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지침서⑧] 김병래 “한국당=꼰대당? 진정성 믿고 기다려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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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지침서⑧] 김병래 “한국당=꼰대당? 진정성 믿고 기다려 달라”
  • 조서영 기자
  • 승인 2019.07.12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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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병래 청년 부대변인
“50-60대가 처음부터 20대에 녹아드는 것 이상해”
“구조개혁-재정지원 퍼즐 맞물리듯 청년실업 해결”
“지방에서 정치하는 청년들의 좌절하는 과정 많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이 청년 지침서(指針書)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들의 날것 그대로의 생각과 고민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은 글이다. 지침서의 여덟 번째 페이지를 장식할 사람은 자유한국당 김병래 청년 부대변인이다.

한국당을 향한 청년들의 목소리는 다양하다. 혹자는 ‘꼰대당’이라는 비판을 서슴없이 내뱉지만, 또 다른 혹자는 ‘어떻게 처음부터 잘하겠냐’며 ‘진정성을 믿고 기다려보자’고 했다. 그 중 후자에 해당하는 김 부대변인은 20살 때부터 7년 째 한국당 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당시 새누리당 대학생위원회와 미래세대위원회를 거쳐, 지난 1일 7:1의 경쟁률을 뚫고 한국당의 청년 부대변인으로 뽑혔다.

최근 한국당은 잇따른 논란에 몸살을 앓았다. 황교안 당대표 아들 스펙 논란, 우먼페스타 엉덩이 춤 논란, 그리고 청년부대변인 임명식 날 30초 즉석 스피치 논란까지. 이에 “7년 간 만난 5명의 당대표 중 가장 청년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 김 부대변인을 11일 영등포구 한국당 당사에서 만났다.

지침서의 일곱 번째 페이지를 장식할 사람은 자유한국당 김병래 청년 부대변인이다.ⓒ시사오늘 윤지원 기자
지침서의 일곱 번째 페이지를 장식할 사람은 자유한국당 김병래 청년 부대변인이다.ⓒ시사오늘 윤지원 기자

- 한국당의 청년 대변인단을 뽑는 과정은 어떠한가.

“기존에 당의 부대변인은 추천을 받아서 임명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모를 통해 진행했다. 국내 정당에서는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1차 서류심사, 2차 면접을 봐서 합격하는 과정을 거쳤다.”

- 한국당의 ‘꼰대당’이라는 평가를 어떻게 보나.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꼰대당이라는 평가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50-60대 정치인의 발언과 행동이 처음부터 20대 정서에 완벽히 녹아드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청년들에게 다가가려는 다양한 시도 과정에서 사소한 논란으로 진의(眞意)가 왜곡되고, 또 오해가 누적되면서 그 같은 시도 전반에 대한 평가가 퇴색되는 것이 걱정이다. 내부자의 입장에서 가까이서 봤을 때 언론에 비춰지는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 성 인지(認知) 감수성, 청년 인지 감수성에 대한 비판도 있다.

“우먼 페스타도 그렇고, 청년전진대회도 그렇고, 전에는 한국당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일들이다. 처음에는 누구나 시도하는 과정에선 서툴 수 있다.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계속 비판받다보면 움츠러들게 된다. 청년들에게 당의 내부자로 봤을 때 우리 당이 청년에게 다가가기 위해 전보다 더 노력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전하고 싶다. 앞으로 청년부대변인들이 당 행사에 가서 논란의 소지가 있을만한 부분에 대해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적극적으로 개선을 요청하다 보면 청년들의 마음에 좀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그러니 조금만 더 믿고 응원해 달라.”

- 청년 부대변인 임명식 날에도 논란이 있었다.

“다 청년들이다 보니 자리 자체가 익숙치 않아 몇몇 청년 부대변인의 표정이 굳었을 수는 있지만, 그때 분위기는 기사와는 달리 웃어넘기는 분위기였다. 기자가 특정 청년 부대변인의 표정을 보고 굳었다고 느낄 수는 있지만, 우리는 꼰대 발언이라고 못 느꼈기 때문에 그런 기사를 접했을 때 다소 당황스러웠다. 또한 요즘 워낙 언론이 우호적이지 않다 보니 황교안 당대표는 우리끼리 얘기하자는 차원에서 편하게 듣고자 기자들에게 나가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본다.”

- 한국당은 청년 정치인을 어떻게 육성하나.

