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청량리역 롯데캐슬, ‘역세권 프리미엄’ vs. ‘빛 좋은 개살구’
스크롤 이동 상태바
[르포] 청량리역 롯데캐슬, ‘역세권 프리미엄’ vs. ‘빛 좋은 개살구’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07.19 16:3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고 65층 초고층 랜드마크 강북 상륙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 9번 출구 앞에 위치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견본주택 전경 ⓒ 시사오늘
서울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 9번 출구 앞에 위치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견본주택 전경 ⓒ 시사오늘

19일 오전 9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 9번 출구 앞은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견본주택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인근 오피스텔·상가 분양 관계자들이 홍보 전단지를 건네느라 북새통을 이룬 것이다. 서울 강북 지역 최고 65층 랜드마크 단지가 내뿜는 압도적인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나눠 갖으려는 경쟁이 치열해 보였다. 그들의 손길을 뿌리치고 발걸음을 옮기니 입장 전부터 몰린 구름 인파로 대기줄이 이어지는 장관이 펼쳐졌다. 수개월 간 지연된 공급일정이 수요자들의 마음을 더욱 애타게 만든 걸까, 흥행 돌풍 조짐이 확실하게 엿보였다.

롯데건설,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견본주택 개관…본격 분양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견본주택이 수많은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 시사오늘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견본주택이 수많은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 시사오늘

롯데건설이 서울 청량리4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일원에 공급하는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이하 청량리역 롯데캐슬)는 지하 7층~지상 최고 65층, 5개동, 아파트·오피스텔·오피스·호텔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복합단지다. 이중 4개동에 들어서는 아파트는 전용면적 84~177㎡, 총 1425가구(일반분양 1263가구) 규모로 꾸며진다. 일반분양 물량의 전용면적별 가구 수는 △84㎡ 1163가구 △102㎡ 90가구 △169~177㎡(펜트하우스) 10가구 등이다.

업계에서는 서울 동대문구 일대가 새 아파트 공급이 드문 지역인 만큼, 청량리역 롯데캐슬에 대한 지역 내 실수요가 높아 어렵지 않게 완판될 공산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 '청량리역 한양 수자인' 등 브랜드 아파트들이 최근 청량리역 근처에 들어서면서 청량리에 대한 분양시장 내 부정적인 인식이 상당 부분 희석된 상황이라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실제로 이날 정오 기준 분양 상담 번호표는 500번대를 찍었으며, 견본주택 입장을 위한 대기 시간은 평균 2시간으로 확인됐다. 상대적으로 방문객이 몰리지 않는 평일 오전임에도 많은 수요자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 것이다. 주말에는 더욱 많은 인파가 견본주택을 찾을 전망이다.

롯데건설은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의 최대 강점으로 초역세권 입지를 내세우는 전략을 택한 눈치다 ⓒ 시사오늘
롯데건설은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의 최대 강점으로 초역세권 입지를 내세우는 전략을 택한 눈치다 ⓒ 시사오늘

방문객 대부분은 갈아타기 수요자 또는 투자자들로 보였다. 신혼부부들은 간혹 눈에 띄었고, 어린아이와 함께 온 3~4인 세대도 드물었다. 이는 만만치 않은 분양가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청량리역 롯데캐슬 분양가는  3.3㎡당 평균 2600만 원대로 책정됐다. 전용면적 84㎡ 저층은 8억 원대 후반, 18층 이상 고층은 9억 원대 초중반, 50층 이상은 10억 원대 초반이다. 전에 살던 집을 팔아 잔금을 치를 수 있는 갈아타기 수요자, 억대 현금을 보유한 투자자 외 수요자들에게는 분명 부담스런 금액이다.

분양가 9억 원이 넘는 가구가 많은 만큼, 롯데건설은 분양보증 중도금대출이 불가한 계약자의 경우 자체 보증으로 최대 40% 중도금 대출을 알선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법률 변경 및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금융시장 변화 또는 대출기관 규제 등에 따라 중도금대출 알선이 제한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4억~5억 원 가량의 유동성이 확보되지 않은 수요자들이 망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방문객들의 엇갈리는 반응
초역세권 입지 '강북 로또'…"당첨되면 빚내서라도 계약"
교통 불편·좁은 방·채광 아쉬워…"프리미엄 붙을까 의문"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견본주택에 들어서면 단지가 초역세권 입지를 갖췄음을 강조하는 조형물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 시사오늘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견본주택에 들어서면 단지가 초역세권 입지를 갖췄음을 강조하는 조형물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 시사오늘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 대부분은 상품에 만족하는 눈치였다. 강북권에서 보기 드문 초고층 랜드마크 단지인 데다, 초역세권 입지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이는 '강북 로또'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주변 브랜드 아파트 단지 시세 등을 고려했을 때 청량리역 롯데캐슬의 프리미엄이 1억 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0억25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다.

