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입성한 김상조…재계 ‘우려와 안도’ 공존
청와대 입성한 김상조…재계 ‘우려와 안도’ 공존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06.24 16: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재벌 프레임 총선용 인사” vs. “공정위 대관팀 직원 만세 외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 임명에 대해 재계에서는 우려의 시선과 안도의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부여당이 선거 패배나 경제위기 심화 시 '김상조 책임론'을 스스로 들먹일 수 있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 시사오늘
문재인 대통령의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 임명에 대해 재계에서는 우려의 시선과 안도의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부여당이 선거 패배나 경제위기 심화 시 '김상조 책임론'을 스스로 들먹일 수 있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 시사오늘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된 것에 대한 재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21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 전 위원장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김상조 정책실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 한국금융학회 부회장 등을 지내며 '재벌 저격수'로 널리 알려졌다. 현 정권 출범 이후에는 2017년 5월부터 2년 간 공정거래위원장을 역임하며 문재인 정부 재벌개혁의 첨병으로 활약했다.

고 대변인은 "김 실장은 학계와 시민단체 경력이 있어 민생의 어려움을 잘 아는 사람이라 민생경제를 잘 챙길 것"이라며 "소득주도, 혁신성장, 공정경제 중 세 번째 축인 공정경제에서 역할을 했기에 그 연장선상에서 문재인 정부 정책실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불투명성 심화,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재벌 저격수인 김 실장을 경제 사령탑 자리에 앉혔다는 이유에서다. 김 실장이 기자 간담회 등을 통해 정책 유연성과 기업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재계에 우호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공정경제, 재벌개혁을 담당했던 인사를 총선 직전에 청와대에 정책실장으로 입성시킨다는 건 너무 뻔한 정무적 판단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한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김 실장을 내세워서 반재벌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걸어 선거를 대비해 여론전을 해보겠다는 계산밖에는 해석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제단체 관계자도 "(김 실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만나겠다고 하던데 만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만나서 무슨 대화를 하느냐, 만난 후에 무슨 변화를 이끄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겠느냐"며 "의견만 주고받고 정작 고집을 꺾지 않으면 무늬만 소통이다.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규제라도 좀 풀어줬으면 좋겠는데, 시민단체 출신들이 연이어 정책 라인에 들어가서 규제 완화가 요원하게 됐다. 규제가 강화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소리도 들린다. '재벌 저승사자'가 일선현장에서 끊임없이 기업과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는 공정거래위원회를 떠나서 거대담론에 더 집중해야 하는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만큼, 일선현장에서의 재벌개혁 칼날이 크게 무뎌졌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대관팀 관계자는 "다른 회사 공정위 대관팀 직원이 '만세' 소리 외치는 걸 들었다. 그만큼 공정위가 빡빡했다는 의미다. 김상조 체제 공정위는 기업 대관팀이랑 미팅하면 전부 위에 보고해야 했다"며 "그런 분이 조직을 떠나면 당연히 조직 분위기가 아무래도 좀 설렁설렁해지지 않겠느냐. 위에서 바라봤을 때는 모르겠지만 우리 같은 입장에서는 김 실장의 청와대 행이 그리 부정적으로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김 실장을 청와대로 불러들이면서 오히려 기업의 숨통을 트여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책실장은 거대한 관료조직을 거느리고 각 부처 간 정책적 소통과 협의를 이끌어 거시경제 지표 개선하는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싸움꾼에게 어울리는 자리는 분명 아니다"라며 "김 실장이 청와대에서 재벌을 저격할 일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 내부총질 막느라 바쁠 거다. 일자리 문제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당장 내지 못한다면 무참하게 내쳐질 수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김상조 책임론'이라는 방어막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