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추세 ‘친환경’…국내 기후금융 수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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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추세 ‘친환경’…국내 기후금융 수준은?
  • 박진영 기자
  • 승인 2019.07.04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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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줄이기에 적극 동참…친환경 산업에 활발한 투자
“투자 넘어 대출 포트폴리오 조정까지 나아가야” 목소리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4일 '지속가능·기후금융 제1차 스터디’를 개최했다. ⓒ뉴시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4일 '지속가능·기후금융 제1차 스터디’를 개최했다. ⓒ뉴시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징후들이 포착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정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기후금융' 개념이 떠오르고 있다.

'기후금융'은 환경 문제 중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변화에 집중한 개념으로, 지속가능경영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다.

기후금융은 기업과 사회의 탄소배출 경감을 유도하고, 저탄소 경제에 기여하는 대출과 투자, 관련 금융상품 개발 등을 가리킨다. 공기·수질·토양 등 기타 환경 오염 방지를 지원하는 녹생금융과 지속가능금융보다 좁은 의미를 지닌다.

특히 2015년 파리협약 이후, '지구온난화(기온상승 2도 이상)'를 막기 위해 탄소배출 감축 의무가 강화되면서 이에 대한 금융회사의 역할과 책임이 중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4일 '지속가능·기후금융 제1차 스터디’를 개최했으며,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거래소, 4대 금융지주 등 13개 금융기관과 2개 연구원(보험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기구(GCF)가 참석해, 기후금융 관련 글로벌 현황과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당시 스터디에 참여한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미세먼지 등으로 환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 이와 관련한 금융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속가능·기후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B국민은행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부에 보고하는 등 '환경 목표 관리제'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제주한림해상풍력,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사업 등 대규모 신재생 에너지 발전사업의 금융자문·주선 주간사로 선정돼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에코 트랜스포메이션(ECO Transformation) 20·20’을 선포해, 2030년까지 녹색산업에 20조원을 투자하고 온실가스를 2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신한은행은 지난해 8월 시중은행 최초로 원화 그린본드 2000억원을 발행했으며, 향후 저탄소 금융시장 조성을 위해 투자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수년간 온실가스 감축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기후변화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2년 연속(2016~2017년)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를 수상한 바 있다. 또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도 앞서 달성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2025년 목표 대비 57%, 2040년 목표 대비 21%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이뤄냈다.

뿐만 아니라 산업은행은 지난 2일 유로화 시장의 채권투자자를 대상으로 5억 유로 규모 유로화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이번 그린본드 발행대금은 신재생 에너지사업과 진환경 PF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원화 녹색채권과 사회적채권을 발행했으며, 금번 발행을 포함해 현재까지 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ESG,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으로 원화 1조원, 외화 8.7억 미화달러를 발행하며, 국내 ESG 채권시장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해외에 비하면 여전히 초기단계에 머물러있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6월 기후금융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그린에너지에 대한 투자확대 단계를 넘어 기후리스크를 반영해 기존의 대출 포트폴리오 조정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기후금융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대출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방법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네덜란드 ING 은행은 글로벌 은행 최초로 'Terra approach'를 개발했다. 이는 대출대상 기업이 탄소배출을 저감시킬 수 있는 기술 수준 보유 여부에 따라 기후변화 리스크를 측정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재산출하고, 약 5000억 유로 규모의 전체 대출 자산에 대해 재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성지영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도 탄소배출이 많은 석탄발전소나 정유소에 기후변화 관련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기후금융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경우, 은행의 비즈니스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은행·저축은행·카드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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