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신도시, 실수요자들 자취 감췄다
운정신도시, 실수요자들 자취 감췄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06.20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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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중흥·대방 동시분양에도 1순위 청약 미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분양시장 내 실수요자들이 자취를 감춘 모양새다.

20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 중흥건설의 '운정신도시 중흥 S-클래스', 대방건설의 '운정1차 대방노블랜드' 등 운정3지구에 공급되는 3개 단지는 지난 19일 진행된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3기 신도시 후폭풍에 대비해 집객·홍보효과를 극대화하고, 미분양·미계약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건설3사(社)가 동시분양을 추진했지만 결과는 예상대로 모두 미달이었다.

운정신도시 중흥 S-클래스는 59㎡A타입이 1.7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 마감했지만, 이밖에 59㎡B타입, 84㎡A타입, 84㎡B타입, 84㎡C타입 등은 미달됐다. 운정1차 대방노블랜드는 59㎡A타입 6.7 대 1, 59㎡B타입에서 1.7 대 1, 84㎡A타입 3.0 대 1 등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으나, 84㎡B타입, 84㎡C타입, 107㎡A타입, 109㎡B타입은 마감에 실패했다.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는 전체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운정3지구에서 동시분양에 나선 대우건설, 중흥건설, 대방건설 견본주택 전경 ⓒ 시사오늘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 운정3지구에서 동시분양에 나선 대우건설, 중흥건설, 대방건설 견본주택 전경 ⓒ 시사오늘

이번 1순위 청약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실거주가 아니라 투자 목적을 가진 접수자들이 많았음을 유추할 수 있다는 게 부동산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GTX-A노선 역세권 단지(중흥·대방)에 청약통장이 몰린 반면, 비역세권 단지(대우)는 외면 받았으며, 같은 역세권 단지에서도 소형 평수(59㎡)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전용면적 84㎡ 이상 타입은 고전을 면치 못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운정의 실수요자들은 작은 집에서 큰 집으로 옮기려는 지역 내 수요, 내 집 마련을 위해 수도권 북부를 찾는 유입 수요 등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는데 이번 청약에서 일단 지역 내 수요는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된다"며 "미분양·미계약이 충분이 예견된 상황이기 때문에 큰 집 수요자들은 차후 마이너스 프리미엄, 할인 분양 등 청약통장을 쓰지 않아도 되는 물량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주민들은 GTX 수혜가 이미 반영돼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외부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 투자자들이 있는 것 같다. 요즘 수도권 역세권 물량이 많지 않은 점, 소형 아파트가 투자하기 용이하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 외부 투자자들이 59㎡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며 "특히 중흥 S-클래스는 같은 경우 빠른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 대방노블랜드는 분양가가 저렴해 투자처로 각광받았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투기세력 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운정신도시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청약통장을 모아 집단으로 소형 평수를 분양받아서 아파트를 마치 오피스텔처럼 전월세 투자에 활용하면 어떻겠느냐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분양 전부터 관련 문의가 있었는데 시세차익보다는 장기적 투자에 가치를 더 두는 눈치였다"고 전했다.

특히 운정신도시 3대장(힐스테이트·푸르지오·아이파크) 중 하나인 푸르지오가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흥 S-클래스, 대방노블랜드에 밀렸다는 게 운정신도시에 매력을 느끼는 실수요자들이 감소했다고 볼 수 있는 핵심 대목이라고 지역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투자가 아닌 실거주 목적이라면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운정3지구보다는 입주 초기부터 운정신도시의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누릴 수 있는 장점을 갖춘 데다, 장기적인 브랜드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기존 3대장 브랜드인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를 선택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이번 사업은 대우건설이 새롭게 리뉴얼한 뉴 푸르지오가 첫 선을 보이는 단지였기에, 브랜드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된 바 있다.

지역 내 또 다른 부동산중개업자는 "중복 청약(중흥+대우 또는 대방+대우)을 넣을 수 있는 푸르지오에서 대규모 미달이 나왔다는 건 실수요자들은 거의 청약을 넣지 않았고, 투자자들은 비역세권인 푸르지오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는 의미"라며 "그나마 푸르지오를 원하던 지역 내 실수요자들도 최근 '운정 센트럴 푸르지오'에서 아파트 하자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등을 돌리지 않았을까 싶다. 운정신도시에서 푸르지오의 아성이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운정신도시 내 실수요자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는 건 3기 신도시 영향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수요층이 비슷한 거리 내 고양 창릉이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돼 수도권 북부 지역에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수요자들이 성급한 청약 대신 관망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커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주에서 GTX-A노선은 큰 의미가 없다. 좀 더 기다려서 차라리 강북권 출퇴근이 편리한 고양 창릉 쪽에 집을 구하는 게 더 옳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운정신도시에서 시선을 옮기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운정신도시에서 지하철 3호선 연장사업이 실현되더라도 마찬가지"라며 "더욱이 공급과잉 현상이 최근 수년 간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인천 검단신도시급은 아니더라도 미분양에 대한 공포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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