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窓] “힘을 빼라니까요” 
[사색의 窓] “힘을 빼라니까요” 
  • 김웅식 기자
  • 승인 2019.05.31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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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웅식 기자)

어깨와 팔에 힘을 빼고 부드럽게 공을 쳐야 하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이 어깃장이 나 따로 노는 것이다. 욕심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홈런’은 말할 것도 없고 ‘안타’ 치는 것도 어려울 때가 많다. ⓒ인터넷커뮤니티
어깨와 팔에 힘을 빼고 부드럽게 공을 쳐야 하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이 어깃장이 나 따로 노는 것이다. 힘 빼기는 비단 골프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욕심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홈런’은 말할 것도 없고 ‘안타’ 치는 것도 어려울 때가 많다. ⓒ인터넷커뮤니티

힘 빼기는 비단 골프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야구선수들의 경우에도 어깨에 힘을 잔뜩 주면 공이 제대로 맞지 않는다고 한다. 어깨를 자연스럽게 해야 스윙이 무리 없이 되고 방망이가 잘 돌아 안타와 홈런이 나온다. 

요즘 효과적인 독서 방법이 없을까 하고 찾게 된다. 많은 사람이 필사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글을 그대로 베낀다는 게 생각처럼 쉬운 게 아니다. 처음에 한 문장을 필사하면서 또박 또박 힘을 줘서 필사를 했다. 그런데 손이 아파 계속해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10분을 집중해 쓰더라도 손가락이 아파온다. 

하루는 펜을 가볍게 쥐고 글을 써봤다. 볼펜 볼이 자연스럽게 굴러가면서 글이 자연스럽게 써지는 유연한 느낌. 그 뭐랄까, 고치가 실을 내어뿜듯이 글이 잘 써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 이후로 필사가 고된 일이 아닌 즐기는 놀이가 됐다. 필사를 하는 데도 힘 빼기는 중요하다. 

그냥 쓰고 싶은 대로 쓰다 보면 인생이란 언제 어떤 길로 나를 이끌지 모른다. 문제는 꾸준히 쓰면, 즐기면서 쓰면 되는 것이다. 글쓰기를 배워서 그 무엇이 되려는 생각, 누구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얼굴에 인상이 써지면서 글은 멈추고 만다. 그러니 우선 그저 글은 내 삶이려니, 즐거운 취미 또는 친구려니 하고 쓰다 보면 기회는 우연처럼 찾아온다.

전문 연주자든 아마추어 연주자든 악기를 다뤄본 사람들은 힘이 들어가면 제대로 된 연주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 특히 어깨에 힘이 들어갈 경우, 악기와 직접 접촉하는 팔과 손, 손가락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름다운 선율을 내는 것은 힘들다. 힘이 필요할 듯 싶은 타악기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가령 드럼을 친다고 할 때, 잔뜩 힘이 들어간 상태에서 32비트 같은 속주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문연주자들이 무대에서 연주를 할 때 음색과 기교는 물론이고 몸짓마저 우아하게 보이는 것은 힘을 빼는 경지를 넘어 강약과 완급으로 힘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웃음은 억지웃음보다 자연스러운 웃음이 건강에 좋다. 물론 억지웃음일지라도 안 웃는 것보다야 좋겠지만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은 상대방에게 건강한 기운을 주기에 서로 이익이 된다. 웃음이 많은 낙천가는 많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번 웃으면 5분 운동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고, 쾌활하게 웃을 때는 우리 몸속 650개 근육 가운데 231개가 움직인다고 한다. 그래서 웃을 바에야 크게 웃는 것이 좋다. 

자연스러운 웃음을 보여주려면 얼굴에 힘을 줘서는 안 된다. 힘을 주는 순간 얼굴이 굳어져 미소가 번지지 않는다. 고속도로에 차들이 막혀 정체돼 있는 모습이랄까. 차들이 쌩쌩 달려야 소통이 잘 되듯이 얼굴에도 막힘이 없는, 힘을 빼야 환한 웃음을 지울 수 있다.

어깨와 팔에 힘을 빼고 부드럽게 공을 쳐야 하는데, 그것이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욕심 때문에 몸과 마음이 어깃장이 나 따로 노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홈런’은 말할 것도 없고 ‘안타’ 치는 것도 어려울 때가 많다. 

담당업무 : 산업부 소속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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