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철학] 조국 “검사 출신만 법무부 장관?… 관념 깨야”
[명사의 철학] 조국 “검사 출신만 법무부 장관?… 관념 깨야”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7.06 2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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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 기용설에 검찰 개혁 엿봐
“검찰은 삼성과 같아…” 비유 왜?
검찰 개혁하려면 법무부장관이 중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조국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기용설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과거 책을 통해 그의 생각을 엿봤다.ⓒ뉴시스
조국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기용설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과거 책을 통해 그의 생각을 엿봤다.ⓒ뉴시스

 

조국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이 될지 주목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대대적 개각을 단행할 거라는 전망이 들려온다. 조만간 9명 장관이 교체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 중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는 조 수석이 내정됐다는 관측이 높다. 노무현 참여정부 당시, 무산되기는 했지만 문 대통령이 천정배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내정됐던 상황과 오버랩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단순 하마평으로만 그치지는 않을 거라는 전언이다. 특히 조 수석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을 선두에서 추진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 기용설이 두드러지고 있는 이유도 그 계획의 일환인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핫한 조 수석을 둘러싼 궁금증. 이번 ‘명사의 철학’은 책을 통해 조 수석의 검찰 개혁 의지에 대해 가늠했다.

※ 여기서 나오는 조 수석의 발언은 책 <진보 집권 플랜,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이하 진보플랜)>에 나온 것을 인용했다. 

“文, 법무부 장관 무산된 것 안타까워”

노무현 참여정부 당시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거론됐다가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국 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당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안타까움을 드러낸 바 있다.

여기서 조 수석은 “천 장관 후임으로 문재인 비서실장이 거론될 때 저는 속으로 적임자라는 생각을 했다”며 “문재인은 정치인으로 입신할 생각이 없으니 이것저것 재지 않고 검찰 개혁의 칼을 휘두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노무현의 핵심 측근이고, 뚝심 있고, 검찰의 생리를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삼성과 비슷”

조 수석은 검찰을 두고 삼성에 비유했다.

“삼성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삼성맨들이 자신들이 한국을 이끈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삼성이라는 조직과 그 수장을 위해 충성을 다하지 않나.” (책 <진보집권 플랜> 중)

또 그 같이 형성된 막강한 권력이 검찰이 개혁돼야 하는 이유로 봤다. 그가 볼 때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권력은 민주적 통제”를 받고 있다. 예컨대 “대통령, 국회의원은 선거라는 통제장치가 있다. 장관은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등 의회에 의한 통제장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검찰은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지만 권력 오남용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 장치가 없다”는 지적이었다.

이 때문에 노무현 참여정부 당시 검찰개혁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일이라고 조 수석은 소회했다. 참여정부 때는 그가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으로 일했을 때다. 그 시기 조 수석은 정부를 향해 “검찰 개혁을 더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개혁은 과감하지 못했고, 그 대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으로 돌아왔다는 게 조 수석의 평가였다. 이에 대해 그는 책에서 “참여정부가 칼을 휘두르려면 확실히 휘둘렀어야 하는데, 어정쩡하게 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결국 “그 칼은 다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정부 검찰 개혁 실패,
진보 집권 시 관철 교훈 남겨”

하지만 이는 학습효과로 남았다. 조 수석은 “참여정부의 검찰 개혁 실패는 이후 진보 개혁 진영이 집권했을 때 검찰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하는 문제에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 결과 진보개혁이 집권했을 때 확실히 관철시키고야 말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노무현 정부 때부터 주장돼왔던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하는 것과 검찰과 경찰 간의 수사권 조정이었다.

조 수석은 이 두 가지가 검찰 개혁의 핵심이라고 봤다. “과잉정치화 돼 있는 검찰을 그대로 두고서는 검찰 개혁도 반부패투쟁도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즉 힘을 분산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
검찰 힘 분산시키는 게 핵심”

어떻게 분산시킬 것인가. 설명에 따르면 “검찰의 권력형 비리 수사는 항상 정치적 편향성과 공정성이 문제가 돼왔다. 이에 ‘공수처에서 국무총리 장관, 도지사, 시장, 법관, 검사 등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부패 범죄에 대한 수사를 검찰이 아닌 공수처에서 맡게 되면 검찰의 권력이 분산될 수 있다’"는 논리다. 

검경 수사권에 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 철학에서 보면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수사권을 경찰에게 일정 부분 넘겨주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와 공소 각각에서 경쟁구도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검찰이 권력을 남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찰에게 독자적인 수사 개시권 을 주는 변화가 일어나면 검찰은 부패 경찰, 인권 침해 경찰을 잡으려고 눈에 불을 켤 것”이라며 “경찰도 받은 수사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부 교육과 감찰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 개혁, 법무부 장관 중요”
“법무부와 검찰청 분리해야”

조 수석은 검찰 개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법무부 장관이 중요하다”며 “검사에 대한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법무부 장관에게는 법안제출권이 있다. 검찰을 쪼개는가 마는가의 권한”이라며 “법무부 장관이 수사에 개입하는 것은 금지해야 하지만 제도적으로 검찰을 바꾸는 것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제언했다.

