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문재인 대통령, 레임덕에서 비껴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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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텔링] 문재인 대통령, 레임덕에서 비껴가려면?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7.07 23: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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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이 레임덕에서 비껴가는 법에 대한 '고민'
이미 레임덕 vs 비껴갈 수 없어 vs 방법 없지 않지도…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 재창출 하려면? 비껴갈지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정치를 잘해야 국민이 편하다. 비판과 해법을 함께 제시한다. 취사선택은 필요하나, 몸에 좋은 약이 쓴 법이다. 단 것만 삼키지 말고, 써도 뱉지 맡길. ‘정치텔링’은 정치에 관한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는 장(場)이다. 형식은 자유다. 이번엔 자문단(시민, 정치일선기자, 시사평론가 등)을 통해 얻은 정치 팁이다. 주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레임덕에서 비껴가는 법.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높지만,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레임덕이 올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이를 비껴가는 법에 대해 고민해봤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높지만,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레임덕이 올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이를 비껴가는 법에 대해 고민해봤다.ⓒ뉴시스

 

현실

지지율 상으로 보면 레임덕은 오지 않을, 딴 나라 얘기일 듯하다. 요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오름세다. 지난달 30일 남북미 판문점 회동 후 지지율 50%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2일부터 4일간 전국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조사한 결과 ‘잘한다’의 긍정 지지율이 49%를 기록했다. 부정평가(40%)와 비교하면 10%포인트 차이로 오차 범위를 훌쩍 넘어섰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에서도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당장 내년 총선만 해도 의기양양한 모습이다.

민주당 중진 의원실 측(6일 통화) : 선거법 통과하고 범여권(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기준 3분의 2이상, 최소 180석(개헌저지선)이상은 가져갈 것. 최대치로 잡으면 200석 이상은 되지 않을까.

바른미래당 관계자(5일 통화) : 민주당이 자신하더라. 압승할 것으로 보는 듯하다. 선거법 통과하면 우리도, 정의당도 나쁠 것이 없다.

또 다른 현실

하지만 또 다른 현실에서 보면 녹록지 않은 듯했다. 어느 현실이 진짜일까. 시민과 정치부 일선에서 들려온 얘기는 대체로 달랐다. 물론 일부의 평일뿐이다. 그러나 과거 조선시대 때는 임금이 일부러 민심을 살피고자 평상복을 입고 저잣거리를 돌아봤다고 한다. 한 사람의 얘기에도 귀 기울일 때다.

A 택시운전기사(최근, 남, 70대, 대면) : 경기 안 좋고, 북한만 쳐다보고. 승객 90%가 문재인 대통령에 등 돌렸다더라.

B 택시운전기사(남‧50대, 6월말 대면) :  밤에 줄을 서서 먹던 강남 신사동이었지만, 지금은 식당 주인들이 다른 가게에 손님 있나 없나를 구경하러 다닌다. 한 자영업자 승객은 새벽에 문 닫고 알바 하러 간다더라. 왜냐고 물으니 직원 월급 줘야 한단다. 그런데도 이 정부는 국민 심각한 걸 모르는 것 같다. 지지한 사람들 중에서도 돌아선 사람들이 많다. 이 상태로 계속 가다가는 (정부가) 끝까지 갈지도 의심스럽다. 개혁이고 나발이고 적당히 하고, 경제에 좀 치중해 달라. 적폐청산? 보복성 개혁이라고밖에 안 보인다. 레임덕 안 오려면 국민 화합과 경제, 이 두 가지가 중요하다.

C 택시운전기사(남‧60대, 5일 대면) : 원래 택시운전기사들이 민주당 성향이 많다. 그런데도 많이들 등 돌렸다. 나도 문 대통령 찍었지만 택시업계를 죽이려드니 후회된다. ‘타다’(승합차호출서비스) 때문에 난리도 아니다. 승객도 줄고, (택시)번호판은 헐값이 됐다. 레임덕? 경기 살리지 않고서는 어렵다.

노량진 구시장에서 신시장으로 넘어온 전창배 사장(남‧60대) : 전체적으로 경기가 안 좋다. 시장 안팎의 상인들 얘기 들어봐도 매출의 절반 정도가 감소됐다. 레임덕 비껴가는 법? 과거 청산, 이런 것에만 집중 말고 경제에 신경써주면 나아지지 않을까.

