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한국당, ‘극우’ 향한 제동장치 없어졌나?
브레이크 없는 한국당, ‘극우’ 향한 제동장치 없어졌나?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6.04 2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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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확장에 부정적인 당내 분위기…돌파구 마땅치 않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자유한국당이 당내 극우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자유한국당이 당내 극우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자유한국당 상승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5월 27일부터 31일까지 실시해 6월 3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정당지지율은 30.0%로 나타났다. 전주 대비 1.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한때 더불어민주당을 오차범위 내로 추격했던 한국당 지지율이 다시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5월 3주차부터다. 5월 2주차 조사에서 4.4%포인트 차까지 좁혀졌던 양당 지지율은 일주일 새 11.2%포인트로 두 배 이상 벌어졌다. 5월 2주차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른바 ‘달창’ 발언으로 비난에 휩싸였던 시점이다.

<리얼미터> 역시 한국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나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혐오 표현 논란, ‘5·18 망언’ 징계 무산, 황교안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 논란, 황 대표의 부처님 오신 날 봉축식 예법 논란 등이 한꺼번에 집중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막말’을 비롯한 한국당의 ‘우클릭’이 한국당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총선 승리 키워드는 ‘중도 확장’

일반적 시각에서 보면, 한국당의 우클릭은 비합리적 선택이다. 근 20여 년 동안의 우리나라 선거에서 승패를 좌우한 유권자층은 이념 스펙트럼상 좌중간에서 우중간 사이에 분포한 중도층이었기 때문이다. ‘구도’와 ‘이슈’, ‘인물’, 그리고 ‘바람’에 따라 표심을 바꿔왔던 40%가량의 중도층은 대한민국 정치의 나아갈 방향을 결정한 주인공들이었다.

그렇다면 논리적으로 한국당이 가야할 길은 ‘우측’이 아니라 ‘좌측’이어야 한다. 보수정당임을 자임하는 한국당이 중도층 표심을 잡으려면 ‘좌클릭’이 필수다. ‘박정희의 딸’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라는 키워드를 들고 나왔던 것이 대표적인 보수정당의 ‘좌향좌’ 사례다.

더욱이 바른정당의 실패로 중도보수 진영이 ‘공터’로 남아 있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중앙 지향적 전략을 선택해야 하는 당위성이 강화된다. 양당제 하에서는 제1야당이 ‘반(反) 정부여당’ 세력의 구심점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강하므로, 적은 노력으로도 중도보수 유권자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까닭이다.

황교안 대표도 이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5월 31일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연수원에서 열린 한국당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중도 확장’을 언급하며 그 방법론으로 ‘청년 인재 영입’을 제시했다. 상대적으로 ‘스윙 보트(Swing Vote)’ 성향이 강한 2030세대를 공략해 중도로 확장해나가겠다는 복안이다.

한국당,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넜나

문제는 당내 분위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기점으로, 한국당에서는 중도보수가 대거 이탈했다. ‘영원한 소장파’ 남경필·원희룡·정병국을 시작으로 김무성·유승민·김용태 의원 등 한국당 내에서 ‘개혁 보수’의 포지션을 갖고 있던 정치인들이 탈당을 택했으며, 이들과 함께 지지자들도 빠져나갔다.

이들의 이탈은 한국당의 극우화를 부채질했다. 중도보수가 사라진 한국당에서는 극우의 목소리가 과대 대표됐고, 극우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치인들도 당내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지자들이 좋아하고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반복했다. 한국당의 ‘막말 러시’는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3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의 한 관계자도 “튀기 위해서 막말을 하는 의원들을 막으려면 당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그게 불가능하다”며 “지금 한국당은 5·18 망언이나 세월호 망언 같은 것들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당에서 막말을 제어할 방법이 없다”고 귀띔했다.

한국당을 더욱 더 고민스럽게 하는 부분은, 돌파구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당내에서 ‘쓴소리’를 할 만한 인물들은 당을 떠났거나 복당 후 입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우화’ 흐름도 흐름이지만, 그에 반기를 들 수 있는 제동 장치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하다 보니 ‘경로 수정’조차 어려운 환경이다.

실제로 얼마 전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 고위 당직자는 “지금 당내에서는 복당파조차 배신자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유승민·원희룡 같은 개혁보수를 영입해 중도로 치고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중도 확장 전략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당내 주류의 뜻을 ‘거스르는’ 상황이 됐다는 이야기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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