이날 청량리역 롯데캐슬 견본주택에서 만난 서울 동대문구 주민 A씨(41)는 "강남은 너무 비싸서 부담스럽고, 새 집으로 이사를 가면서 적당한 시세차익도 노릴 수 있는 물건을 찾고 있었는데 딱 좋다"며 "동·호수만 잘 뽑힌다면 빚을 내서라도 무조건 계약할 거다. 다만, 저층이라면 좀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에서 왔다는 방문객 B씨(50)도 "요즘에 보기 어려운 투자처를 찾았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수도권에 초역세권 입지를 갖춘 아파트 단지는 정말 희귀하다. 더욱이 향후 GTX 수혜가 예상되는 청량리역"이라며 "전매 제한(소유권 이전 등기일까지)이 아쉽긴 하지만 50층 이상 물량을 확보한다면 나중에 2억 원 이상 프리미엄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라고 기대했다.

수요자와 투자자들의 이 같은 분석을 미리 예상한 듯, 롯데건설은 청량리역 롯데캐슬이 초역세권 입지를 갖췄음을 강조하는 홍보물들을 견본주택 곳곳에 설치했다. 특히 견본주택을 들어서자마자 볼 수 있는 위치에 '청량리 지하철 1호선·경의중앙선·분당선·경춘선·경원선·KTX·GTX(예정)·강북순환선(예정)'이라는 문구가 적힌 지하철 출구 조형물을 세워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일부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기대보다 못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가뜩이나 교통이 좋지 않은 부지에 짓는 단지인데 아파트 4개동 옆에 호텔 등으로 구성된 1개동까지 들어서면 입주민들의 교통난이 불 보듯 뻔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세대 내 광폭 거실 적용으로 방이 작게 설계된 점, 초등학교 도보 통학 어려움, 채광 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서울 마포에 거주하는 방문객 C씨(35)는 "청량리역 근처에서 대학을 나와서 잘 아는데 단지가 들어서는 부지 앞은 도심으로 향하는 입출로가 하나밖에 없다. 거기에 상업시설까지 지어지면 교통 불편이 심각할 것"이라며 "아무리 입주민 전용 주차장, 통로 등을 만들어도 길 자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도로 확장 등이 병행되지 않는 이상 빛 좋은 개살구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출퇴근 시간은 지옥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농동 주민 D씨(56)는 "거실은 넓게 나왔는데 방이 무척 작게 느껴졌다. 너무 작은 것 같아서 전용면적을 보니까 1평 안팎이더라. 미취학 아동이 아니라면 생활이 불편할 것 같다. 안방도 1평보다 조금 넓은 수준이었다"며 "그런데 정작 아파트 주변에는 어린아이들이 혼자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 초등학교가 없다. 거리가 좀 애매하다. 어떤 수요자들이 청약을 넣을지 조사가 제대로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일조권에 의문을 품은 방문객이 현장 직원을 쏘아붙이는 장면도 목격됐다. 그 방문객은 전용면적 84㎡C타입 2·3·4호, 전용면적 102㎡을 제외하고는 확실하게 남향 배치된 세대가 없는 것 같은데 왜 일조권이 우수하다고 설명하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현장 직원은 "다른 타입들도 거실 창문을 기준으로 했을 때 남동향, 남서향"이라고 해명했다.

프리미엄이 붙을 수 없는 단지라고 단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방문객 E씨는 "전용면적 84㎡ 15층 기준 청량리역 롯데캐슬 분양가는 8억 원대 후반에서 9억 원대 중반인데, 발코니 확장(1900만 원), 시스템 에어컨(500만~800만 원), 빌트인 가전(50만~850만 원), 중문·바닥마감·주방벽마감(모두 적용 시 1000만 원 이상) 등을 합치면 주변 시세랑 별 차이가 없다"며 "여기에 경제적 부담이 있는 사람들은 대출 이자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산술적으로는 프리미엄이 1억 원 붙어봐야 본전"이라고 분석했다.

변수는 분양가 상한제·일본 제품 불매운동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모델하우스 내 설치된 단지 모형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는 방문객들 ⓒ 시사오늘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모델하우스 내 설치된 단지 모형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는 방문객들 ⓒ 시사오늘

이처럼 수요자들의 반응은 엇갈리지만 업계에서는 대세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다. 새 아파트 수요가 많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초역세권 입지, 랜드마크 상징성, 롯데캐슬이라는 브랜드 가치 등을 감안하면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변수로 분양가 상한제가 거론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 확실해진다면 중도에 계약을 포기하는 수요자들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실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자들의 경우 중도 포기에 따른 기회비용, 매몰비용 등을 계산해도 강남권에 투자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할 공산이 크다"며 "강북권 매물은 나중에 언제든지 살 수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량리역 롯데캐슬은 오는 24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5일 당해지역 1순위, 26일 기타지역 1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오는 8월 2일이며, 정당계약은 같은 달 13~16일이다. 입주는 오는 2023년 7월 예정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전농 주민 2019-07-20 14:21:22
다른 신문사 르뽀기사는 다 칭찬일색인데 참 잘 읽었읍니다. 특히 주민으로써 교통문제에 공감이 많이 갑니다. 서울시와 롯데건설에서 해결해줄 필요가 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