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검은 대륙 아프리카, 그 색다른 음악의 감성을 듣다5
스크롤 이동 상태바
[칼럼] 검은 대륙 아프리카, 그 색다른 음악의 감성을 듣다5
  •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5.30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선호의 지구촌 음악산책(43) 모잠비크에 피어난 꽃 Mingas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모잠비크지도.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모잠비크지도.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제국주의 식민 지배를 받고 해방된 나라 대부분은 좌우 이념 대립에 따른 내전에 휩싸이게 된다. 부추기는 열강이 있어서 전쟁은 더 치열하고 참혹해진다. 그리고 그 결과로 참담한 인명 피해와 살상이 일어나고 또 폐허를 만든다. 사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6.25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읽혀진다. 전사하거나 학살된 인명만 100만으로 추산된다(국군전사 13만 7899명, 경찰 3131명, 북한군 사망 52만 명, UN군 3만 7902명, 중공군 14만 8600명, 남측 민간인 24만 4663명).

아프리카의 남동 해안에 자리 잡고 있는 모잠비크는1498년부터 1975년까지 거의 5세기 동안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다. 모잠비크의 독립운동은 1964년부터 시작됐는데 이 시기에 문화는 총괄적으로 볼 때 투쟁의 한 부분이기도 했다.

1975년 독립 이후 모잠비크 역시 내전에 휩싸여 약 1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내전은 늘 참혹하고 또 참담한 결과를 가져온다. 다행하게 1992년 총성은 멎었다. 하지만 내전으로 나라는 피폐해져 있고 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환자는 전 국민의 12%에 이른다. 감염 사실을 숨기는 일이 더 많아서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큰 도로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감염률이 높다. 먹고 살기 위해 트럭 운전사나 장사꾼들에게 매춘하다가 감염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 가슴 아픈 것은 길가에서 그들의 남편이 자기 부인의 몸을 팔기 위해 호객행위를 한다는 것이다. 우울한 이야기는 그만하고.

밍가스.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밍가스.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한편 모잠비크의 음악은 1975년 독립한 이후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한다. 과거 식민지 시절 유행하던 유럽 스타일의 음악은 애국심 때문에 대부분 걷어 치우게 됐고, 인근의 탄자니아, 잠비아 등의 지역에서 유행하는 전통 음악과 유사한 지역적 멜로디의 음악을 연주하는 경향으로 바뀌게 된다. 또한 가사 역시 사회적 비판이나 삶의 이야기로 채워져 갔다.

1978년 이후에는 국가적으로 전국 음악 축제 등도 기획 운영됐고, 전통 음악인들은 지역적 특성이 담긴 악기도 만들어서 연주하게 된다. 그 재료로는 조롱박, 가죽끈, 갈대, 뿔 등을 사용했는데 구체적으로는 Timbila, Valimba(마림바 류), Xitende(조롱박 현악기), Kalimba(손가락 피아노), Xipala-Pala(영양 뿔), Xigovia( 조롱박 피리), Xipendane 와 Xizambe(Mouth - Bows) 등이다.

이러한 음악들은 이후 인종적 지역적으로 갈라져서 보다 다양한 형태로 세분화돼 간다. 한 민족학자 통계에 의하면, 모잠비크에서는 사용하는 언어만 43개 쯤 된다 하니 그럴 만도 하다.

밍가스.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밍가스.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한편 모잠비크의 뮤지션들은 혼자 연주하거나 노래하는 것보다 그룹으로 활동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이것은 아마도 아프리카 고유의 폴리포니적인 성향이 배어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대중음악에 있어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Chopi족의 Timbila(목제 실로폰을 주로 사용하는 음악), 다른 하나는 모잠비크 대도시 중심으로 널리 퍼져있는 댄스 리듬의 Marrabenta 음악이 있다. 이 가운데 마라벤타는 우리가 듣기에도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아프로 사운드'에 가까운 음악이라 하겠다. 

밍가스.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밍가스.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대표적인 마라벤타 가수로는 Mingas를 꼽고 싶다. Mingas는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 출신으로 본명은 Elisa Domingas Jamisse이다. 그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전설로 불리는 미리암 마케바, 휴 마세켈라와도 공연했고, 2006년 모잠비크 출신 파두 아이콘 Mariza의 공연에서 오프닝 송을 부르기도 했다. 그녀는 꽤 오랜 동안 활동했던 것에 비해 음반은 비교적 늦게 냈다. 2005년 처음 낸 'Vuka Africa' 수록곡들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잘 담고 있는 음반이라 하겠다.  노랫말은 포르투갈어도 있지만, 모잠비크의 수도 마푸토의 Chopi 족(族) 어로 부른 곡도 많다.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지구촌 음악과 놀다 - 2016 세종우수도서 선정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