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성 노리는 황교안, 신민당 모델이냐 DJ 모델이냐
국회 입성 노리는 황교안, 신민당 모델이냐 DJ 모델이냐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6.10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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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총재 이민우 종로 출마로 바람 일으킨 신민당 vs 전국구 11번 배수진으로 성공 거둔 DJ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종로 출마설을 제기하면서 정치권이 달아오르고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종로 출마설을 제기하면서 정치권이 달아오르고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의 한마디가 ‘정치 1번지’를 달구고 있다. 김 원장은 지난 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 생각에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에 출마하시는 것이 가장 정공법”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상징성이 큰 서울 종로에 출마, 바람을 불러일으켜 내년 총선 승리에 앞장서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러자 곧바로 반론이 제기된다. 당대표이자 ‘야권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서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할 황 대표가 ‘격전지’ 종로에 묶이는 것은 전략적으로 좋지 않은 선택이라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제13대 총선에서의 DJ(김대중 전 대통령) 모델을 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들린다.

신민당, ‘종로發 바람’으로 제12대 총선 돌풍 일으켜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는 김 원장의 주장은 제12대 총선에서의 ‘신민당 모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1985년 제12대 총선에서 YS(김영삼 전 대통령)는 ‘종로를 차지하면 신민당이 야당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민우 신민당 총재에게 종로 출마를 권유, ‘신민당 돌풍’을 만들어냈다.

선거에서 자신감을 얻은 신민당은 제12대 국회 개원 후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면서 투쟁에 힘을 더했고, 6·29 선언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당수(黨首)였던 이민우 총재가 종로에 출마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 대한민국 역사를 바꾼 셈이다. 김 원장이 황 대표의 ‘종로 출마론’을 띄운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황 대표 입장에서도 종로 출마는 고려할 만한 카드다. 종로는 세 명의 대통령(윤보선·노무현·이명박)을 배출하고, 장면 전 국무총리, 김두한 전 의원, 정세균 전 국회의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정치 거물’들이 출사표를 던졌던 지역구다. 대권을 노리는 황 대표가 ‘바람’을 일으키는 데는 정치 1번지 종로만큼 좋은 선택이 없다는 의미다.

10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 관계자도 “황 대표가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는 있지만, 보수에 대권 후보 자체가 별로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지율이 그리 높다고 할 수는 없다”며 “(지지율) 30%를 넘어서 40~50%까지 가려면 큰 계기가 필요한데, 종로에 나가서 이기면 황 대표가 확 뜰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국구 11번 ‘배수진’ 쳤던 DJ, 제13대 총선서 제1야당 등극

문제는 한국당의 상황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5월 27일부터 31일까지 실시해 4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에서 지지율 5%가 넘는 대선주자는 황 대표가 유일했다. 차기 총선에서 황 대표는 당대표로서의 임무는 물론, ‘스타 정치인’으로서의 역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연히 제13대 총선에서의 DJ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87년 대선에서 평화민주당을 창당해 대선에 나섰다가 패배한 DJ는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의 선전이 절실했다. 야권 분열에 대한 책임론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총선에서마저 기대 이하의 성적에 그친다면 정치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다.

이때 DJ는 자신을 전국구 11번에 등록하는 ‘배수의 진’을 쳤고, 그 결과 평민당은 지역구 54석, 전국구 16석으로 총 70석을 획득하며 제1야당이 됐다. 현실적으로 황 대표가 특정 지역구에 출마할 수 없는 입장이라면, 자신의 이름을 비례대표 후순위에 배치해 ‘득표력’을 증명하는 방법도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한국당 관계자도 “당대표니까 비례대표로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앞 순위를 받으면 국민들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일 수 있겠느냐”면서 “어차피 지금 황 대표의 목표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대권이니, 비례대표 후순위를 받아서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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