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패싱국회’ 결정… 단독국회 무용론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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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패싱국회’ 결정… 단독국회 무용론 등장
  • 한설희 기자
  • 승인 2019.06.17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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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불씨 된 경제청문회로 한국당 패싱 국회
국회 소집이 다가 아냐… 단독국회 무용론 등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논의 끝에 민주당은 ‘한국당 패싱국회’로 뜻을 굳혔지만, 추경 및 산적한 민생 법안 처리가 불가능해 일각에서는 ‘단독국회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뉴시스
논의 끝에 민주당은 ‘한국당 패싱국회’로 뜻을 굳혔지만, 추경 및 산적한 민생 법안 처리가 불가능해 일각에서는 ‘단독국회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뉴시스

“패스트트랙 철회와 사과를 반드시 받아내겠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추경안에 대한 ‘경제청문회’ 요구 역시 관철하겠다.” -17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할 만큼 했고 참을 만큼 참았다. 오늘로써 비정상화된 국회를 매듭지어야 할 것 같다.”-같은 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바른미래당 의원총회 열차 출발시간은 오늘 오후 2시다.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탑승하라. 마지막 기회다.”- 같은 날,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17일 국회에선 오전부터 정당들의 ‘릴레이 의총’이 열렸다. 이들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지다. ‘한국당 패싱’으로 여당 및 야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만의 임시국회가 소집되느냐, 또는 모든 당이 6월 국회에 참여하는 대신 한국당이 요구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청문회가 수용되느냐 하는 것이다. 

결국 논의 끝에 민주당은 ‘한국당 패싱국회’로 뜻을 굳혔지만, 추경 및 산적한 민생 법안 처리가 불가능해 일각에서는 ‘단독국회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갈등의 불씨 된 경제청문회

오전 10시30분 한국당을 시작으로 오후 2시 바른미래, 3시30분 민주당까지. 원내 교섭단체 3당은 연쇄적인 의원총회를 열고 저마다 당론을 각출했다.

이날 오후 3시경. 바른미래당은 가장 먼저 의원총회를 통해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기로 당론을 결정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민주당도 결국 6월 안에 ‘한국당 패싱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합의가 결렬된 지점은 한국당이 요구한 ‘경제 청문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을 통해 경제 위기의 원인과 대안을 찾는 ‘경제 실정 청문회’를 열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제 청문회라는 전례가 없을뿐더러,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심판론’을 들고 나올 한국당의 독무대를 허락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제 현안과 관련된 청문회는 주로 특정한 사안의 진실 규명이 필요할 때 실시됐다. YS차남 김현철 한보 청문회(1998), IMF 환란 청문회(1999), 옷로비 사건 청문회(1999), 해외자원개발 청문회(2015) 등 정부의 비리 사건과 관련된 청문회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한국 경제 위기’라는 광범위한 주제를 내세운 한국당의 주장은 전례가 없으며, 총선을 위한 쇼맨십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소집 요건 75명을 자체 충족하고도 한국당과의 합의를 위해 결정을 유예했다”며 “여론 눈치 때문에 국회 파행 책임은 지고 싶지 않아서 말도 안 되는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총선이 다가오니까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을 가진 사람을 끌어 모으려는 무대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이 받아줄 이유가 없다. 일방적인 독무대를 왜 깔아주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국회가 정책을 주도하는 새로운 국회문화를 만드는 그런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전례가 없지만 새로운 실험을 함께 해볼 것을 주장했다.

‘한국 경제 위기’라는 광범위한 주제를 내세운 한국당의 경제청문회 주장은 전례가 없으며, 총선을 위한 쇼맨십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뉴시스
‘한국 경제 위기’라는 광범위한 주제를 내세운 한국당의 경제청문회 주장은 전례가 없으며, 총선을 위한 쇼맨십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뉴시스

‘한국당 패싱’ 국회, 소집돼도 문제… 단독국회 무용론 등장

다만 일각에서는 ‘단독국회 무용론’을 외치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당을 제외한 단독국회가 열려도 가장 중요한 추경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추경은 예결특위에서 심사 후 통과시켜야만 배정된다. 그러나 한국당의 몫으로 내정된 예결특위 위원장 및 위원들은 5월29일부터 정치적 시한이 끝나 공석(空席)을 유지하고 있다. 국회 본회의를 열어야만 예결특위의 재취임 과정을 밟을 수 있는데, 그러려면 결국 한국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요컨대 한국당 협조 없이는 ‘성과 없는 반쪽 국회’에 불과한 셈이다.
 
바른미래 오신환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단독 소집 요구서를 내더라도 국회 문만 열리는 것”이라며 “대정부 질문이나 예산 심사, 본회의 날짜를 확정하는 부분들은 지금 하기 어렵다”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단독국회가 완전 무용하진 않다”고 일부 부인하며 “강원 산불이나 포항 지진처럼 재해 관련 추경은 조율 가능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그는 “정부 핵심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관련 추경이 제외되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인정하며 “당에선 일단 국회를 열고 한국당과의 논의를 계속하겠다는 것이 중론이니 원내대표의 협상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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