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포럼] 심재철 “공수처법, 검찰 목덜미 쥐고 레임덕 막겠다는 것”
[북악포럼] 심재철 “공수처법, 검찰 목덜미 쥐고 레임덕 막겠다는 것”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6.07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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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53)>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6월 4일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 강연자로는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나섰다. ⓒ시사오늘
6월 4일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 강연자로는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나섰다. ⓒ시사오늘

6월 4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강의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찾아오자 한 대학생이 손을 들었다.

“저는 정치대학원생도 아니고 정치학도도 아닌 대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이렇게 평범한 대학생의 입장에서 궁금한 점이 있어서 이렇게 용기를 내게 됐습니다.”

떨림이 남아 있는, 그러나 확신에 찬 음성이었다. 그는 작은 한숨을 내쉬더니, 마음을 먹은 듯 말문을 열었다.

“이번 학기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강연에 많이 오셨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오시면 항상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만 하십니다. 저는 야당의 역할은 건전한 비판과 대안 제시를 통해 정부를 견제하고 다음 정권을 차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왜 한국당은 대안 제시 없이 비판만 하는지 궁금합니다. 그게 20대의 한국당 지지율이 10%밖에 안 되는 이유 아닐까요?”

짧은 침묵이 지나간 자리를 박수소리가 메웠다. 몇몇 사람들은 손뼉을 치면서 밝은 얼굴로 홍안(紅顔)의 대학생을 바라봤고, “옳소!”라며 동조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곧바로 심 의원에게 시선이 쏠렸다. 미소를 머금은 그는, 침착한 얼굴로 답했다.

“저는 비판 속에 대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정책이 잘못돼 있기 때문에 그것을 뜯어고치게끔 지적하는 일 자체가 의미 있다고 봅니다.”

이 질의응답은 2019년도 1학기 마지막 북악정치포럼의 분위기를 대변한다. ‘수업’과 다름없었던 평소와는 달리, 이날 강연에서는 치열한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이 자리에서는 대체 어떤 이야기가 나왔던 것일까. 90분을 가득 채운 심 의원의 강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안보 문제, 자존심 아닌 실리 측면에서 바라봐야”

심 의원은 먼저 안보 문제를 꺼내들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유화(宥和) 정책이 대한민국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논지였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북한과 많은 논의가 오갔습니다. 군사훈련을 줄줄이 취소하고, 전시작전권을 전환한다고 하고, 종전선언과 평화선언 이야기도 나옵니다. 여기 대해 문재인 정부는 ‘자주’와 ‘자존심’을 이야기합니다. 자주도 자존심도 중요합니다. 다만 저는 이 문제를 실질적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안보는 미국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작권을 전환하면 미국이 군대를 뺄 여지를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평화선언도 말은 좋습니다만, 평화선언이 이뤄지면 한국에 평화상태가 조성됐으니 외국군인 주한미군은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논리가 전개될 수밖에 없습니다. 종전선언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쟁이 끝났는데 뭐하러 미군이 진주를 하느냐는 말이 나오게 돼있습니다. 단순히 ‘좋은 일이니까 하자’는 식으로 진행해서는 안 됩니다. 그 무엇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판문점선언이나 9·19 군사합의를 비판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9·19 군사합의를 통해 우리 정찰능력을 우리가 스스로 제거했습니다. GP를 파괴하는 데도 합의했는데, GP 수는 북한이 우리보다 두 배나 많습니다. 1:1로 파괴하면 우리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파괴를 하더라도 비율로 따져서 했어야 했는데, 그런 것들을 꼼꼼히 챙기지 못한 채로 무작정 합의를 해버린 겁니다.”

심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90분을 채웠다. ⓒ시사오늘
심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90분을 채웠다. ⓒ시사오늘

“소득주도성장, 개방 경제 체제에서는 효과 없어”

경제 문제 역시 심 의원의 비판을 피해가지 못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과 법인세 인하 등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경제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면서 강의를 이어갔다.

“문재인 정권의 대표적 경제정책이 소득주도성장입니다. 쉽게 말해서 소득주도성장은 ‘돈이 없어서 경제가 안 돌아가니까, 돈을 공급해서 돌아가게 하자’는 겁니다. 그래서 최저임금을 팍팍 올려줬습니다. 최근 2년 동안 28.3%가 올랐죠. 여기에 주휴수당까지 더하면 최저임금이 1만30원까지 올라갑니다.

문제는 이게 작은 경제, 폐쇄 경제에서는 힘을 발휘할 수 있는데, 개방 경제에서는 안 먹힌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니까 중소기업은 버텨내지를 못하고, 경제성장률은 날로 낮아집니다. 지난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3%였습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08년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뿐입니다.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라는 거죠.

법인세율도 문제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인세를 25%로 올렸습니다. 이러면 기업들은 세금 낮은 데로 다 나갑니다. 국내에 기업들이 거의 투자를 안 하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법인세를 25%에서 21%로 내렸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OECD 대다수 국가들이 법인세를 낮추는 추세입니다. 우리나라도 박정희 때 45%였던 법인세율을 전두환 때 33%, 노태우 때 32%, 김영삼 때 28%, 김대중 때 27%, 노무현 때 25%, 이명박·박근혜 때 22%로 꾸준히 내리는 추세였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 이걸 다시 25%로 올린 겁니다. 경제 정책은 이념에 따라가서는 안 되는데, 문재인 정부는 그 점에서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비례성 위반으로 위헌”

마지막으로 심 의원은 국회 파행의 원인이 되고 있는 패스트트랙 문제를 지적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은 비례성 위반으로 인한 위헌 소지가 있으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는 ‘대통령 직속 사법기관’이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지금 여야4당이 주장하는 선거법에 따르면, 정당득표율을 8%만 얻어도 비례의석을 12석 갖게 됩니다. 반대로 정당득표율이 36%라도 지역구에서 100석 이상을 획득할 경우 비례의석을 한 석도 받지 못합니다. 이러니까 정의당이 여기 목을 매는 건데, 사실 이건 비례성 위반으로 위헌입니다. ‘위헌이라도 일단 하고 보자’는 게 정의당 생각인 거죠. 그래서 한국당이 죽자사자 반대를 하는 겁니다.

공수처법도 마찬가지입니다. 검찰이 너무 커서 장악이 안 되니까, 26명으로 단출하게 꾸려서 대통령이 꽉 잡겠다는 거죠. 보통 대통령은 임기 후반이 되면 각종 비리가 터져 나와서 레임덕이 옵니다. 하지만 공수처로 검찰 목덜미를 쥐고 있으면, 검찰이 꼼짝을 못 하니까 레임덕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저는 실제 여당의 목적은 공수처법에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야3당이 주장하는 선거법을 받고, 공수처법을 같이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식으로 야합을 한 거죠. 이게 국회의 교착 상태가 풀리지 않는 원인입니다. 국민들께서 이 상황을 잘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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