서울권 어르신복지회관을 다니는 시민(여‧70대, 7일 대면) : 반(反)문 정서가 강해졌다. 오랫동안 복지회관 드나들면서 제3의 인생을 설계하는 어른시들 대다수가 이대로는 안 된다고 한다. 다시 옛날 시장자유경제 정책으로 가야된다, 이대로는 다 굶어죽게 생겼다고 하더라.

Y지역 하나은행 옆 뜰에서 앉아 대화하는 할머니들 열대여섯 분 사이에서 들려온 말 (최근, 대면) : “문재인 (대통령)이가 이북에다가 돈 다 싸다줬다”, “국고도 텅텅 비고 쌀도 다 퍼다 줘서 하나도 없고 큰일 났다”, “더 못 살겠다”, “너무 힘들다”, “나쁘다”, “아예 헬기 타고 그 수족들이랑 북으로 넘어가 안 왔으면 좋겠다”, “다시는 못 넘어오게 뭐라도 쳐야 하지 않겠나”, “무조건 황교안 찍어줘야  한다”, “국회의원 선거 때 다 2번만 찍어야 한다.”

해외 이주민 대상의 방송사 기자(여‧50대, 5일 대면) : 레임덕을 비껴갈 수 없다. 공약을 너무 쉽게 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약속 왜 안 지키느냐고 지금 파업하지 않나. 최저임금 문제로 노조 측에서는 약속 안 지켰다, 시위하고, 소상공인들은 소상공인들대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곳저곳 취재해보면 없는 사람들은 더 힘들어지고, 조금 있는 사람들은 챙겨서 (해외로)나가자는 식이다. 우리야 남북미 판문점 회동이 잘 된 것 같겠지만 미국, 호주, 독일 등 해외에서 보는 눈은 또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나름의 목적 달성으로 나왔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는 무슨 실리를 챙겼나. 놀아났다고 보는 바깥의 시선들이 많다.

K지역 종합지 저널리스트(남‧50대, 5일 대면) : 레임덕? 이미 레임덕이다.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방송 마이크가 켜진지 모르고 밀담을 나누다 논란이 된 적이 있지 않나. “관료들이 말을 안 듣는다”, “집권 4년차가 된 것 같다” 등의 발언이 곧 레임덕임을 방증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밖에 나가 봐라. 청년층 인식도 예전과 다르다. 지난 4~5월 모 대학교 2학년부터 4학년까지 30명을 인터뷰했다. 예전에는 70% 정도가 문 대통령과 민주당을 옹호했다. 그런데 지금은 절반이 안 됐다. 한 학생은 예전에는 알바 세 개를 했지만, 경기가 안 좋아져 지금은 한 개를 한다고 했다. 시급이 그나마 올랐지만, 시간은 줄었다고 했다. 이게 현실이다. 지금처럼 ‘나’를 위한 정치를 하면 안 된다. 자기 진영만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는 게 레임덕에서 비껴가는 방법 아닐까.”

판문점 남북미 회동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뉴시스
판문점 남북미 회동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뉴시스

 

솔루션

도움말과 저격 사이. 여기에는 원론적, 정론적, 현실적, 반어적 비판과 문제인식 등이 고루 들어있다. 물론 일부의 제안임을 전제한다.

일간지 기자(남‧50대) : 레임덕 비껴가는 법? 총선에서 이기면 된다.  안 그러면 뭐….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남‧40대) : 민주당은 레임덕에서 비껴가기 위해 상대 진영에 대한 분열 작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적정 시점에 내각제 개헌 카드를 꺼내는 거다. 진짜 개헌을 한다기보다 쉽게 말해 밑밥을 던지는 것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중에서도 솔깃해할 의원들이 많을 것이다. 개헌으로 흔들어 총선에서의 범여권 연정 모드로 들어갈 수 있다.

범여권 의원실 관계자(남‧30대) : 내년 총선에서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와 같은 제2의 평화공세가 온다면 이길 수 있다.

