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황교안의 오판과 조승훈-스미스부대의 참패
[역사로 보는 정치] 황교안의 오판과 조승훈-스미스부대의 참패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9.06.30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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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 현 여권 철부지 386으로 오판해
조승훈 부총병과 스미스 특임부대 전철 밟으면
정권 재탈환 더이상 자유한국당 몫 될 수 없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황교안 대표가 현 여권을 철부지 386으로 오판해 조승훈 부총병과 스미스 특임부대의 전철을 밟는다면 정권 재탈환은 자유한국당의 몫이 아니다. 사진(우) 스미스 특임부대 사진제공=뉴시스
황교안 대표가 현 여권을 철부지 386으로 오판해 조승훈 부총병과 스미스 특임부대의 전철을 밟는다면 정권 재탈환은 자유한국당의 몫이 아니다. 사진(좌) 스미스 특임부대 사진제공=뉴시스

우리 한민족 수난史 중 임진왜란과 한국전쟁(6·25전쟁)은 나라의 존망이 풍전등화에 빠진 대표적인 전쟁이다.

임진왜란과 6·25 전쟁은 각각 당시 최고의 군사력을 가진 명나라 군대와 미군이라는 외국군의 참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명군과 미군은 적군과의 첫 번째 전투에서 패배했다는 점도 일치한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는 조선이 일본과 손잡고 자신의 영토로 침략하려는 의도가 있는지 의심해서 선조의 존재 진위마저 확인했다. 반면 개전 두 달여 만에 의주까지 도망친 선조는 명군의 참전보다는 자신의 안위를 위한 요동으로의 귀부에 총력을 다하고 있었다.
 
명나라 조정은 조선에 대한 의심이 풀리자 왜군이 압록강을 넘어 요동으로 진격하는 것을 막고자 조승훈을 부총병으로 삼아 원군 3000명을 보냈다. 하지만 조승훈은 일본군을 여진과 몽골과 같은 오랑캐 집단으로 업신여기며 무조건 평양성으로 진격했다.
 
조승훈이 무시한 일본군은 100여 년의 센고쿠 시대를 거친 최강의 군대였다. 특히 이들은 조총이라는 최신 무기로 무장한 선진 군대였다. 결국 조승훈의 명군은 일본군의 계략에 빠져 매복한 적의 기습을 받고 사유(史儒)·마세륭(馬世隆)·장국충(張國忠) 등의 장수들이 전사하며 전멸에 가까운 참패를 당했다. 이로써 명군과 일본군의 첫 대결은 명군의 참패로 끝났다.
 
<조선왕조실록>은 평양성 전투에 대해서 “평양 전투 후에 양 총병이 왜적에 대한 정보 부족을 질책했다고 심희수가 보고하다”고 전했다.
 
선조 25년 7월 20일 기사에 따르면 부총병 조승훈은 “적군 중에 총을 잘 쏘는 자가 많이 있었는데도 나에게 진작 말하지 않았으니, 이 무슨 생각에서였던가?”라며 패전의 책임을 회피했다. 결국 조승훈은 압록강을 넘어 자국으로 도망갔다.
 
왜군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무조건 평양성 진격을 명령한 조승훈의 패전은 이미 결정된 비극이다.
 
6·25 전쟁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다만 미 24사단 스미스 특임부대는 북한군을 오합지졸로 무시해 참패를 당했지만, 적군의 전진을 7시간을 저지하며 국군의 후퇴시간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
 
당시 미군은 제2차 세계대전을 승전으로 이끈 세계 최강의 군대였다. 미군도 북한군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전투에 나섰다. 하지만 북한군의 선봉은 중공 팔로군 출신이 다수로 국공내전을 치룬 전투 경험이 풍부한 부대였다.

하지만 스미스 특임부대는 북한군을 무장공비 정도로 업신여겼고, 미군의 존재만으로도 겁을 먹고 도망갈 것이라고 오판했다. 또한 스미스 특임부대는 기상 악화로 공중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불운도 따랐다.
 
평택과 안성 방어선을 담당한 스미스부대는 오산 죽미령에서 적을 맞이했다. 북한군의 전차부대는 스미스 특임부대를 마음껏 유린했다. 미군의 주력 무기는 05mm 곡사포와 75mm 무반동포에 불과했다.
 
결국 북한군의 포위로 전멸의 위기를 맞이한 스미스 특임부대는 막대한 피해를 입고 필사의 항전으로 탈출해 천안 방면으로 후퇴했다. 적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전투에 나선 스미스 특임부대는 450여년 전 일본군에 참패한 조승훈의 명군과 비슷한 운명에 빠진 것이다.
 
2019년 한반도는 북한의 핵위협과 미중 무역전쟁으로 안보와 경제 모두가 위기에 빠졌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의 위기와 국정 책임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자유한국당은 이를 정권 재탈환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
 
하지만 황교안의 자유한국당은 조승훈의 명군과 미국 스미스 특임부대와 비슷한 모습이다. 자신들과 싸워야 할 상대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 나설 모양이다.
 
현 여권은 세 번이나 집권한 역전노장이다. 386 철부지 운동권이 아니다. 이들은 국정 운영 능력보다는 선거 승리의 DNA가 더 발달된 정치세력이다. 내년 총선 승리가 정권 연장의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포퓰리즘식 정책을 내놓으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황교안 대표마저도 잦은 舌禍에 빠져 기자들과의 만남도 기피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내에서도 신임을 잃고 퇴진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현재의 자유한국당으로는 보수대통합은 이미 물 건너간 듯하다. 홍문종 의원의 탈당으로 친박계가 흔들릴 공산이 크다. 자중지란이 예상된다. 황교안 대표가 현 여권을 철부지 386으로 오판해 조승훈 부총병과 스미스 특임부대의 전철을 밟는다면 정권 재탈환은 자유한국당의 몫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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