화와 주가폭락  등 연이은 악재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2017년 하반기 한 여직원이 사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회사 측이 이를 덮으려 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회적 공분을 샀고, 소비자들이 이 업체를 ‘불매 기업 리스트’에 올려 불매운동에 나섰다. ⓒ인터넷커뮤니티
국내 유수의 가구 업체가 사내 임직원의 성추행과 은폐 시도, 그리고 실적악화와 주가폭락  등 연이은 악재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2017년 하반기 한 여직원이 사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회사 측이 이를 덮으려 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회적 공분을 샀고, 소비자들이 이 업체를 ‘불매 기업 리스트’에 올려 불매운동에 나섰다. ⓒ인터넷커뮤니티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는 매출 2조원 신화를 이뤄낸 지 불과 1년 만인 2018년에 영업이익 반 토막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은 560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영업이익 1405억원 대비 60.1% 급감했다. 매출은 1조9285억원으로 전년 2조625억원보다 6.5% 줄어 2조원 아래로 밀려난 것은 물론, 2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좋지 않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250억원보다 11.6% 줄어든 221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도덕성과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주가까지 폭락하는 2연타를 맞았다. 지난 2017년 말 18만원 대이던 주가는 5월말 현재 반토막 아래인 8만원 후반 대로 떨어졌다. 경쟁사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회사의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가구업계 경쟁 구도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기업 이미지도 계속해서 타격을 입고 있다. 성폭행 파문과 은폐 시도의 후폭풍이 아직 진행형이다.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이 발표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에서 이 회사는 사회책임경영 부문 등급이 B에서 C로 조정됐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근로자 인권 보호가 전반적으로 취약하며 회사 내 준법경영, 윤리경영 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곪은 상처는 드러내 제대로 치료해야 몸이 건강해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회사의 지속 발전은 경영자 혼자의 힘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오늘날 기업이 크든 작든 성장을 오래도록 이어가려면 구성원 모두 윤리경영에 솔선수범해야 한다. 성추행 같은 범죄행위를 방조하거나 은폐하려 해서는 지속성장을 구가할 수 없다.

담당업무 : 논설위원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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