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묘청의 난과 홍문종 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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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정치] 묘청의 난과 홍문종 탈당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9.06.23 1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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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보수가 정권재탈환을 원한다면 고려의 개경파와 서경파의 전철을 피해야 한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대한민국 보수가 정권재탈환을 원한다면 고려의 개경파와 서경파의 전철을 피해야 한다. 사진제공=뉴시스
대한민국 보수가 정권재탈환을 원한다면 고려의 개경파와 서경파의 전철을 피해야 한다. 묘청의 난 현장인 평양의 대동강 사진제공=뉴시스

고려는 건국 초기부터 왕규의 난 등 지배층 내부의 대립과 갈등이 잇따라 발생했다. 태조 왕건이 자신의 왕권을 지키고자 너무 많은 외척을 만든 탓이다. 특히 이자겸과 같은 외척은 자신의 왕조를 만들고자 반란을 일으켰다가 참살됐다.

이자겸이 제거되자 김부식 형제의 경주 김씨, 경원 이씨  등이 권력 투쟁의 전면에 나섰다. 이들은 신라계의 귀족으로 고려의 정통성을 ‘신라’에서 찾고자 했다. 이들은 권력 독점이 최대 관심사였다. 거란의 요를 멸하고, 북송을 멸망시키며 새로운 중원의 패자로 등장한 여진의 금 사대도 마다하지 않았다.
 
거란의 침략에 맞서 고려를 지켰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성취한 진정한 균형자 서희와 강감찬은 서서히 잊혀지며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오로지 자신들의 권력 독점에 전념한 세력들이 바로 김부식이 정점이 된 개경파 귀족이다.
 
이들의 금 사대 정책은 민심의 저항에 부딪혔다. 백성은 고려의 자존심을 저버린 집권층 대신 자주적인 정치세력을 원했다. 마침 고구려 계승을 기치로 삼은 정지상을 비롯한 서경파는 백성이 원하는 바를 이용하며 개경파에 맞섰다.
 
정지상은 이자겸의 난과 관련된 척준경을 제거하면서 인종의 신임을 받던 신진 관료다. 정지상은 왕의 후원을 받으며 묘청과 백수한 등을 정계에 진출시켰다. 묘청은 단박에 인종의 신뢰를 독차지했다.
 
인종의 후원을 받는 묘청은 서경천도운동을 펼쳤다. 묘청의 무기는 풍수지리설과 도참설이었다. 인종도 반란과 정치 격변으로 궁궐마저 불탄 개경이 싫어졌고, 묘청의 말에 따라 새로운 수도가 될 옛 고구려의 서경까지 행차해 고려의 새로운 번영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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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한 정치집단인 개경파는 서경파의 독주를 지켜만 볼 수 없었다. 곧바로 반격에 나섰고, 우유부단한 인종은 서경파와 개경파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이제는 서경파가 조급해졌다. 결국 묘청이 반란을 일으켰다.
 
개경파는 서경파의 최고지도부인 정지상과 백수한을 죽였다. 묘청 혼자만의 힘으로 개경파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부식의 정부군은 서경을 포위했고, 1년여 동안 치열한 전투 끝에 묘청의 난을 진압했다.
 
묘청의 난이 실패로 돌아가자 고려의 권력은 신라계가 독점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정치 격언처럼 신라계는 금 사대를 고수했다. 고려의 자존심을 저버린 이들의 눈에는 백성의 삶 따위는 보이지 않았고 오직 자신들의 이익만 채웠다.
 
고려의 개경파와 서경파는 신라와 고구려를 내세워 권력 투쟁에 나선 셈이다. 이들이 백성을 위했다면 신라와 고구려의 역사적 화해와 융합을 시도했어야 했다. 이들에게는 신라와 고구려는 권력 독점을 위한 명분 그 이하, 그 이상도 아니었다.
 
홍문종 의원이 자유한국당을 탈당하며 대한애국당에 입당했다. 정치권에선 친박계 홍 의원이 중심이 된 친박신당 창당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 대한애국당이 자유한국당 공천에서 배제된 친박계 이삭줍기에 나선다면 내년 총선의 새로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친박계의 탈당은 보수의 분열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분열돼 지난 장미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보수가 또 분열한다면 총선 참패는 불가피하다.
 
대한민국 보수가 정권재탈환을 원한다면 고려의 개경파와 서경파의 전철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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