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법 개정 이번엔 될까…맥주업계 “기대반 우려반”
주세법 개정 이번엔 될까…맥주업계 “기대반 우려반”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9.06.04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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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만에 종가세에서 종량세로…맥주 우선전환
6개월 간 3번 지연…“정부 개편 의지 의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주최 주류과세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가 열린 3일 오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이 '주류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토론에는 강성태 한국주류산업협회장, 경기호 한국막걸리협회 수석부회장, 이종수 무학 사장,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뉴시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주최 주류과세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가 열린 3일 오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이 '주류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토론에는 강성태 한국주류산업협회장, 경기호 한국막걸리협회 수석부회장, 이종수 무학 사장,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뉴시스

맥주를 종량세로 우선전환하는 내용의 주세법 개편안 가닥이 잡힌 가운데 맥주업계는 대체적으로 환영의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주세법 개정 과정이 연이어 미뤄져 왔던 만큼 주세법 개정이 현실화될지 불안감도 여전한 모습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은 지난 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공청회를 열고 정부의 연구용역에 따라 ‘주류 과세체계 개편에 관한 연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종량세 전환 방안으로 △맥주만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 △맥주와 막걸리를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 △전(全)주종을 종량세로 전환하되 맥주와 막걸리 외 주종은 일정 기간(예: 5년) 시행시기를 유예하는 방안 등 3가지를 제시했다.

맥주업계에서는 맥주를 종량세로 우선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실제 이번 주세법 논의는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 간 과세표준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면서부터 시작됐다. 현재 국산 맥주는 제조원가, 판매관리비, 이윤을 더한 값을 과세표준으로 잡고 72%의 세율이 책정돼 있다. 국산 맥주 1ℓ에 붙는 세금은 주세를 비롯해 교육세와 부가가치세 포함 1343원이다.

반면 수입 맥주는 공장출고가와 운임비용이 포함된 수입신고가를 기준으로 과세한다. 여기에 홍보·마케팅 비용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국산 맥주보다 가격 면에서 유리하다. 수입맥주 1ℓ에 매겨지는 세금은 1199원으로 국산 맥주보다 143원이 적다. 수입맥주는 이같은 낮은 세금을 앞세워 ‘4캔에 만원’ 등 저가 공세를 펼치며 국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왔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맥주의 경우 종량세 전환에 맞춘 사회적 합의와 업계 준비가 모두 끝난 만큼 종량세 적용에 가장 적합한 주종”이라며 “국내 맥주와 수입 맥주에 동일한 제세금이 부과돼 역차별 문제는 해소되고 편의점, 대형마트에서 진행하는 ‘맥주 4캔 만원’ 행사도 무리 없이 진행 가능할 것으로 예측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세연의 연구결과로 인해 맥주, 막걸리의 종량세 전환은 기정사실화됐다는 분위기지만 맥주업계 일각에서는 국회에서 개편안이 통과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주세법 개정안 발표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6개월 동안 세 번이나 지연되면서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태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구체적인 개편 시점에 대한 언급이 없어 정부가 지난번처럼 시간 끌기만 하고 개편을 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주요 맥주, 소주 가격이 인상된 데다 업계마다 주세법 개편을 두고 입장 차이가 커 논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앞서 수제맥주협회는 지난달 주류세 개편안 제출이 연기된 데 관해 “6개월 사이에 세 번이나 연기했는데 이번에는 일정에 대해 ‘단언하기 어렵다’고 일축해 업계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며 “사실상 ‘공회전’이나 다름없는 지난 1년의 상황으로 인해 많은 맥주업체들은 허탈함을 느끼는 수준을 넘어 생존을 위한 선택의 기로에 섰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번 공청회를 두고도 “조세재정연구원이 주최한 ‘주류 과세 체계 개편에 관한 공청회’에서 또 다시 구체적인 개편 시점에 대한 언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정부가 개편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맥주업계는 지난 4월 개편안 발표를 약속한 정부를 믿고 업계 차원에서의 설비 증축 등 다양한 투자도 진행해왔다. 국회에 개편 법안이 제출되지 않으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정부의 빠른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 회장은 “대부분 수제맥주는 젊은 청년들이 꿈을 안고 얼마 되지 않는 자본으로 시작한다는 특성이 있다. 수입 맥주가 가지고 있는 시장에서 10%만 가지고 온다 해도 대한민국 청년들 10만 명의 고용이 창출될 수 있다”며 “대량 생산을 하지 못하는 특성상 구간별로 경감을 하는 종량세를 시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정부는 조세연이 발표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당정 협의를 거쳐 정부안을 확정하고 다음달 말 세제개편안에 포함해 국회에 제출한 뒤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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