타블로이드 주간지 정치 전문 기자(남‧50대) :  한반도 평화무드를 갖고 문 정부가 버티고 있는데, 3년차 접어들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레임덕이 안 올 수가 없다. 어떻게 늦추느냐가 관건이다. 노무현 참여정부 때를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 노 대통령이 실패한 게 평검사들과 맞장 뜨다가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권력의 심장부인 청와대가 그들에 의해 엄청난 데미지만 입은 것이다. 지금 정부에서도 어떤가. 여전히 5,6급 공무원한테 휘둘리고 있다. 김학의 사건은 하는 척만 했고, 장자연 사건은 총을 거꾸로 들어 <조선일보> 편을 들었다. 유명무실, 유야무야 됐다. 적폐청산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레임덕 비껴가는 법? 정권 재창출에 성공해야 한다. 잡종강세라는 말이 있다. 순수혈통만 강조하면 대가 약해지는 것이다. 만약 DJ(김대중 대통령)가 순수혈통을 주장했으면 같은 호남 출신에, 서울대 외교학과 나온 ‘한화갑’을 대통령 후보로 세웠을 거다. 그러나 ‘한화갑’에게 안 주고 영남 출신에 상고 나온 ‘노무현’에게 줬다. 문 대통령도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또 다시 ‘유시민’ ‘김부겸’‘박원순’ ‘조국’‘김경수’ 등 PK(부산경남), TK(대구경북)출신의 순수혈통에 차기 대선 후보를 줘서는 안 된다. 적자론 안 된다.

다른 하나는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의 검찰 개혁을 반드시 해내야 한다. 결국 법 제도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20대 국회가 입법 발의 최하위라고 한다. 생산적 법안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문 정부는 실패할 것이다. 개혁 노이로제, 피로감을 이유로 대충 넘어가면 다시 참여정부 꼴 난다. 당시 노건평(노 전 대통령 형)과 이상득(이명박 전 대통령 형)이 신사협정을 맺어 서로 건들지 말자고 했지 않나. 그런데 MB(이명박)와 이상득이 집권 후 약속을 파기하고 구속시킨 거 아닌가. 만약 노 전 대통령이 BBK의 MB를 대선 때 구속시켰다면 그리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크게는 다음의 사항들로 나열할 수 있다.

1. 경제 살리기
2. 총선에서 이겨라
- 범여권 연정 강화(선거법 통과 전제)
- 지난 6‧12지방선거 같은 제2의 평화 공세

- 내각제 등 개헌 카드로 야권 분열, 흔들기
3. 공수처 통한 검찰 개혁 관철
- 참여정부 실패 반면교사
- 적폐 청산하려면 확실히
- 정적 방어용의 일환도
4. 정권 재창출에 성공해야
- DJ 때 한화갑 아닌 노무현 택한 이유
- 순수혈통 적자 대신 ‘잡종강세’에 주목

플러스 시사오늘 팁
 
덧붙여 플러스 <시사오늘>팁으로 제시하는 것이 있다면 ‘양자택일’이다. 정세운 시사평론가는 7일 통화에서 “경제, 총선 승리, 공수처 설치 등이 레임덕을 피하는 길이라는데 동의한다”며 “하지만 조건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20대 총선에서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공천파동을 학습효과 삼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당시에도 새누리당은 지금의 민주당처럼 180석 넘게 얻을 것이라며 자신했다. 하지만 원칙을 무시한 공천 논란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고 했다. 이어 “현 정부도 그렇다. ‘트럼프’처럼 실리면 실리, 아니면 명분이면 명분, 하나만 가져갈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고 원칙 없이 그때그때 유리한 것을 쫓으면 국민을 이해시키지도, 설득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이런 것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 홍콩 민주화 시위에 침묵하는 이유로 중국과의 실리 외교를 언급하고 있는 정부다. 그런 정부가 일본과는 국내 반일 정서를 자극해 지지층 결집을 등에 업고 명분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 평론가는 “민주당이 선거제를 왜 하려고 하나. 표면상 200석 가까이 받을 것처럼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며 “범여권과의 연정을 통해 선거제를 하려는 것 자체가 실질적으로 총선에서 패할 가능성이 높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지금이라도 원칙이 있어야 한다. 그게 없으면 민심이 떠난다. 레임덕을 늦추기는커녕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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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 2019-07-08 07:17:13
아침뉴스에 대통령 지지율이 50프로대
참 지나가던 소가 다웃을일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