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일본의 군국주의 실패와 한일 무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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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정치] 일본의 군국주의 실패와 한일 무역전쟁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9.07.21 15: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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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판단은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한일 양국이 극단적인 이념에 휩싸여 제로섬 게임으로 승패를 겨뤄 최악의 결과를 자초하기보다는 중국의 新팽창주의인 대국굴기와 북한의 핵도발을 막기 위한 현명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일본의 항복조인식(사진  좌), 한일정상(사진 우) 사진제공=뉴시스
한일 양국이 극단적인 이념에 휩싸여 제로섬 게임으로 승패를 겨뤄 최악의 결과를 자초하기보다는 중국의 新팽창주의인 대국굴기와 북한의 핵도발을 막기 위한 현명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일본의 항복조인식(사진 좌), 한일정상(사진 우) 사진제공=뉴시스

1929년 미국에서 발생한 대공황은 전 세계 경제의 근간을 뒤흔들었다. 자본주의가 발달한 미국, 영국, 프랑스는 각각 뉴딜 정책과 식민지 블록 경제를 바탕으로 근근이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 급속한 산업화로 자본주의 발달이 미약했고, 식민지가 적었던 일본과 이탈리아는 제1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임에도 불구하고 대공황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했다. 경제 위기가 닥치면 극단적인 주장을 외치는 정치세력이 대중의 인기를 끌게 마련이다.
 
제1차 세계대전의 최대 패전국인 독일은 베르사유체제의 보복으로 살인적이고 천문학적인 인플레에 빠졌고, 히틀러의 나치즘이 국민의 폭발적인 인기를 모아 정권을 장악했다. 이탈리아는 무솔리니의 파시즘이 반도를 휩쓸었다.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은 대공황을 맞아 수출이 감소하자 실업자가 폭증하며 정부를 향한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다. 일본의 지배층인 우익과 군부의 선택은 중국 침략이었다. 일본군은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켜 괴뢰국인 만주국을 세웠다.
 
일본의 다음 목표는 중국 본토였다. 일본 군국주의는 6년여의 철저한 준비과정을 통해 서방의 관심이 독일의 히틀러에게 쏠려 있을 무렵인 1937년 루거우차오 사건을 빌미로 중·일 전쟁을 일으켰다.
 
파죽지세의 일본군은 개전 3개월 만에 상하이를 점령하고 희대의 학살극인 난징사변을 일으켰다. 난징에서만 수십만 명의 중국 민간인이 희생됐다. 450여 년 전 왜군의 침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조선의 비극이 중국 대륙에서 재현된 것이다.
 
미국은 히틀러의 유럽 침공이 최우선과제였다. 이미 외세에 의해 갈갈이 찢어진 중국보다는 자신의 맹방인 영국과 프랑스의 안전이 최대 관심사였다. 히틀러가 1939년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의 막이 올랐다.
 
일본은 이 틈을 노려 영국과 프랑스의 동남아시아 식민지를 노렸다. 일본은 독일과 이탈리아를 파트너로 삼았다. 미국은 일본의 침략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었고, 응징하기로 마음먹었다. 미국은 일본의 전략물자인 철강, 고철 그리고 석유까지 수출 금지시키며 경제 봉쇄에 나섰다.
 
러시아의 남하를 막고자 일본의 조선 침략을 묵인하고 막대한 차관을 제공했던 일본의 최고 맹방 미국이 일본 경제의 숨통을 틀어쥔 것이다. 위기에 빠진 일본 군국주의의 선택은 미국과의 일전이었다.
 
1941년 국제정세는 히틀러의 전성시대였다. 독일군은 영국과 소련을 제외한 전 유럽을 정복했다. 독일의 전폭기는 하늘을 지배했고, 롬멜의 전차부대는 대륙을 호령했다. 일본은 미국이 히틀러와의 일전을 주저하는 사이 선제공격을 감행했고, 그 결과가 진주만 기습이었다.
 
미국도 일본의 도전을 기꺼이 수용했다. 세계 제1의 공업국 미국의 심기를 건드린 일본의 어리석은 선택은 최악의 보복을 당했다. 미국과의 4년여의 전쟁 끝에 세계 최초, 현재까지 최후의 핵공격으로 일본은 패망했다.
 
일본의 군국주의는 대공황을 위기가 아닌 침략의 호기로 판단했지만, 중일 전쟁과 미국과의 태평양 전쟁은 최악의 패전을 자초했다. 극단적인 이념에 휩싸인 지도층이 호환마마보다 더 위험한 존재임을 각인시켜준 역사적 교훈이 일본의 군국주의다.
 
전쟁은 승패를 결정해야 하는 제로섬 게임이다. 미국과 일본은 80여년 전 제로섬 게임을 펼쳤지만, 냉전시대에는 동맹관계를 맺어 舊소련의 팽창주의를 분쇄했고, 지금은 중국의 대국굴기에 맞서고 있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이웃도 없다는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을 보여주는 미일 양국의 현실외교다.
 
최근 한반도는 포성 없는 경제 전쟁이 터졌다. 한일 정치권은 경제를 볼모로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 추구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일 양국이 극단적인 이념에 휩싸여 제로섬 게임으로 승패를 겨뤄 최악의 결과를 자초하기보다는 중국의 新팽창주의인 대국굴기와 북한의 핵도발을 막기 위한 현명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극단적인 판단은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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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타 2019-07-22 07:59:09
외교참사 빚은 사상 정치인들은 정말 심각