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의존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민주당 
‘문재인 의존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민주당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9.06.10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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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이슈메이킹 못하고…한발 늦은 반응만
원인은 지나친 文 의존도…정당으로서 自省 필요한 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대화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와 조정식 정책위의장. ⓒ뉴시스
대화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와 조정식 정책위의장. 최근 민주당은 청와대와 자유한국당 사이에서 존재감이 희미해진 상황이다. ⓒ뉴시스

"민주당은 요즘 뭘 하고 있습니까?"

스스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경기 모처에서 지난 7일 만난 한 50대 자영업자의 말이다. 말 그대로 민주당의 존재감이 희미하다. 국회는 공전중이지만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를 향해 맹공을 퍼붓는 자유한국당을 상대하기 급급하다.

민주당이 최근 문 대통령의 6일 '김원봉 발언 논란'에 "문 대통령은 채명신 장군을 먼저 언급했다"고 논평하거나,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의 9일 '천렵질'발언에 "쌍욕보다 더한 저질 막말"이라고 반발하는 것은 최근 민주당의 행보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청와대를 향한 공격을 옹호하거나, 혹은 강하게 반발하며 받아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여당으로서의 존재감은 지속적으로 흐려지고 있다.〈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6, 7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투표할 정당으로 민주당은 19.2%에 그치며 21.3%를 기록한 한국당에 뒤쳐졌다. 인물론이 영향을 끼치는 지역구와 달리, '정당'으로서의 지지를 얻고 있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민주당내 일부 관계자들도 감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당직자는 10일 기자와 만나 "저쪽(한국당)이 워낙에 막나가니까 튀는 것 아니겠나"라면서도 "우리가 다른 이슈선도를 못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한발씩 늦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원인으로는 지나친 '문재인 의존도'가 지적된다.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부터 이어져 온 '모두가 친문'이라는 분위기 속에서, 제 때에 '여당으로서' 존재감 독립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다음은 같은 날 만난 민주당 한 중진의원실 관계자가 들려준 이야기다.

"'문재인 마케팅'에서 한 발도 못 나간 분들이 많다. 계파갈등을 피하기 위해 '모두가 친문'이라면서 끌고갔던 분위기가 지금도 얼추 이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제 때 '독립'을 못 한 셈이다. 실제로는 전혀 아닌데도, 청와대와 연결돼있고 심지어는 끌려다니는 것 처럼 보인다"

이 관계자의 지적처럼 민주당의 지나친 '문재인 의존도'는 지금 부메랑처럼 돌아온 상황이다. 이대로는 총선서 고전(苦戰)을 면치 어렵다는 자조도 있다. 민심이 심상찮은 부산경남(PK) 지역 일부에선 당명을 뺀 현수막이 등장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지역위원장은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조금 과하게 쓴소리를 하면, 친문 패권주의 대신 친문 만능주의가 존재하는 것 같다"면서 "지역구야 알아서 돌파한다고 해도, 비례도 강화시킨다면서 총선을 어떻게 치르려고 하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청와대-한국당 사이에 낀 구도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그 첫번째 전제조건은 지나친 청와대, 문 대통령에 대한 의존도 줄이기가 아닐까. 민주당은 만약 문 대통령이 없다는 전제하에, 얼마나 정당으로서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자성이 필요해 보인다.

*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유무선 RDD(임의번호걸기)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고, 응답률은 14.4%였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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