“제일 이상적인 보수정당의 청년 정치인 육성 방식은 영국 보수당의 청년 보수당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전국 단위로 유지하고 확충하다 보면, 정당의 리더십이 연속성이 생긴다. 마가렛 대처(Magaret Thatcher), 존 메이저(John Major),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 같은 사람들이 그 예다. 한국당도 그 연장선상에서 대학생위원회나 청년위원회에서 선발된 인원을 육성할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치 과정에 대한 청년들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청년정치캠퍼스Q’를 통해 정치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정치적 역량을 갖추고 장기적으로 제도권 정치에 입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김 부대변인은 노동시장이 구조적으로 청년 실업난을 타개(打開)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말했다.ⓒ시사오늘 윤지원 기자
김 부대변인은 노동시장이 구조적으로 청년 실업난을 타개(打開)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말했다.ⓒ시사오늘 윤지원 기자

- 20대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취업이다. 주변 선후배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취업 안한 사람은 취업을 못해서 고민이고, 취업을 한 사람은 이게 맞는 길인가 두 가지가 고민인 것 같다. 이와 같은 고민의 원인은 노동시장이 구조적으로 청년 실업난을 타개(打開)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취업 후 일을 하다보면 자신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취업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다른 길을 택하지 못한다.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통해 고용이 유연화가 되면 청년들이 쉽게 취직하거나 다른 직무로도 이직해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 청년들이 공무원/공기업을 향하는 것은 고용 유연화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취업을 못하는 청년, 취업을 한 청년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정서는 불안이다. 국가가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늘리면 좋겠지만 재원 마련에 한계가 있다.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부담이 돌아간다. 정책수립 과정에서 현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이번 정부 5년만 하고 문 닫는 나라는 아니지 않나. 고용유연화를 통해 민간이 일자리 창출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돕되, 다만 그 과정에서 실업이 발생할 경우 사각지대가 없도록 국가가 청년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구조개혁과 재정지원 두 가지 퍼즐이 맞물리듯 청년 실업 대책이 나와야 한다.”

- 문재인 대통령의 청년 정책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실효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저번 주에 은행에 가서 지난 5월 금융위가 내놓은 청년 전월세 대출 상품이 잘 나가느냐 물었더니, 안 나간다고 했다. 이미 기존에 2.6-2.8%의 금리가 나와 있는데, 이 상품들과 차이가 크지 않아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 생각해 참여하려는 청년들은 조건이 까다로워 참여하기 힘들다고 했다. 행원의 말을 빌려 ‘이걸 하라고 만든건지 안하라고 만든건지 모르겠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정책을 누려야 할 수혜자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건 이처럼 디테일한 부분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김 부대변인은 지방에서 정치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이 어떻게 좌절하는지 설명했다.ⓒ시사오늘 윤지원 기자
김 부대변인은 지방에서 정치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이 어떻게 좌절하는지 설명했다.ⓒ시사오늘 윤지원 기자


- 지방에서 정치를 하면서 불편함은 없나.

“지방에서 정치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이 어떻게 좌절하는지 알려주겠다. 입당하면 여러 행사에 참여하라는 문자가 온다. 그렇게 지역에 있는 행사에 가면 다 어르신이다. 그렇다고 그 어르신들이 살갑지도 않다. 청년이 가면 외계인 쳐다보듯 한다. 그럼 ‘난 지방에서 활동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해 중앙당으로 간다. 가면 조금은 낫다. 또래도 많고 알찬 행사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당사로 가는 건 2-3000원이면 가지만, 대구는 10만 원, 부산은 12만 원이 든다. 한 번 왔다갔다 하는데 큰 결심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연속적으로 참여하기도 어렵다. 정치라는 건 인적관계가 중요하다. 하지만 지방 청년들은 불가피한 여건으로 수도권 청년들 만큼 참여하기 어려워 자연히 정치에 무관심해지는 부분이 있다.”

- 수도권과 지방의 의제도 다를텐데.

“청년 정책 논의가 너무 수도권 위주로 가다보니 지방 청년들의 목소리도 이에 종속화 되는 문제가 있다. 공공기관들이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에 수도권은 부정적이지 않나. 하지만 수도권은 개별기업 몇 개가 간다고 해서 자족기능을 유지하는데 치명적이진 않지만, 지방은 있던 기업이 하나 나가면 타격이 크다. 구미에서 의무경찰로 군 복무를 했는데, 구미역을 조금만 벗어나도 ‘임대’ 종이가 붙은 빈 상가들이 즐비하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청년들이 살고 싶어 하겠나. 정치권에서도 청년을 좀 더 세분화하여 지방 청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직접 찾아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지방에서 소수의 청년들이나마 관련 공청회 등에 참석하고 지역의 목소리를 내고 지방 청년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지방 청년의 목소리가 작아지고 있다.”

- 청년으로서 정치에 한 마디 한다면.

“청년들은 물론이고, 많은 국민들은 정치에 대해 비판을 한다. 정치는 왜 그러냐, 정치인들은 왜 저 모양이냐. 그런 비판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청년들이 현실의 정치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면, 그걸 바꾸기 위한 노력도 청년들이 해야 한다. 그런 노력이 확산돼야 우리 정치가 선진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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