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는 ‘가짜’다?…여권 득표율 높게 예측
여론조사는 ‘가짜’다?…여권 득표율 높게 예측
  • 조서영 기자
  • 승인 2019.06.06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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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의 선거 전 마지막 여론조사-실제 선거 비교
여론조사는 여당에 유리? vs 보수는 조사가 부끄럽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조서영 기자)

지난 5월 16일에 발표한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의 조사에 따르면, 일주일 만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도 격차가 4.4%포인트에서 13.1%포인트로 벌어져 논란이 됐다.

앞서 14일 민주당 이해찬 당대표가 리얼미터를 겨냥해 “이상한 조사 결과”라고 언급한지 이틀 만에 이런 결과가 나오자, 한국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16일 논평을 통해 “여당 대표 말 한 마디에 ‘더 이상한’ 고무줄 조사가 됐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뿐만 아니라 국민들조차 ‘가짜’라며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의심했다. 이에 5일 〈시사오늘〉은 최근 3년간의 공표금지 직전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선거 결과를 비교했다.

여론조사는 여당에 유리하다?

​​​​​​​제20대 총선(2016.04.13), 제19대 대선(2017.05.09), 19년 재보선(2019.04.03)의 가장 마지막에 발표된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를 비교했다.ⓒ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제20대 총선(2016.04.13), 제19대 대선(2017.05.09), 19년 재보선(2019.04.03)의 가장 마지막에 발표된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를 비교했다.ⓒ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제20대 총선을 사흘 앞둔 2016년 4월 10일 <서울경제> 조사에 따르면,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새누리당이 155석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표뿐 아니라 당시 다른 전문가들도 새누리당이 최대 170석까지 얻을 것으로 예상하며 여당에 유리(有利)하게 봤다. 하지만 제20대 총선은 민주당 123석과 새누리당 122석으로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사실상 새누리당의 패배였다.

가장 최근 2019년 4월 3일에 있었던 창원성산 보궐선거는 504표 차로 승패가 갈렸다. 하지만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3월 25-26일 동안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강기윤 후보 28.5%와 정의당 여영국 후보 41.3%로, 여당과 단일화한 여영국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7대 지방선거(2018.06.13) 중 서울·경기·경남·부산 지역의 가장 마지막에 발표된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를 비교했다.ⓒ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제7대 지방선거(2018.06.13) 중 서울·경기·경남·부산 지역의 가장 마지막에 발표된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를 비교했다.ⓒ시사오늘 그래픽=박지연 기자

제19대 대선을 통해 여당이 민주당으로 바뀐 후 2018년 6월 13일 제7대 지방선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반적인 표의 흐름을 보면, 파란색 막대는 왼쪽에 비해 오른쪽이 낮아지고, 빨간색 막대는 오른쪽이 높아진다. 이는 여론조사가 여당은 실제 결과에 비해 높게, 야당은 낮게 득표율을 예상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방송3사가 6월 2-5일 동안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장의 경우 당시 민주당 박원순 후보를 11.8%포인트 높게 봤으며, 한국당 김문수 후보를 5.5%포인트 낮게 봤다. 경기도지사의 경우에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11.6%포인트 높게, 한국당 남경필 후보를 8.4%포인트 낮게 봤으며, 부산시장의 경우 민주당 오거돈 후보는 11.6%포인트 높게, 한국당 서병수 후보는 10.2%포인트 낮게 봤다. 또한 리얼미터가 6월 4-5일 동안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남도지사 민주당 김경수 후보는 6.9%포인트 높게, 한국당 김태호 후보는 6.2%포인트 낮게 예상했다. 

여론조사기관의 한 관계자는 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조사를 통해 수치까지는 구체적으로 예상할 수 없다”며 “여론조사를 볼 때 숫자보다는 전반적인 추세에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나 격차에 연연하지 않더라도, 지난 3년간의 여론조사 결과가 여당 후보 혹은 여당 후보와 범여권 후보의 득표율을 높게, 야당 후보를 낮게 예상했다는 점은 유의미하다.

이와 관련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4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여당에 유리한 여론조사의 원인에 대해 “우리나라는 기나긴 독재를 거쳤기 때문에 야당을 지지한다고 하면 해코지 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수는 여론조사가 부끄럽다?

한편 앞서 살펴본 여론조사 결과를 다른 관점으로도 볼 수도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보수는 ‘샤이 보수(shy tory)’라는 관점이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만장일치로 인용했다.ⓒ뉴시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만장일치로 인용했다.ⓒ뉴시스

2016년 제20대 총선과 제19대 대선·제7대 지선·19년 재보선의 차이는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에 선거를 치렀느냐 후에 치렀느냐의 차이다. 즉,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의석이 실제 선거보다 30석 이상 나온 것은 탄핵 ‘전’이라 보수가 부끄럽기 전이었고, 이후에 치러진 선거에서 보수 후보들의 득표율이 실제보다 낮게 나온 것은 탄핵 ‘후’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샤이 보수에 대해 설명하는 ‘브래들리 효과(Bradley effect)’나 ‘침묵의 나선 이론(The spiral of silence theory)’, ‘사회적 바람직성에 의한 편향(social desirability bias)’ 등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같은 맥락의 원인을 제시한다. 다수 의견 혹은 정치적으로 옳다고 판단되는 의견에 동의하는 답변을 제공하라는 압박감 때문에 샤이 보수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샤이 보수 출현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이와 관련 여론조사기관의 관계자는 “어차피 여당은 선거 후에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데, 굳이 이번에만 여당에 유리하게 여론조사 결과를 낼 이유는 없다”고 못 박았다.

또 다른 정치권 한 관계자는 5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한국당의 ‘집권당 대표의 말 한마디에 여론조사 결과가 뒤 바뀐다’는 비판은 사실상 옳지 않다”며 “한국당이 굳이 비판을 한다면 탄핵 이후 샤이 보수까지 파악할 수 없는 여론조사나, 보수층이 여전히 부끄러워할 수밖에 없는 본인들의 거친 입을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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