조 수석은 법무부 장관이 검찰을 바꾸려면 법무부와 검찰청이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상 법무부는 검찰의 상급기관이고 검찰청은 법무부의 외청임에도 실제로는 검찰이 법무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다 보니 “검찰이 사실상 법안제출권을 행사하는 셈”이라는 것이다.

조 수석은 검찰 개혁을 이룰 수 있는 법무부 장관의 조건으로 “분명한 비전과 확고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 적어도 대통령 임기의 절반은 대통령과 같이 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검사 출신이 법무부 장관을 해야 한다는 관념도 깰 필요가 있다며 “진보개혁 진영이 집권한다면 법무부의 탈 검찰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은 당연히 검사 출신이 해야 한다는 관념도 사회에 많이 퍼져 있다”며 “참여정부 때 강금실 천정배 비검사 출신이 오니 검찰이 얼마나 반발했느냐”고 되돌아봤다.  조 수석은 “외국에서는 법무부 장관에 꼭 검사출신을 임명하지 않는다”며 “시기의 과제에 따라 비법률가 정치인, 판사 출신, 변호사, 교수 출신 등이 임명 된다”고 전했다.

책을 통해 알 수 있듯 조 수석의 검찰 개혁 의지는 상당하다. 비록 참여정부 때는 실패했지만, 다음 진보 진영이 권력을 잡으면 꼭 이루고 말 거라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그 의지는 실제로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실행되고 있다.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을 담보한 검찰개혁을 패스트 트랙(신속처리안건지정)에 상정하는 등 여러 우여곡절에도 강한 추진력을 보이며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것이다.

공수처에 권력 집중 현상 등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도

하지만 우려의 지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조 수석은 과잉된 검찰의 힘을 막기 위해 공수처가 필요하다지만  그 역시 권력이 집중되고 권력이 남용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점이다.

게다가 공수처가 야당 탄압의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게 자유한국당의 반대 이유 중 하나다.  

물론 조 수석은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게 “여야가 합의로 공수처장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면 된다”고 했지만, 이 역시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현 국회 상황을 보면, 야당임에도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당들이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외에도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모두 당 안팎의 시각에서 범여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때문에 여야가 합의해 공수처장을 추천한다 해도 팽팽한 균형 감감 속에서 추천되기란 쉽지 않다는 게 반대편의 목소리다.

검경수사권 조정도, 경찰의 부패 등 권력 남용에 대한 통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최근 경찰에 대한 신뢰는 특히 낮아진 상황이다. 강남 경찰들의 비리 의혹과 연관된 버닝썬 사건, 제주 경찰서의 부실 수사 논란을 드러낸 고유정 전남편 살인사건 등을 접하며 경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이 조 수석의 생각을 뒷걸음질 치게 하지는 않을 듯하다. 조 수석은 노무현 정부 때의 학습효과를 상기하며 장애물들에 신경 쓰지 않고 법무부 장관이 되면 일사천리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지난 5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검찰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조 수석은 “쉼 없이 개혁해야 한다.  지치지 말고 함께 추진하자”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며 검찰 개혁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을 강조했다. 

조국 민정수석ⓒ뉴시스
조국 민정수석ⓒ뉴시스

 

p.s. 조국 수석은 = 1965년 부산이 고향이다. 1982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해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학생운동 때를 뒤돌아보면 스스로를 일컬어 투사는 아니라고 했다. 이는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에서 학생운동 당시를 술회하며 한 말이다. 주로 맡은 일은 군사독재의 폐해와 악행을 비판하는 글을 쓰고 자료를 만드는 거라 했다. 그러다, 1987년 6월 항쟁을 기점으로 민주화의 흐름이 거세지면서 우리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한다. 그 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로스쿨을 통해 법학 박사 학위를 받고, 1992년부터 교수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교수 생활의 첫걸음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같은 해 현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은수미 성남시장과 함께 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돼 반년가량 수감된 것이다.

2000년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 서울대 교수 등을 거쳤다. 2007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2009년 대법원 제2기 양형위원회 위원, 한국형사법학회, 한국경찰법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 탄생의 공신이다. 재작년 5월 정부가 출범하고 바로 민정수석으로 발탁됐다. 현재는 법무부 장관 기용설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한편 내년 부산 출마설부터 대권주자로의 부상 전망 등 앞으로의 정치 행보에 있어 관심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조 수석이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본격화할지는 미지수다. 그는 앞선 책에서 “정치를 한다는 건 사자의 심장을 가지고 완전히 벌거벗은 채로 대중의 바다로 뛰어드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또 자신은 “그런 용기가 없었던 것 같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과거 발언일 뿐. 지금은 다르지 않을까.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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