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선거법 개정 저지 확신하는 한국당…왜?
[취재일기] 선거법 개정 저지 확신하는 한국당…왜?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7.05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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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정개특위 제1소위 위원장 자리가 또 하나의 논란거리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시사오늘 김유종
정개특위 제1소위 위원장 자리가 또 하나의 논란거리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시사오늘 김유종

“선거법은 축구로 말하면 경기 규칙이잖아요. 그런데 지금 여야 4당이 하고 있는 건 자기들이 티키타카(tiki-taka·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축구 전술) 한다고 짧은 패스 하는 팀들한테 유리하게 축구 규칙을 바꿔버리겠다는 거예요. 말이 안 되는 거죠. 다행히 이제 선거법 개정은 물 건너간 것 같지만….”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사실상의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지난달 28일 밤,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평소 ‘선거법 개정안은 여야 합의로 처리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진 그였기에, 패스트트랙에 찬성한 여야 4당을 비판하는 것은 늘 듣던 내용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선거법 개정이 물 건너갔다’는 말만큼은 계속 귀에서 맴돌았다.

“선거법 개정이 물 건너갔다고요? 민주당이 정개특위(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가져가면 선거법은 통과되는 것 아니에요?”

국회법에 따르면, 정개특위 활동기한 내에 선거법 개정안이 의결될 시 이는 곧바로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다. 법사위 계류기간 90일과 본회의 부의 후 상정까지 걸리는 시간인 60일을 감안하더라도, 최대한 서두르면 올해 연말까지는 본회의 통과가 가능하다는 게 여야 4당의 계산이다.

하지만 한국당의 생각은 다른 듯하다. 제1소위원회 때문이다. 현재 정개특위에는 제1소위와 제2소위 두 개의 소위원회를 두고 있다. 제1소위는 선거제 개편 문제를, 제2소위는 선거연령 인하, 공천 개혁 등의 문제를 다룬다. 만약 한국당이 의사진행과 안건상정 등의 권한을 가진 제1소위 위원장 자리를 맡는다면, 선거법 개정안은 소위 통과조차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역시 “선거법 개정의 키를 쥐고 있는 정개특위 제1소위를 한국당이 요구하는 것은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는 것”이라며 “이런 얼토당토않은 요구에 민주당이 결코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위원장 자리를 가져가면 한국당이 제1소위 위원장을 가져갈 텐데, 제1소위 위원장이 생각보다 엄청난 자리예요. 한국당이 이걸 맡아서 마음먹고 방해하면 사실 어떻게 할 방법이 없거든. 정개특위 끝날 때까지만 버티면 선거법은 물 건너가는 거죠 뭐.”

정개특위 활동기한 내에 결론이 나지 않으면, 선거법 개정안은 10월 말까지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된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은 소관 상임위에 180일간 묶여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법사위에서 90일, 본회의에서 60일 계류되면, 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부의되는 시기는 3월 말, 정확히는 3월 29일이다. 총선(4월 15일)을 보름 앞두고 선거법이 바뀌는 셈이다. 총선이 연기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개정이 불가능한 시간이다. 정개특위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하지 못하면, ‘물 건너간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아마 한동안 제1소위 위원장 자리로 또 시끄러울 텐데, 결국은 한국당이 가져갈 겁니다. 그러니까 나경원 원내대표가 합의를 했겠죠. 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입장인데. 그럼 여당은 이걸 왜 합의했느냐. 추경도 처리해야 되고 할 일이 산더미잖아요. 저는 여당이 양보를 좀 했다고 봅니다. 그걸 아니까 야 3당도 민주당이 선거법 개정할 생각이 있는지 계속 의심하잖아요. 저는 이거(선거법 개정) 결국 안 될 거라고 봐요.”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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