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정선 “화재 시 골든타임, 대응장비 질도 중요하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인터뷰] 배정선 “화재 시 골든타임, 대응장비 질도 중요하다”
  • 홍성인 기자
  • 승인 2019.06.04 09: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정선 에코런케이 상임고문
화재 대피용 마스크 최대한 착용 쉽게 만들어야
열차 화재 사고 대비용 장비 열차 밖 비치 문제
대형사고 발생 후 지속적 경각심 가져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홍성인 기자]

배정선 에코런케이 상임고문은 화재 발생 시 대응장비는 최대한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신속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시사오늘=권희정 기자
배정선 에코런케이 상임고문은 화재 발생 시 대응장비는 최대한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신속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시사오늘=권희정 기자

“화재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순간 패닉 상태가 된다. 이러한 위급한 상황에 대응 장비들이 복잡하거나 빠른 대응이 어렵다면 상황만 더 악화시킬 뿐이다.”

화재로 인한 사망사고 발생 시 일반적으로 화상에 의한 인명피해를 생각하지만 실제 사망에 이르게 하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유독가스’에 의한 것이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 2017년 제천 모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에도 유독가스가 주된 사망 원인이었다.

소방방재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연 평균 화재사건으로 인한 사상자는 300여명이며 이들 중 70%는 유독가스 흡입으로 인한 질식사로 확인됐다.

보통 화재가 발생할 시 ‘골든타임’으로 5~10분 정도를 본다. 그 이후부턴 화재가 확산돼 제대로 대처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에 그 시간 안에 현장으로부터 대피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에코런케이’는 화재가 발생한 위급상황에서 골든타임을 견딜 수 있는 화재 대피 마스크 ‘숨틀 ST-300’을 선보이고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숨틀 ST-300’은 기존 화재 대피용 마스크 제품에 비해 신속성,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방독면 타입 제품은 착용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 안경 착용자들은 안경을 쓴 채로 착용하기 어려운 단점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숨틀 ST-300’는 착용성을 높이고, 산소 공급 등 다양한 기능을 지녔다.

지난 5월 28일 에코런케이 본사에서 배정선 상임고문을 만나 ‘숨틀 ST-300’에 대한 내용과 국내 화재 방재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숨틀 ST-300’ 기능에 대한 설명해 달라.

“‘숨틀 ST-300’은 무엇보다 원가 절감을 통해 타사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부피와 무게를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마스크 전면에 반사 필름이 부착돼 광원에 반사해 구조 시 착용자 위치 식별이 용이하게 돼 있다. 또 마스크 착용시 목끈을 조이면 자동으로 비상 랜턴이 켜져 착용자의 피신에 도움을 줌과 동시에 위치 식별에 용이하다.

‘숨틀 ST-300’는 모양이 방독면 형태로 돼 있어 외부를 볼 수 있는 공간의 시야확보도 중요하다. 방독면도 착용하면 내부에 김서림이 나타날 수 있어 외부 시야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이에 우리는 안티 포그 필름을 사용해 김서림 등에 대응할 수 있다. 초경량 난연 소재도 중요한 부분이다. 물론 화재 대응 마스크이기 때문에 난연소재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겠지만 고열에도 녹지 않는 특수 소재로 착용자의 기본적인 안전을 도모했다.

호흡과 관련된 마스크 부분은 고효율 필터를 사용했다. 이는 화재시 발생하는 CO(일산화탄소)를 포함해 유해가스, 연기를 효과적으로 막아준다. 또 우리 제품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산소발생팩은 화재시 유독가스 속에서도 유지력을 높여준다. 호흡으로 발산되는 수분과 이산화탄소 등과 반응해 산소를 발생하는 고형 산소로 착용 후 2-3분 내로 산소가 발생하며 약 10여분간 지속된다. 보통 화재가 발생한 곳에 있으면 호흡도 거칠고 빨라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방재 마스크를 착용해도 유독가스 등이 흡입되기 쉽다. 하지만 ‘숨틀 ST-300’의 적절한 산소 공급은 호흡을 용이하게 하고, 심리적 안정 효과를 줄 수 있다.

이외에도 기존 성인 치수에 맞춰 나오는 구조 용품과 달리 모든 사용자를 고려한 디자인으로 치수별로 구매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창업한 지 1년 남짓 된 스타트업 기업이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모든 스타트업 기업들이 그렇듯이 자금 문제는 항상 부담이 된다. 정부의 지원이라고 해도 받는 과정이 쉽지 않다. 그동안 기업 대표 역시 이런 부분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또 출시된 ‘숨틀 ST-300’ 이전 버전 제품에는 이런 저런 아쉬운 점들이 있어 판로 확보도 쉽지 않았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후 이제 완성된 제품을 내놨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부분이다. 초기 제품 개발과정에서 자재 수급 등이 용이하지 않았던 점도 기억에 난다. 생산하는 공장도 마땅치 않았고…. 그나마 요즘은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현재 조달청에 등록된 제품과 해외시장에서 우리 제품과 유사한 제품을 찾지는 못했다. 자기 것이 최고라고는 생각하지만 우리 제품을 따라올 제품을 없을 것 같다.”

배정선 에코런케이 상임고문은 열차 화재 대응장비가 열차 밖에 비치돼 있는 것은 분명한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시사오늘=권희정 기자
배정선 에코런케이 상임고문은 열차 화재 대응장비가 열차 밖에 비치돼 있는 것은 분명한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시사오늘=권희정 기자

-앞으로 판매망 확보가 중요할 것 같다.

“제품 경쟁력은 충분히 있다고 자부한다. 또 현재 서울시 예비 사회적기업에 등록한 상태이다. 단순히 기업의 이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다시 환원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예를 들면 물건을 판매하면 일정부분을 기부를 통해 제공하는 형태이다. 이미 모 요양병원에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종종 제품 가격(조달 단가 : 3만5000원)이 비싸지 않느냐는 문의를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생명을 담보하는 가격’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가격이 과연 비싼가라고 반문하고 싶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우리 제품에 대해 소개하자 상당히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관공서를 비롯한 공동이용시설 등에는 꼭 필요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국내 비상 대응 시스템에 아쉬운 점은 없나.

“현재 지하철 등을 탈 때 유심히 살펴보면 방독면을 구비한 곳이 눈에 띄게 늘었다. 아마도 과거 대구 지하철 참사 등으로 경각심이 생긴 듯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비상 대응 물품이 열차 내부에 있지 않고 플렛폼 등 열차 밖에 구비돼 있다는 점이다. 이미 열차 안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언제 플렛폼까지 가서 방독면 등을 쓰겠나. 사고는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른다. 손이 바로 닿을 수 있는 곳에 대응 장비가 있어야 하는 것이 맞다.

또 큰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그 때 뿐인 관심도 문제다. 시스템은 지속적인 관심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라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성장하는 과정의 양면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사고가 터지고 나서 돌아보면 우리가 간과했던 것들이 드러난다. 이제 그런 부분들을 하나 둘 씩 찾아서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기업이 가진 계획에 대해 설명해달라.

“우리 제품의 수명은 보통 5년이다. 수명이 끝난 제품들을 단순히 폐기하는 것이 아닌 어린 아이들의 교육용으로 재활용하고 싶다. 요즘 아이들을 대상으로 재난대응훈련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방독면 착용법이나 우리 제품과 같은 마스크 착용법 등을 미리 익히는 것도 비상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노력한 자만이 선택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