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지침서⑥] 정예준 “‘청년인지 감수성’ 부족한 한국당의 청년 정책 비판…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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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지침서⑥] 정예준 “‘청년인지 감수성’ 부족한 한국당의 청년 정책 비판…문제”
  • 조서영 기자
  • 승인 2019.07.02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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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예준 청년 부대변인
“지방(地方)과 수도권 청년의 목소리는 조금씩 달라”
“민주당에서 청년 정치인으로 커간다는 느낌 부족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이 청년 지침서(指針書)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들의 날것 그대로의 생각과 고민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은 글이다. 지침서의 여섯 번째 페이지를 장식할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정예준 청년 부대변인이다.

정 부대변인은 대체로 수도권 출신이 많은 각 정당의 청년 대변인단 가운데 드문 대전 출신의 부대변인이다. 15명의 민주당 청년 대변인단 중에는 거의 유일한 지방 출신이기도 했다. 민주당 전국 대학생 위원회 부위원장과 대전 동구 지역위원회 사무차장을 맡고 있는 정 부대변인을 1일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지침서의 여섯 번째 페이지를 장식할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정예준 청년 부대변인이다.ⓒ시사오늘 윤지원 기자
지침서의 여섯 번째 페이지를 장식할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정예준 청년 부대변인이다.ⓒ시사오늘 윤지원 기자

- 대전에서 서울까지 먼 길 왔다.

“이경 수석 대변인께서 서울에만 대변인단이 쏠려 있다 보니 지방의 목소리를 담기 어렵다는 말을 했다. 실제로도 수도권에 있는 청년들과 지방 청년들의 이야기가 조금씩 다르다. 지자체별로 청년 정책이 다르고, 주거환경이나 생활환경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목소리가 조금씩 다르다.”

- 대전지역 청년들의 이야기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대전의 정책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가장 최근에는 대전과 세종, 충청지역 시·도지사들이 모여 지역공공기관에서 지역인재를 30% 이상 뽑자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는 학벌 사회를 벗어나지 못하고 대학이 인서울(in-Seoul)인지 아닌지에 따라 나누기 때문에, 지방에 있는 학생들이 알게 모르게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 취업 시장에서 그 친구들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 반면 서울권 대학생들은 이를 두고 역차별이라 반박한다.

“그렇게 되면 갈등의 요소가 돼버린다. 각 지자체마다 자기 지역의 우수한 인재를 잡고 싶어 한다. 대전의 경우 인구유출이 심각한 수준인데, 우수한 청년들이 대전에 정착해달라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있다. 이건 비단 대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지방 분권의 문제로, 또 지방 소멸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서울로 갔다는 건 인정할 수는 있지만, 서로 양보한다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공정한 선상에서 출발해 공정한 경쟁이 필요한 시점이다.”

- 왜 민주당을 택했나.

“단순한 이유였다. 학교에서 지금의 민주화 인사들이 민주당에 많이 자리를 잡았다는 얘기를 들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이에 대한 개인적인 경의와 존경심이 크게 작용을 했다. 또한 당 강령과 정강정책이 내 정치성향과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 민주당 내 민주화 운동을 한 세력들이 본인들끼리 뭉친다는 비판이 있다.

“바깥에서는 운동권과 독재권, 즉 민주당과 한국당으로 나누어 비판한다. 당시 운동권에 있던 기수들은 현재 기득권이 됐다. 하지만 기득권이 된 과거의 운동권은 지금의 2030대, 더 나아가 10대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부족하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본다.”

- 민주당의 청년 정치를 어떻게 평가하나.

“당내에서 청년들을 키운다고 하지만, 체감은 되고 있지 않다. 일례로 전당대회 때마다 공약 중 하나로 청년위원회나 대학생위원회를 위한 청년 보조금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이 나온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진행된 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청년들이 커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이는 지역에 가도 똑같다. 나이가 있는 지방의원의 경우 그 지역의 세력화 및 조직화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신인 청년 정치인은 그런 세력화가 전혀 없지 않나. 커나갈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니다. 마지막으로 교육 프로그램 진행 후 피드백도 부족하다고 본다.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정 부대변인은 20대의 고민이 크게 취업과 주거 두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시사오늘 윤지원 기자
정 부대변인은 20대의 고민이 크게 취업과 주거 두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시사오늘 윤지원 기자

- 20대가 가진 고민은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취업, 두 번째는 주거다. 이 두 가지는 경제 논리에 의해 좌우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20대들이 졸업 후 사기업에 지원서를 내고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공무원으로 향한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현상이다. 공무원이 1등이 되는 사회의 미래는 어둡기 때문이다. 반면 주거의 경우 연애를 하다보면 결혼을 꿈꾸게 되는데 집이 없다는 문제에 직면한다. 청년들의 집은 없는데 비어 있는 아파트는 많다. 대전만 해도 새로 지은 아파트들은 못해도 2억 5천만 원이 든다. 그렇다면 수도권은 어떻겠나.

