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장들의 시대 읽기…‘캐주얼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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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장들의 시대 읽기…‘캐주얼 경영’
  • 박진영 기자
  • 승인 2019.06.21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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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도 회의도 캐주얼하게…관료주의·서열주의 타파 ‘新물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치열한 경쟁과 성과 중심 사회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목표' 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대두되고 있다. '어디로 갈 것인지' 보다 '어떻게 갈 것인가'가 중요한 사회가 됐다.

변화에 가장 보수적 성향을 지닌 금융권도 이러한 사회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구성원의 자유와 행복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조직 분위기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각 은행의 CEO들이 그 변화를 주도하는 최선봉에 있다. 이른바 '캐주얼 경영'에 나섰다.

지난 19일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서울 양재동 디지털혁신캠퍼스에 마련된 집무실 ‘디지털 콕핏’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농협은행
지난 19일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서울 양재동 디지털혁신캠퍼스에 마련된 집무실 ‘디지털 콕핏’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농협은행

이대훈 농협은행장, 캐주얼 차림 '디지털 콕핏(Cockpit)' 첫 출근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양재동 'NH디지털혁신캠퍼스'에 마련한 집무실 '디지털 콕핏(Cockpit)'에서 첫 업무를 시작했다. 이 날 이 행장은 편안한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을 하고 출근해, 부드럽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 행장은 매주 1회 NH디지털혁신캠퍼스로 출근해, 입주 핀테크 기업 관계자들과 임직원들을 만나 타운홀 미팅을 가지는 등 수평적 소통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또한 콕핏은 ‘비행기의 조종석’이라는 뜻으로 디지털 전략과 방향을 협의하고 조율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울러 NH디지털혁신캠퍼스 내에서는 '은행장' 호칭 대신 '디지털 익스플로러(Digital Explorer)’를 택했다. 이는 국내에서 새로운 디지털 금융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사진 앞에서 두번째 줄 오른쪽에서 두번째)은 이 날 깜짝 방문해 직원들과 영화를 함께 보며 격의 없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KEB하나은행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사진 앞에서 두번째 줄 오른쪽에서 두번째)은 이 날 깜짝 방문해 직원들과 영화를 함께 보며 격의 없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KEB하나은행

지성규 KEB하나은행, 직원들과 영화 관람·치맥 소통

'최연소 은행장' 타이들을 가지고 있는 지성규 KEB하나은행장도 캐주얼 행보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직원들의 행복을 위한 시네마 데이 행사인 '와글와글 무비 치어스(Movie Cheers)'에 참여해, 격의없는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영화 관람 전에 행사 참여 직원들과 치맥을 함께 하기도 했다.

지 행장은 이날 행사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직원이 행복한 조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직원들이 행복한 은행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소통과 배려의 조직문화를 만들어 직원들이 진정한 일의 의미와 가치를 찾고 성취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 행장은 지난 4월 '은행장과 함께하는 소통과 공감' 간담회를 통해 직원들과의 격식없는 소통을 강조한 바 있다. 지 행장은 캐주얼한 자리를 통해 직원들과 대화할 기회를 이어나갈 예정이며, 앞으로도 직원이 즐겁게 다닐 수 있는 조직 문화 조성에 힘쓸 계획이다.

허인 KB국민은행장(오른쪽)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제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를 찾아 취업준비생을 격려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허인 KB국민은행장(오른쪽)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제1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를 찾아 취업준비생을 격려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허인 KB국민은행장, '복장 자율화·3無 캠페인' 수평적 소통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젋은 경영'으로 은행권 내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허 행장은 연신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며, 관료주의·서열주의 문화를 타파하고 있다.

우선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은행장 월례조회를 없애고, 행장 조회사는 △1월 신년사 △4월 2분기 △7월 하반기 △11월 통합 국민은행 창립기념사(11월 1일이 국민은행 창립기념일) 등 연(年) 4차례만 진행한다. 이는 상명하복식 지시 문화를 없애고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지난해부터 국민은행 전(全) 지점 복장 자율화가 시행되고 있다. 유니폼과 자율복 선택 착용으로 시행하다, 지난 5월부터 전 직원 완전 자율복 체제로 전환됐다. 남직원의 경우, 노타이와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으로 근무한다.

아울러 허 행장은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회의·보고 문화를 효율적으로 바꿨다.

종이를 없애고, 회의자료 프레젠테이션을 없애고, 불통을 없애는 이른바 ‘3무(無) 캠페인’을 펼쳤다. 많은 서류 종이 대신 태플릿 PC를 이용하고, 회의 자료는 10장이 넘는 프레젠테이션 대신 1~2장으로 간단하게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하고, 직급과 무관하게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회의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허인 행장은 평소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신다"면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커피를 돌리는 이벤트 등을 통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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