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삼성엔지니어링, ‘배당’은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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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삼성엔지니어링, ‘배당’은 언제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06.19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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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상승세 이어지자 배당금 지급 요구하는 소액주주 목소리 높아져
“힘들 때 유상증자 참여했는데 상황 좋아지니 직원 보너스부터 챙겨”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삼성엔지니어링이 최근 적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실적 정상화에 속도를 내면서 배당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그룹인 삼성그룹을 비롯해 국내 재계가 주주가치 제고 행보를 적극적으로 보이는 데다, 배당 중단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원성이 높아진 만큼 다시 배당금 지급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근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대표이사 사장 최성안), 배당은 언제쯤 다시 실시될까 ⓒ 삼성엔지니어링 CI
최근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대표이사 사장 최성안), 배당은 언제쯤 다시 실시될까 ⓒ 삼성엔지니어링 CI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삼성엔지니어링은 매출 5조4798억 원, 영업이익 2060억8079만 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39.45%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701억9643만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어 2019년 1분기에는 매출 1조3518억 원 영업이익 1190억2210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03%, 영업이익은 460.2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분기순이익은 무려 778.25% 올라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다.

취약점인 재무 건전성도 뚜렷하게 개선 흐름을 탔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부채비율은 2016년 454.12%, 2017년 406.02%, 2018년 347.73%로 매년 큰폭으로 줄었고, 올해 1분기에는 320.98%까지 떨어졌다. 특히 2015년 어닝쇼크 당시 1조5000억 원대에 달했던 단기차입금은 지난 1분기 기준 5412억 원으로 급감했으며, 같은 기간 미청구공사는 3분의 1(1/3) 수준으로 안정됐다.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종료단계 프로젝트의 이익개선과 현안 프로젝트의 마무리로 화공부문이 안정화돼 실적개선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올해의 경우 지난해 전후로 수주한 양질의 프로젝트 실적이 본격 반영돼 외형회복과 실적개선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비록 일회성 요인에 따른 어닝 서프라이즈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이 본격적인 정상화 흐름을 탔다는 걸 보여주는 성적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장문준·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준공 정산에 따른 호실적이어서 숫자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더 중요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회사의 외형 성장을 이끌 화공부문 원가율에 대한 신뢰도가 증가한 것이다. 향후 매출 증가와 맞물려 지속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삼성엔지니어링이 잘나가는 모습을 보이자 최근 업계에서는 수년 간 중단됐던 배당이 조만간 재개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다. 실적이 좋아지면서 주당 순이익 역시 2017년 -231원, 2018년 350원, 2019년 1분기 510원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3년 1조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실적 악화를 이유로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엔지니어링의 배당 재개가 가시화된 상황이라고 본다. 실적 정상화가 이뤄진 데다, 그룹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에 배당에 대한 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삼성그룹 계열사와 비교해도 올해 삼성엔지니어링의 성적표가 가장 좋을 것으로 보인다. 배당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주주들의 원성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공시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해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물산, 호텔신라, 에스원, 제일기획, 삼성중공업 등 삼성그룹 10대 주요 계열사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7% 줄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은 460.3% 증가해 전체 그룹 실적을 견인한 반면,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 삼성물산은 각각 60.2%, 49.7% 줄어 실적 하락을 야기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올해 중간배당을 예고한 상태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중간배당 권리주주 확정을 위해 오는 7월 1일부터 7일까지 주주명부를 폐쇄한다고 공시했다. 반도체 불황으로 인한 실적부진에도 삼성전자가 중간배당에 나서는 건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공언한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배당 재개가 불가피한 이유 중 하나다.

한 대형 포털사이트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종목 토론 게시판. 소액주주들이 배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 시사오늘
한 대형 포털사이트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종목 토론 게시판. 소액주주들이 배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 시사오늘

아울러,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삼성엔지니어링의 배당금 지급을 압박할 전망이다. 현재 주요 포털 사이트의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종목토론 게시판은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이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은 소액주주들의 성토의 장이 된 실정이다. 어려울 때 회사를 도왔던 소액주주들을 외면하고 성과급 잔치부터 벌였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월에는 6년 만에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한 소액주주는 "임직원들 보너스도 주던데 배당 좀 해야 되는 게 아니냐. 회사가 힘들 때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오래된 주주들도 많은데 그 보답은 조금이라도 해야지, 그래야 더 많은 주주들이 신뢰를 갖고 장기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소액주주도 "수년 동안 투자를 지속했는데 배당 한 푼도 없느냐. 이러고 연말이 되면 성과급으로 돈 잔치나 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다. 일반 소액주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금융권 일각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배당금 지급을 꺼리는 배경이 따로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정농단 사건 대법원 선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등 그룹에 리스크로 작용하는 사안들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삼성엔지니어링이 배당을 다시 실시해 이재용 부회장(지분 1.54%) 등 오너일가에게 배당수익이 돌아간다면 이를 두고 또 다른 억측들이 불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그룹 차원에서 펼친다고 해도 삼성엔지니어링이라는 회사 특성상 당장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보다는 미래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그룹 경영진들이 판단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총수일가 지분이 많진 않지만 배당 재개로 수익이 돌아간다면 괜한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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