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차남 김현철의 주홍글씨 ‘한보’, 지워라
YS 차남 김현철의 주홍글씨 ‘한보’, 지워라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9.06.26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 한보관련 '주홍글씨'는 지워야
무죄판결에도 정치 재개마다 ´발목´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교수에게 한보사태는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와도 같았다. 정치적 활동 재개의 순간마다 그의 발목을 잡아왔다. 하지만 사실 김 교수는 한보사태와는 관련이없다ⓒ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지난 22일 정태수 전 한보그룹 총회장의 아들 정한근 씨가 해외도피 중  21년 만에 검거됐다. 관련 기사마다 심심찮게 언급되는 이름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국민대학교 특임교수다.

적지않은 언론들이 김 교수가 '한보사태와 연루돼' 구속된 바 있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사실 김 교수는 한보사태와는 관련이 없다. 그의 구속 사유는 조세포탈죄다. 이는 뜻밖에도, 세간엔 알려지지 않았다.

한보사태는 1997년 한보그룹의 권력형 금융부정과 특혜대출 비리가 핵심인 사건이다. 이로 인해 한보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치인, 전직 은행장 등 10여 명이 징역을 선고받았다. 이들 중에 김 교수의 이름은 없다. 한보사태와 관련해선 무죄판결이 났다. 대신 김 교수는 당시 '조세포탈죄'라는 혐의를 받고 구속됐다.

김 교수에 대한 조세포탈죄 판결은 법률상으로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동아일보>는 1997년 5월 18일 보도에서 "검찰의 이번 조치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적었을 정도다. 당시 김 교수의 변호를 맡았던 인물이 현 국회 여상규 법사위원장이다. 여 위원장은 같은 해 24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변호사로서 기소장만 봐도 이 사건은 명백히 무죄라 확신한다"며 "표적수사, 짜맞추기 수사의 전형"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아무런 관련도 없는 나를 한보사건의 몸통으로 만들려 했으나 결국 1992년 대선에서 남은 잔금에 이자를 내지 않았다는 해괴망칙한 법률을 적용, 조세포탈로 마녀사냥하듯 구속했다"면서 "무고로 처벌받아야 할 사람들은 정작 무사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 교수에게 씌워진 굴레는 좀처럼 벗겨지지 않는다. 최근 한보사태가 재조명되면서 별다른 설명도 없이, '연루'라는 단어로 함께 언급되는 데서 볼 수 있다.

김 교수의 이 같은 처지는 얼마 전 별세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과 대비된다. 김 전 의원은 안상태 前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대가로 1억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2006년 유죄 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이들은 그를 아버지의 민주화 투쟁 동지로 대우하며 찬사를 보냈다.

반면 YS의 가장 가까운 지지자 중 하나요, 정치 참모로서의 역할도 함께하며 군정을 종식시키고 문민정부를 탄생시킨 김 교수에 대한 제대로 된 재조명은, 너무도 늦다는 생각이 든다. 최소한, 한보사태와 관련된 그에 대한 주홍글씨는 지워버릴 때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行人臨發又開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