우리나라 경제 구조는 부동산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 소득으로 내수경제를 활성하지도 못했고, 낙수경제라 해서 정부가 대기업 투자를 늘리더라도 대기업의 배만 불렸다. 그러다보니 기득권은 부동산을 돈벌이 수단으로 본다는 문제가 있다. 집은 사람이 사는 곳이지만, 돈벌이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들이 조금만 양보하면 20대 주거문제의 많은 부분이 해결될 것이라 본다. 최근 대전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대학 기숙사 추가 설립을 두고 주변 건물주와 학교, 지자체간의 다툼이 많았다. 건물주는 설립에 반발하며 구청장을 안 찍을 것이라는 협박도 했다. 그 논의에는 청년의 목소리는 없었다. 청년 세대를 경제적 논리로밖에 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 문재인 대통령의 청년 정책은 무엇이 문제인가.

“체감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지금 하는 정책들은 보수정권에서 9년 동안 해왔던 걸 민주 정권에서 바꾸려는 시도들이지 않나. 개혁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이를 위해 출혈을 감수해야할 부분들이 있고, 바뀌더라도 어떤 혜택들이 있을지에 대해 의아한 청년들도 있다. 그래서 체감을 못한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정부 차원에서 홍보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청년 정책이 무엇이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 어떤 정책을 추진하는지 청년에게 전달해줄 창구 마련이 필요하다.”

- 이에 대한 한국당의 비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당이 과연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 중 ‘청년들이 중동으로 가야한다’는 발언은 청년에 대한 감수성 부족을 보여줬다. 또한 황교안 대표는 최근에 ‘아들이 스펙이 없는데 입사했다’는 말이나 ‘중소기업에 카페를 두면 청년들이 올 것’이라는 발언은 과연 한국당이 청년 정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게 한다. 최근 성 인지(性 認知) 감수성이라는 말이 생겼다. 나는 이를 변형해 청년 인지 감수성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다. 청년 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정당에서 청년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정 부대변인은 20대 남자 현상은 기득권이 만들어낸 프레임이라고 말했다.ⓒ시사오늘 윤지원 기자
정 부대변인은 20대 남자 현상은 기득권이 만들어낸 프레임이라고 말했다.ⓒ시사오늘 윤지원 기자

- 소위 20대 남자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현상은 기득권이 만들어낸 프레임이라 생각한다. 1차적으로는 20대 남성은 적폐 청산과 함께 공정한 사회를 이루어낼 것을 기대하고 문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냈다. 이것이 1-2년 안에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겠나. 만약 가능했다면 문 대통령은 신이었을 것이다. 다만 적폐 청산까지는 아니더라도 공정한 사회를 이루기 위한 정책들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부족함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기대감이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그런데 20대 남자 현상 프레임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분들이 있다. 정치를 하는 사람은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봉합해야 한다. 갈등이 있다면 대안을 제시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대 남성이 상처를 받았다면 이를 보듬어야 하는데, 20대 남성이 등 돌리는 것을 어떻게 이용할지를 생각하는 기득권의 모습은 문제라고 본다. 약자끼리 싸울수록 이득을 보는 사람은 지금의 기득권이다.”

- 20대로서 정치에 한 마디 한다면.

“어렸을 때부터 배워온 정치라는 개념은 지지자들, 넓게는 국민들을 위해 싸워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국회의원들은 싸운다는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 4월 동물국회만 봐도 과연 이들이 지지자들 혹은 국민을 위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싸움의 의미란 대화와 타협, 협치를 뜻하는데 물리적으로 싸우고 있다. 색깔론으로 국민들을 극단적으로 갈라놓는 형태를 보고 있노라면 상당히 실망스럽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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